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몸에 좋다고 무조건 많이 마시면 안 돼요
물이 몸에 좋다고 무조건 많이 마시면 안 돼요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2.01 12:50
  • 호수 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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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체중에 30~33 곱해 하루 물 섭취량 계산… 여성 노인 1800㎖, 남성 2100㎖

기상 직후, 물 한 잔 권장… 심장‧콩팥‧간‧갑상선 환자는 수분섭취량 조절

우리 몸의 약 7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물은 인체에 가장 중요한 영양소 중 하나다. 물은 혈액의 양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이자 체온을 유지하고, 몸속 영양분과 노폐물을 운반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깨끗한 물은 사람의 건강을 증진시킨다”며 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이렇듯 물이 우리 몸에서 하는 역할, 마시는 방법이나 하루 권장량 등 물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모아 보았다. 아울러 건조한 겨울철, 건강하게 물 마시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물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몸에 좋다고 무조건 많이 마시기보다는 자신에 맞는 적정량을 섭취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물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몸에 좋다고 무조건 많이 마시기보다는 자신에 맞는 적정량을 섭취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물이 몸속에서 하는 일

위로 들어간 물은 장에서 흡수되어 각 세포조직으로 전달된다. 물을 공급받은 세포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한다.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돕고 분해된 영양소를 각 기관으로 전달해주기도 한다. 신장 등의 장기를 거쳐 호흡이나 피부 등으로 배출되며 대부분은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건강한 성인은 보통 몸속 70%가 물로 채워져 있다고 한다. 근육의 70~80%, 뇌와 심장의 75%, 콩팥의 74%, 간의 69%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체내 수분이 1~2%만 부족해도 몸은 ‘갈증’을 느끼도록 이상 신호를 보낸다. 몸속 수분 10%를 상실하면 심근경색‧심장마비의 위험이 급증하고, 20% 이상 잃게 되면 생명에 적신호가 켜진다. 

물은 몸속에 채워져 있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한다. 혈관을 통해 영양소를 각 세포로 운반하고, 체내 세포 손상을 입히는 유해산소, 미세먼지, 각종 노폐물 등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을 돕기도 한다. 

흔히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오해다. 물은 0㎉이면서도 끼니 사이사이에 마시면 포만감을 주어 오히려 식욕 억제의 효과가 있다. 또 물을 마시면 신진대사를 도와 섭취된 칼로리를 소모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체지방을 줄여준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물이라고 해도 무조건 많이 마시는 건 좋지 않다. 과일이나 채소에 있는 수분을 섭취할 때는 씹는 과정을 통해 침이 섞여 들어가 소화‧흡수가 쉽지만, 물은 음식과 달리 씹히지 않아 너무 많이 마실 때는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섭취할 물의 적정량은 사람마다 달라

사람마다 적정량의 물을 섭취해야 한다. 적정 섭취량은 체중, 활동량, 날씨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는 “체중이 무거울수록 물 필요량도 많아진다”며 “체중에 30~33을 곱한 숫자가 하루에 필요한 물 섭취량(㎖)”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이라면 1800~1980㎖가 하루의 적정 수분 섭취량인 것이다. 만약 날씨가 덥거나 활동량이 많아 땀을 많이 흘렸다면 평균 섭취량보다 조금 더 마시면 된다. 

한국영양학회에서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영양섭취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필요 수분 섭취량은 여성의 경우 1800㎖, 남성의 경우 2100㎖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수분 부족으로 인해 탈수 상태에 이르러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어르신들은 갈증을 느끼는 감각이 줄어들면서 필요한 양보다 물을 적게 섭취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목이 마를 때만 물을 마시는 게 아니라 규칙적으로 물 마시는 습관을 들여 적절한 양의 수분을 섭취해주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꺼번에 500㎖ 이상의 물을 마시지 않기를 권고한다. 한꺼번에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혈액 속 염분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현기증이나 구토 증상 등이 나타나고, 신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는 심한 경우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는 위험한 증상이다. 때문에 물을 마실 때는 한 번에 500㎖ 이내, 한 시간에 1000㎖ 이내로 마시는 게 좋다. 

◇질환별 물 잘 마시는 방법

기상 직후에 마시는 물 한 잔은 밤새 축적된 노폐물이 몸 밖으로 배출되게 한다. 체내 신진대사가 촉진되면서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신장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식사하기 30분 전에 마시는 물은 위의 예비 운동을 도와주고,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입맛을 더욱 좋게 하고 소화가 잘 되도록 해준다. 또 과식을 예방해 주기 때문에 식사 전 한 컵 정도 물을 마시는 게 좋다. 

그러나 소화가 안 된다고 밥을 물에 말아서 먹는 것은 오히려 소화를 방해할 수 있다. 식사 때 물을 많이 마시면 소화액이 희석돼 소화 기능을 저하하기 때문이다. 

운동하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면 위에서 물이 출렁거려 운동하는 데 방해가 된다. 한 잔 정도 마시고, 운동 중에는 운동 능력이 떨어지지 않게 매시간 120~240㏄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우리 몸은 최소한의 활동을 하기 때문에 물이 필요하다. 수면 중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뇌경색, 심근경색 등이 발생할 수 있으니 잠들기 30분 전 물 한 잔을 마시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아침에 마시는 찬물은 위와 장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해 변비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하지만 손발이 차고 소화기관이나 폐가 약한 경우는 찬물이 혈액순환에 방해가 되므로 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11~15℃ 사이의 미지근한 물이 체내 흡수가 가장 잘 된다고 조언한다. 

물이 부족해도 건강에 해로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물이 체내에 많이 쌓여도 부종이 생기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그만큼 몸에서 물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우리 몸에서는 심장, 콩팥, 간, 갑상선 등이 물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질환이 있을 때는 전문의와 상의해 물 마시는 양을 조절해야 한다. 

반면에 물을 많이 마셔야 도움이 되는 질환도 있다. 심부전증 합병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는 물을 자주 마셔 혈당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특히 어르신들은 당뇨일 경우 물 마시는 시간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또 폐렴이나 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는 숨 쉬는 횟수가 많아져서 호흡으로 날아가는 물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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