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성 활기찬 노년생활 3] 100세까지 활기차게
[건강한 성 활기찬 노년생활 3] 100세까지 활기차게
  • super
  • 승인 2006.08.16 1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넷으로 정보검색, 일기쓰며 자신감!!

분홍색 스커트 빨간립스틱 바르고 스포츠댄스의 즐거움 아픈 몸도 가뿐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기 생활을 위해 「노년시대」는 기획특집으로 ‘100세까지 활기차게 - 행복장수비결’ ‘보람과 긍지 속에 산다 - 자원 봉사하는 아름다운 실버’ ‘대장암, 십이지장암, 간암 등 세 번 물리친 대통령 주치의 고창순 박사로부터 듣는다 - 기력, 담력, 체력으로 암을 이기자’ ‘노인들의 희망사항 - 우리가 바라는 것들’을 연속해서 싣는다. <편집자주>

몸은 전원주지만 마음은 이효리!


서울의 한 구립 노인복지관. 김꽃분(68) 할머니와 박철수(69) 할아버지가 ‘I belive in love’의 경쾌한 음악에 맞춰 스포츠댄스를 추고 있다. 할머니는 가슴이 보일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패인 연두색 상의와 분홍색의 짧은 스커트를 입고 댄스 슈즈도 착용을 했다.

 

눈과 입술에는 아이섀도와 빨간색 립스틱도 발라져 있다. 4분의 4박자 퀵스텝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는가 싶더니 파트너인 박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원 턴을 멋지게 한다. 하이라이트로 고도의 허리꺾기 동작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하자 관객으로 모인 할머니, 할아버지들 사이에서 “어쩜! 이효리나 보아 못지않다”는 탄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전신에 땀투성이인 김꽃분 할머니는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김할머니의 화려한 변신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낭랑 18세 어린 나이에 시집와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에 음악 한번 제대로 듣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이었다. 남편과 사별을 한 후에는 자식들 집을 순례하며 그냥저냥 살았다.

 

그러다가 복지관 앞을 지나다 흘러나오는 스포츠음악에 끌려 우연치 않게 들어갔다가 스포츠댄스의 세계에 입문을 하게 됐다. 춤을 배우며 몸 움직임이 활발해지다보니 아프고 쑤시던 관절도 좋아지고 몸도 가뿐해졌다.


봉사하고 배우는 삶의 즐거움


“아, 그게 아니지요. 이렇게 양손으로 잡고 돌려야지 강아지 다리가 됩니다.”


경기도 소재의 한 양로원에서 여든을 넘긴 고령자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풍선 만들기를 하고 있는 권희순(67) 할머니. 실버풍선 봉사대원으로 활동 중인 권할머니는 “몸이 불편하지만 따라 하려고 하는 어르신들과 함께 토끼, 강아지, 달팽이 등의 풍선을 만들다 보면 보람이 느껴진다”고 한다. 어린이집이나 보육원도 방문을 하는데 대 여섯 살 난 어린이들과 함께 놀다 오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마음 전체가 밝아진다”고 전한다.

 

권할머니는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해 그 후유증으로 몸이 약간 불편한 상태. 아직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지만, 봉사활동 만큼은 빠지지 않고 참가한다. 그 이유는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늙었어도 사회에서 쓸모가 있다는 생각에 뿌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 권할머니는 “풍선아트 3급 자격증까지 땄다”고 자랑까지 한다.


강서구에 있는 한 실버타운에 입주해 있는 윤태종(66)할아버지는 최근 실버타운 내에 있는 사회복지사의 지도로 컴맹에서 벗어났다. 한창 사회활동을 할 때는 비서가 있어서 말만하면 한글문서나 이메일 작업을 모두 해주었다.

 

컴퓨터를 다룰 줄 몰랐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그러나 은퇴를 하며 곁에 도와주는 사람이 없게 되자 완벽한 컴맹이 된 것. 전원을 어떻게 넣는지, 자판의 글자를 어떻게 입력하는지 전혀 몰라 쩔쩔맸는데 초급부터 하나하나 배워 이제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메일을 보내고 일기까지 쓰게 되었다. 윤할아버지는 컴퓨터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인줄만 알았는데 다룰 줄 알게 되니 세상 사는데 한결 자신감이 붙었다고 한다.


관악구에 사는 이경수(70)할아버지는 아침이면 신바람이 난다. 할머니가 건네주는 보온도시락을 챙겨들고 출근을 할 때면 세상을 다시 사는 기쁨마저 든다.

