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오디오북‧큰글자 등 다양해지는 독서 환경… 귀로 듣고 큰글자로 봐요
전자책‧오디오북‧큰글자 등 다양해지는 독서 환경… 귀로 듣고 큰글자로 봐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3.15 14:08
  • 호수 6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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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유명인들이 읽어주는 오디오북 인기… 큰글자 작년 2만3000권 보급

매월 5500원만 내면 오디오북 포함 전자책 무제한 빌려볼 수 있어

최근 노인 등 저시력자를 위한 오디오북, 큰활자책, 글자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전자책 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오디오북 기능과 함께 월 9900원만 내면 3만권의 도서를 이용할 수 있는 ‘밀리의 서재’ 홍보 이미지.
최근 노인 등 저시력자를 위한 오디오북, 큰활자책, 글자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전자책 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오디오북 기능과 함께 월 9900원만 내면 3만권의 도서를 이용할 수 있는 ‘밀리의 서재’ 홍보 이미지.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김혁수(60) 씨는 최근 딸에게 ‘한국문학선집 100권’을 선물 받았다. 그는 책을 선물한다는 딸이 고마웠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됐다. 노안 때문에 책을 점점 읽기 힘들었고 그 많은 책을 어디다 둬야 할지 고민이 됐던 것. 하지만 막상 책을 받아본 김 씨는 깜짝 놀랐다. 종이책이 아닌 USB메모리에 담긴 ‘오디오북’이었던 것이다. 김 씨는 “기계음이 아닌 유명 배우들이 직접 읽어줘서 내용에 보다 잘 몰입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눈이 나빠 책을 읽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오디오북과 큰 활자 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힘들게 도서관을 가지 않아도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는 전자책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면서 독서 환경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먼저 ‘오디오클립’ 앱을 통해 오디오 콘텐츠에 공을 들이고 있는 네이버는 ‘셀럽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유명 가수나 배우가 책을 낭독해주는 서비스로 지난해 배우 정해인의 ‘오 헨리 단편선’, 김영하 작가가 직접 읽어주는 ‘살인자의 기억법’ 등이 2000부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전자책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교보문고도 지난해 5월부터 오디오북을 내놓기 시작해 현재 30여종을 자체 제작·출간했다. ‘신경 끄기의 기술’ ‘청춘의 독서’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 등 주로 자기계발, 경제경영서로, 특히 베스트셀러인 ‘언어의 온도’는 이기주 작가가 직접 책을 읽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밀리언셀러 ‘미움받을 용기’를 낸 출판사 인플루엔셜도 오디오북플랫폼 ‘윌라’를 선보였다. 윌라는 회원제 서비스로, 월 1만4300원을 내면, 오디오북과 윌라의 모든 강연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고령층을 위한 큰 활자 서적의 발간도 늘고 있다. 큰글자 책은 노안 때문에 책을 읽기 어려워하는 고령층을 위해 글자 크기를 일반도서의 1.5배로 제작한 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 주도로 노인 대상 독서 프로그램의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9년부터 큰글자 도서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매년 21~22종의 대활자본 도서를 제작하거나 구매해 전국 공공도서관에 보급한다. 지난해에는 시니어 선호도서 22종, 총 2만3000여 권을 전국 1058개 공공도서관에 배포했다. 

책은 도서관 빅데이터 시스템으로 집계한 50대 이상 이용자 인기대출 도서와 대형서점 2017년 판매통계자료를 참고하고 도서관과 출판계 전문가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지난해에는 ‘공터에서’(김훈·해냄), ‘82년생 김지영’(조남주·민음사),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최진석·위즈덤하우스) 등이 이 과정을 통해 큰글자책으로 발간됐다. 

한 달에 5500원~9900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전자책을 빌려볼 수 있는 ‘무제한 대여 서비스’ 시장도 교보문고가 이번 달 시장에 뛰어드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자책은 글자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고령층도 보다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자책 무제한 대여 서비스는 2016년 7월 ‘밀리의 서재’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 리디북스의 ‘리디셀렉트’, 11월에는 예스24가 ‘북클럽’을 출시해 본격 경쟁을 시작했다. 업체별로 적게는 3500권에서 많게는 3만여권까지 대여해 준다. ‘첫 달 무료’를 내세워 접근성을 높이고, 각종 적립금 지급으로 독자의 이탈을 막는다. 

가장 큰 무기는 저렴한 가격이다. 한 달 대여 금액이 5500~9900원에 불과해 종이책이나 전자책 한 권을 사는 것보다 저렴해 이용객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밀리의 서재는 회원 취향에 맞는 도서 추천이 장점이다. 실제로 읽은 분량과 독서 시간 등 개인의 ‘독서 행위’를 분석해 추천한다. 책을 30분~1시간 분량으로 요약해 핵심만 읽어주는 ‘리딩북’도 큰 인기다. 

‘리디셀렉트’는 10년간 전자책 시장에서 쌓아 온 리디의 경험과 영업력이 큰 무기다. 수년간의 업데이트를 통해 완성한 리디북스의 뷰어로 전자책의 가독성을 높였다. 리디북스의 뷰어는 개인이 소장한 전자책 파일을 읽을 수 있고 아이폰·아이패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대부분의 기기를 지원한다. 

교보문고도 이달 초 전자책 무제한 대여 서비스 ‘sam무제한’을 시작했다. 한 달에 9900원만 내면 3만1000여권 가운데 제한 없이 전자책을 빌려볼 수 있다. 교보문고는 대여 가능한 전자책이 가장 많은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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