농약공병 모으기 펼치는 대한노인회 청주 상당서원구지회 미원면분회
농약공병 모으기 펼치는 대한노인회 청주 상당서원구지회 미원면분회
  • 김순근 기자
  • 승인 2019.01.11 13:53
  • 호수 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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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공병 모으면 돈도 벌고 강산도 아름다워져요”

[백세시대=김순근기자]

작년 28만개 모아 800만원 수익… 불우이웃돕기, 장학금, 회원복지에 써

“운동도 되고 좋은 일 한다는 자부심도 생겨… 전국으로 확대됐으면”

작년 한해 28만개의 농약공병을 모아 800만원의 수익을 올린 미원면분회 최재춘 분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회원들. 뒤로 판매를 앞둔 농약공병들이 차곡히 쌓여있다.
작년 한해 28만개의 농약공병을 모아 800만원의 수익을 올린 미원면분회 최재춘 분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회원들. 뒤로 판매를 앞둔 농약공병들이 차곡히 쌓여있다.

28만개!

대한노인회 청주 상당서원구지회(지회장 권영주) 미원면분회(분회장 최재춘)가 2018년 4~10월 논밭에 버려진 농약공병을 모은 숫자다. 4.5t 트럭 4대분을 훨씬 넘는 엄청난 양이다. 

분회 소속 55개 경로당 1300여명의 회원들이 100년만의 폭염에도 불구하고 환경보호 기치아래 뙤약볕속에서 이룬 결과여서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특히 농약공병을 판매한 수익금 일부를 불우이웃돕기, 장학금 기탁 등에 사용해 ‘존경받는 노인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최재춘 분회장은 “농약공병을 모으려고 몸을 움직여 건강에도 좋고 돈도 벌고 아름다운 산천을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주니 ‘일거삼득’”이라며 “회원간 친목도 다지고 지역주민들에게 칭송받아 스스로 자랑스러워지니 회원들의 열의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미원면분회가 농약공병 모으기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부터. 아름다운 강산을 깨끗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목적으로 시작했다. 55개 경로당 회장 책임하에 농약공병을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엔 반대도 없지 않았다. 취지는 좋으나 잔류 농약으로 건강을 해칠수 있고 모은 공병들을 운반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론 끝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인데 사소한 문제로 포기하면 안된다”는데 의견을 모았고, 회원들이 논두렁이나 길가에 농약공병을 모아두면 자전거나 경운기가 있는 회원들이 경로당으로 운반하는 협력체제로 해결했다. 

환경보호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의외의 좋은 결실이 돌아왔다. 들판을 누비며 공병을 찾는게 운동이 된데다 모은 공병을 판매해 수익금까지 생긴 것. 매년 300만~600만원의 수입을 올려 회원 관광연수, 건강시설 조성, 경조사 등 회원 복지와 지역행사 후원, 불우이우돕기 등에 사용했다. 미원면에 각 1곳씩 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는 총 60만원의 장학금을 매년 지급하고 있다. 

농약공병 모으기 사업은 2018년부터 전담 사무장을 두고 체계적인 사업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신문식 사무장이 경로당별 목표수량을 2000개로 정해 성과관리를 했고 이로인해 28만개, 수익금 800만원이라는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보상차원에서 상장과 상금제도를 개선하고 충북연합회 관계자와 권영주 지회장을 초청하는 등 격식을 갖춘 시상식도 개최했다. 

지난 11월 26일 열린 시상식에서 계원1리경로당 송민자 회장(여․76)이 대상을 받았다. 1000개 모으기도 쉽지 않은데 무려 1만4000개를 모아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송민자 회장은 이웃마을의 공병까지 모으는 열정과 부지런함으로 여성 회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외 1만개 이상을 모은 3명에게는 금상이 주어졌고, 8000개 이상 2명에게는 은상, 5000개 이상 7명에게는 동상이 주어졌다. 

권영주 지회장은 “5년전 지회장에 취임할 때부터 농촌의 버려진 철물과 농약공병 등을 수거하면 환경정화도 되고 판매 수익금으로 기금도 조성할 수 있으므로 자발적으로 실천해 줄 것을 당부했다”며 “미원면 분회가 이같은 취지에 부합해 농약공병모으기를 꾸준히 시행해 오고 있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권영주 지회장은 특히 자신이 3년전부터 소년소녀가장돕기와 장학금 기탁, 초록재단 기부 등 기부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회원들이 힘들게 모은 농약공병을 판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돕기와 장학금으로 기탁하는 것을 높게 평가한 뒤 “이것이 존경받는 어른다운 노인의 모습인 만큼 전국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순근 기자 skkim@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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