 

사업을 했던 이할아버지는 2년 전 아들에게 업체를 완전히 물려주고 무료한 나날을 견디기 어려워하다가 최근 고령자 취업 알선센터를 통해 건물 관리인으로 취업을 했다. 보수는 얼마 안 되지만, 할 일이 있다는 것이 그토록 소중한 줄 몰랐다는 이할아버지는 건강이 허락되는 한 9시에 출근해서 7시에 돌아오는 지금의 생활을 계속하고 싶은 것이 소망이다.


2003년 노인복지에 관심있는 사회복지사 등의 전문가가 노인 1천명을 대상으로 ‘언제 외롭고 쓸쓸한가 ’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노인의 50%가 몸이 아플 때라고 답했다.

 

17.6%가 할 일이 없을 때, 10.6%가 혼자 밥을 먹을 때라고 답했다. ‘현재 외로움을 느끼느냐 ’는 질문에는 29.6%가 ‘대체로 그렇다’, 15.1%가 ‘가끔 느낀다’, 9.8%가 ‘항상 느낀다’고 답했다.


가난, 질병, 고독, 역할의 상실은 노년기에 겪는 대표적인 어려움. 이러한 어려움은 노년기의 삶을 우울하고 자칫 가치 없도록 느끼게 할 수 있다. 노년기를 밝고 활기차게 보내기 위한 관건은 이들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일본의 교토의대 야마다 히로시 교수는 사람에게는 호적연령과 기능연령의 두 가지 연령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호적연령이 45세일 때는 기능연령이 39~51세로 12년의 간격이 나타나게 되고, 55세일 때는 기능연령이 48~62세, 65세일 때는 57~73세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처럼 기능연령이 늘어나 호적연령이 75세일 때는 66~84세까지로 그 간격이 18년이나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는 같은 나이의 75세 노인이라 해도 66세의 기능연령을 갖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84세의 노쇠한 연령을 갖고 주변의 보살핌을 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호적상 높은 연령이라 해도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생물학적인 나이보다 훨씬 젊은 육체를 가지고 살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 이사장이며 전 국회의원인 김성순씨(65)는 퇴임 후에 더욱 빛나는 전직 대통령으로 늙어가면서 더욱 위대해진 지미카터 대통령을 보면 “늙음으로써 더욱 원숙해지는 인간의 섭리를 깨닫게 된다”고 한다.


“카터는 작게는 교회의 잔디를 깎는 봉사에서부터 집 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주는 세계적 조직에서 ‘목수 봉사’ 사업을 벌이는가 하면 국제문제에 뛰어들어 분쟁을 조정하는 등 평화의 일꾼으로서 훌륭한 일을 해 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직접 북한을 방문하여 화해의 필요성을 역설하여 닫혀 있던 북한의 문을 조금씩 여는데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카터는 62세에 스키를 시작했고, 64세에 킬리만자로에 올랐으며 70세에 후지산 정산까지 올랐다. 김성순씨는 노쇠는 어쩔 수 없지만, 이것이 곧 모든 부분의 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일본에서는 오팔(OPAL)족이란 말이 일상화되고 있다. 오팔족은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머리말을 딴 것으로 이미 초(超)고령사회에 이르고 있는 일본에서 노인들이 소비의 주요한 핵심 세력으로서 활발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다’의 저자이며, 같은 이름의 인테넷 홈페이지(www.2young-2retire.com)를 운영하고 있는 하워드·마리카 스톤 부부는 ‘활기찬 노년을 위한 10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글 / 장옥경 프리랜서

********************************************

노년기의 웰빙 생활

“냄새 없는 청결한 노인이 사랑 받는다”
담배·음식물 먹은 후 양치하는 것 생활화해야

“홀로 된 시아버지를 모셔야하는 일은 며느리 된 도리이겠지요. 하지만 책임과 의무로 버티기엔 나날이 너무 힘들어요. 요즘 육십 대는 노인 측에도 안 든다지만, 저도 환갑을 훌쩍 넘겼는데…”


김미순 할머니(63)는 시아버지 생각만 하면 골치가 아프다. 올해 여든 한 살의 시아버지는 작년 봄 시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아들, 며느리 집으로 모셔졌다. 남편(67)은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해 하루걸러 출퇴근을 하고 김미순 할머니는 아르바이트로 외손주들을 돌보며 지내고 있다. 같은 아파트 단지의 옆 동에 사는 딸네 집으로 가서 외손주 남매를 데려다가 유치원에 보내고 오후에는 간식 챙겨주고 피아노 학원 보내고 학습지 선생님이 오면 공부하는 것도 지켜봐야 한다.


