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과거·재산 불문’ 10년째 이색모임
나이·과거·재산 불문’ 10년째 이색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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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28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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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새말사랑방’ 이끄는 성심치과의원 박은기 원장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신사동 어르신 및 장년층이 연령, 과거 경력, 재력 등을 초월해 정겨운 친교와 토론의 장을 만들어 10년째 모임을 지속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모임의 명칭은 ‘새말사랑방.’ 올해 구순으로 최고령자인 장병림 서울대 심리학과 원로교수를 비롯해 김양배 전 복지부 장관, 김용문 전 복지부 차관, 홍배식 전 과천외고 교장, 송세웅 전 현대고 교장, 신규동 전  청학고 교장, 윤길수 전 공주교대 교수, 구능회 KBS 국장, 민속음악가 김대포씨, 김현우 화백, 김용재 이사 등이 새말사랑방 단골손님이다.


연령과 경력 등이 다양한 새말사랑방 손님들에게 공통점을 찾는다면 성심치과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것 단 한가지다.


새말사랑방의 구심점이기도 한 성심치과의원의 박은기 원장은 “팔순까지 스무 개의 자기 치아를 갖고 있도록 해야 한다(2080)”며 건치보존을 강조하면서 환자들을 만날 때 환자를 대하기보다는 인격과 인격의 만남으로써 다양한 소재의 대화를 즐기는 성격이다.


처음 의사와 환자로 시작됐지만 박 원장의 인간적인 면에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계속 박 원장과 교류를 하게 됐고, 한 명, 두 명 모여 세상살이에 대해 의견도 나누고 토론도 하는 모임이 이제는 1년에 예닐곱 번 씩 만나서 저녁식사를 같이 하며 담소를 나누는 ‘새말사랑방’이 됐다.


새말사랑방은 회원 모두가 겸손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어르신을 모신다는 성격이 강하지만 정작 연배가 많은 회원들은 ‘연령파괴’를 외치며 자세를 낮추기에 바쁘다.


이 모임 회장을 10년째 맡고 있는 홍배식 전 과천외고 교장은 “대개의 모임이 만나면 재력, 과거 경력 등을 들먹거리며 잘난 체 하기에 바쁘지만 새말사랑방은 그렇지 않다”며 “은퇴 이후 새로운 친구를 사귀려 욕심 부리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이 모임에 참석하면 오히려 겸손해지고, 많은 것을 배우게 돼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새말사랑방에는 만날 때 마다 멋진 이벤트가 있다. 최근 6월 20일 모임에서는 김대포씨가 전통악기인 소금으로 ‘한오백년’을 연주하자 구능회 KBS국장이 즉석에서 한시를 지어 화답했다. 


특히 신규동 전 청학고교장은 “무너져가는 우리의 예절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지상파방송을 통해 ‘5분 예절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며 “개인이 이를 추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대한노인회의 사업으로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능회 국장은 “비교적 늦게 참여했지만 분위기가 좋고, 좋은 말씀을 얻게 된다”며 “모임 자체가 부담이 없어 어지간한 일은 제쳐 두고 새말사랑방에 나온다. 모두 박원장 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원장은 “제가 모임을 위해 딱 부러지게 하는 일이 무엇이 있느냐”며 “오로지 ‘연락하는 봉사’를 하는 것 뿐이며, 모임에 한 번씩 나와서 좋은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 흑자인 셈”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및 신사동 어르신들과 장년층들이 연령, 과거 경력, 재력 등을 초월한 친교와 토론의 모임인 ‘새말사랑방’을 10년째 지속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용환 기자 efg@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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