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마약우범지대 된 대한민국 연예계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마약우범지대 된 대한민국 연예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4.26 13:48
  • 호수 6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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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4월 10일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2004년 동방신기의 멤버로 데뷔한 그는 현재 방탄소년단(BTS)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린 톱가수였다. 

그러다 불미스런 사건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그는 2017년 모기업 창업주의 외손녀 A씨와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다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파경을 맞으면서 또 다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이런 그가 입방아에 오른 건 그의 피앙세였던 A씨가 마약투약 혐의로 체포되면서 부터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한 연예인의 권유로 마약에 손을 댔다고 답했는데 대중들은 박유천을 의심했다. A씨가 마약을 한 시기가 박유천과 교제한 시기와 겹쳤기 때문이다. 이런 의심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그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사실이 아닐 경우 은퇴를 한다는 배수의 진까지 쳤다.

결국 그는 은퇴를 하게 됐다. 다리털에서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고 경찰이 4월 23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법의 심판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마약청정국이라 불렸다. 하지만 이제 청정국의 지위를 내려놓을 처지다. 박유천이 마약을 구입한 방법만 보면 누구라도 마음을 먹으면 쉽게 필로폰이나 대마초를 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유명 연예인들이 거의 매달 한 명씩 마약으로 잡혀 들어가는 것이다. 일반인들도 마약을 하다 많이 적발되지만 파급력은 약하다. 하지만 연예인의 마약 투약은 다르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하려는 팬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무엇보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당당히 복귀해 활동하는 모습은 ‘마약 해도 먹고사는데 아무 문제 없구나’라는 안일한 생각을 심어 줄 수 있다.

니코틴보다 중독성이 낮다는 이유로 대마초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로 인해 대마초 흡연으로 잡힌 연예인들에게 면죄부를 좀더 쉽게 주는 경향이 강하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법이 바뀌기 전까지 대마초 흡연은 명백한 위법이다. 대마초의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법을 어기면 범법자다. 이런 윤리의식이 희박한 범죄자들을 쉽게 용서할 이유는 없다. 모든 연예인들이 대마초는 괜찮다는 개똥같은 정신을 버리고 ‘법’을 준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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