그러는 사이사이 시아버지에게도 식사를 챙겨드리고 수발을 들어야 하는데 문제는 시아버지로부터 나는 역한 냄새다. 씻기를 싫어하는 시아버지는 옷을 갈아입는 것도 싫어해 “제발 옷 좀 갈아 입으세요” 성화를 해야 마지못해 옷을 갈아입는다. 그러고도 입던 옷을 빨래 통에 넣지 않는다. 잠시 시아버지가 방을 비운 사이 들어가 보면 구석구석에 속옷을 쟁여 놓고 있다. 노인 특유의 냄새에 더해 묵혀둔 속옷에서 나는 역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빨래 감을 꺼내들고 시아버지의 방을 나설 때면 “노인네가 정말 싫고 밉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는 김 할머니다.


젊어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던 사람들도 노인이 되면 젊어서와는 다르게 신체적인 불편 요인이 생긴다. 척추 뼈에 무리가 오고 움직임이 둔해지며 눈과 귀도 어두워지고 잘 들리지 않게 된다. 말도 느려지게 된다. 일선에서 은퇴하면서 외출할 곳도 마땅치 않아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데 집에서도 노인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그런데 집에서 손주나 아들, 며느리가 노인을 기피하게 되는 보다 큰 요인은 노인들에게서 나는 특유의 냄새에 기인한다. 노인들의 방과 이부자리에는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냄새가 감돈다. 그런데 이 좋지 않은 냄새는 자연발생적인 냄새가 아니라 이유가 있는 냄새다. 


노인들에게서 나는 나쁜 냄새는 대개 입 냄새, 땀 냄새, 소변이나 대변의 뒤처리가 불량한데서 오는 냄새 탓이 크다. 입 냄새는 대개 담배를 많이 피운다거나, 소화기나 호흡기의 문제, 또 치과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소화기에 문제가 있는 경우 잘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식도를 타고 거슬러 올라와 냄새를 풍길 수 있다.


따라서 담배를 피운 후나 음식물을 먹은 후에는 손을 깨끗이 닦고 양치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 잇몸이나 풍치 등의 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지속적인 입 냄새가 나기 때문에 꼼꼼히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땀 냄새는 평상시의 위생 상태와 연관이 깊다. 매일 샤워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이틀에 한번은 샤워를 해서 몸을 씻어야 한다.


옷과 이불은 자주 빨고 햇볕에 말려야 한다. 대소변으로 인한 냄새 역시 조금만 신경써서 관리를 하면 상당부분 개선이 된다. 노인들의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변을 지리는 수가 있다. 속옷을 잘 갈아입고 소변이나 대변을 지리지 않도록 패드를 착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다. 소변을 지리는 일이 잦다면 남자 노인의 경우는 전립선 질환이 있는 건 아닌지 병원에서 체크를 해 봐야 한다.

 

글 /장옥경 프리랜서
********************************


연애하면 아프던 몸도 거뜬


이메일 주고 받으며 서로의 아픔 달래
로맨틱한 감정 서로의 꿈을 열어 둔다



“오늘은 또 어떤 할아범이 은근히 다가와 손에 초콜릿을 쥐어 주고 가려나…”


서울 구로구에 사는 정모할머니(66)는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하루가 즐겁다. 항상 몸이 찌뿌둥하고 여기저기가 아프고 쑤셔 골골했는데 노인복지관에 나가며 그런 증상이 없어졌다. 많은 할아버지들이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보이지만 특별히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치는 A씨, B씨를 생각하면 복지관에서의 하루가 어떻게 펼쳐질지 스릴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젊어서 한 미모 했던 정할머니는 남편 사별 후 2년간을 혼자 살았다. 혼자 먹기 위해 몸을 움직이기가 귀찮아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니 삶이 무기력해지고 그러면서 몸이 아팠다. 하루는 머리가, 하루는 팔과 다리가, 그렇지 않은 날은 잠이 안 와 고생을 했다. 혼자 사는 어머니가 매일 전화로 “이곳저곳이 아프다”고 호소를 하자 보다 못한 둘째 딸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로 어머니를 모셔 왔다.


환경이 바뀌면서 정할머니는 노인복지관에 나가기 시작했다. 60대 중반을 넘겼지만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곱상한 외모와 가녀린 몸매를 가진 정할머니의 등장은 노인복지관 할아버지들 사이에 연정을 불러 일으켰다. ‘뉴 페이스’를 누가 차지하느냐 경쟁 심리까지 발동해 정할머니는 20대 한창 시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저녁에 집에 돌아올 때면 손가방에 사탕과 초콜릿, 껌, 과자가 한 주먹이다.


정할머니는 지난 연말 B씨 할아버지로부터 장미꽃 66송이가 담긴 꽃바구니를 배달 받았다. 딸은 물론 사위와 손녀도 “멋있다”고 부러워했다. “남사스럽게… ”하고 손 사레를 쳤지만, 내심 마음이 B 할아버지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내색은 안 하려 한다. 이런 기분을 좀 더 오래 지속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책 읽고 밤늦도록 이메일 편지 주고받으며 싱글벙글


마포구에 사는 장모할아버지(70)는 6살 연하의 한모할머니를 만나며 뒤 늦은 독서광이 됐다. 며느리가 주는 용돈을 아껴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책을 사거나 중학생 손자가 논술준비를 하느라 산 책들을 뒤져 읽는다.


그리고는 밤늦도록 컴퓨터에 앉아 이메일로 편지를 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김춘수 시인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같은 시는 장할아버지가 즐겨 인용하는 시구다.


한할머니가 며느리나 딸들로부터 서운한 대접을 받고 할아버지에게 푸념을 한 날이면 푸슈킨의 시가 위로의 글로 띄워진다. 한할머니 역시 장할아버지의 이메일을 받은 후 감사함을 담은 글을 메일로 날린다. 두 사람은 그러면서 서로의 아픔을 달래고 위안을 얻는다.


장할아버지와 한할머니와는 6개월 전 구청이 주관하는 실버세대를 위한 컴퓨터 교실에서 만났다. 그때 한할머니는 장할아버지 옆자리에 짝꿍으로 앉았다. 강사는 가능한 한 쉽게 설명을 하려했지만, 모르는 게 많아 헤매기 일쑤. 그때 서로 도와가며 컴퓨터를 익히는 과정에서 장할아버지와 한할머니는 핑크빛 연정이 싹텄다. 둘 다 상처를 했다는 것도 동병상련의 정으로 작용했다.


이메일을 보내는 법을 배운 날부터 당장 실험에 들어간 두 사람은 매일 하루에 서너 차례씩 서신을 보내며 사랑을 쌓아가고 있다.


“젊은 사람들 컴퓨터에 오래 있으면 컴퓨터 증후군이다 뭐다 해서 어깨나 손목이 아프다는데 우린 그런 거 몰라요.”


한할머니 앞에서 유식을 뽐내기 위해 독서에 심취한 장할아버지는 멋진 글을 할머니에게 보내고 나면 스스로도 자신이 멋져진 것 같아 하루 종일 기분이 밝다고 한다.


“한창 때는 먹고 사는 일이 급해서 사랑이 뭔지도 몰랐어요. 눈 뜨면 회사 가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술에 취해 돌아와 잠자고 또 일어나고… 다람쥐 쳇바퀴처럼 살다가 배우자를 떠나보냈지. 후회가 막심해.”


서울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만난 양모할아버지(68)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된다면 젊어서 못다 한 사랑까지 몇 배로 얻어 주고 싶다고 한다.

로맨틱한 감정은 저하되는 신체 기능 되살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거나 관심을 유도하고 싶은 할머니들은 스스로를 가꾼다. 화장을 해도 좀 더 화사하게 하고, 옷을 입어도 예뻐 보이는 옷을 고른다. 할아버지들도 마찬가지. 노인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더 씻고, 아끼느라고 못 입었던 양복도 기꺼이 꺼내 입는다.

노인들이 서로 사랑한다거나 사귄다는 뜻은 젊은이들처럼 섹스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복잡한 관념이 작용하고 몸이 당장 육체적으로 작동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런 의식을 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뇌하수체의 자극에 따라 성호르몬이 분비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저하되는 신체기능이 그렇게 되살아날 수 있다.


동물도 짝짓기 철이 되면 짝짓기 기회를 얻기 위해 아름다워진다. 암수가 구별되지 않는 새나 물고기가 짝짓기 철에 수컷의 모양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사람도 그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과학적 규명은 확실하지 않으나 남자가 남자답고 여자가 여자답게 하는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왕성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남성의 아침발기가 일어나기도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연애감정은, 바로 섹스로 연결되지 않지만 가능성이나 꿈을 열어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랑이 인류문명사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주제인 것도 그 때문이다.

글/ 박병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