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인전’, 연쇄살인마 잡으려 손잡은 ‘미친’ 형사와 조폭 두목
영화 ‘악인전’, 연쇄살인마 잡으려 손잡은 ‘미친’ 형사와 조폭 두목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5.24 13:49
  • 호수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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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악을 없애기 위해 악과 손잡는 설정… 마동석 전매특허 액션 그대로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 미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하기로

5월 15일 개봉한 이 작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미친개’ 형사와 조폭 두목이 손을 잡고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를 잡는 과정을 그린다. 사진은 극중 조폭 두목으로 등장하는 마동석.
5월 15일 개봉한 이 작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미친개’ 형사와 조폭 두목이 손을 잡고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를 잡는 과정을 그린다. 사진은 극중 조폭 두목으로 등장하는 마동석.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날 한 남자가 자신의 차를 운전해 집으로 가고 있었다. 이때 누군가 그의 차를 들이박는다. 단순 사고인 줄알고 무방비 상태로 차에서 내린 남자에게 가해 차량에서 내린 사내가 갑자기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다. 사내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었던 것이다. 몇 차례 찔린 후 정신을 차린 남자는 반격을 했고 겨우 목숨을 건진다. 피해자 역시 이름 꽤나 날리는 조직폭력배의 보스. 여기에 ‘미친개’라 불리는 형사까지 합세하면서 색다른 범죄액션극이 탄생한다. 영화 ‘악인전’ 이야기다. 

희대의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잡기 위해 조폭 두목과 형사가 손을 잡는다는 색다른 설정의 영화 ‘악인전’이 개봉했다. 이번 작품은 5월 14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비경쟁 심야상영부문)에 공식 초청돼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스릴러‧공포‧SF 등의 장르물 가운데 독특한 작품성과 흡입력을 지닌 감독들의 작품을 초청해 심야상영하는 비경쟁 부문이다. 흥행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이 선정되는 경우가 많아 영화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부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이 부문에 초청됐던 ‘부산행’(2016), ‘악녀’(2017),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2017), ‘공작’(2018) 등은 흥행과 비평에서 성공을 거뒀다. 

가까스로 목숨을 구해 병원에 입원한 남자, 장동수(마동석 분)에게 강력반 형사 정태석(김무열 분)이 찾아온다. 정태석은 충청도 일대에 일어난 살인사건들에서 비슷한 정황을 포착하고 연쇄살인사건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보고를 받은 상부에서는 들은 체 만 체 한다. 그러던 중 태석은 중부권을 쥐고 흔드는 제우스파 조직 보스 동수가 연쇄살인범으로 의심되는 남자에게 피습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된 것.

태석은 동수에게 그를 공격한 사내가 연쇄살인마 ‘K’(김성규 분)라고 밝힌다. 체면을 목숨처럼 여기는 조직폭력배 정태수는 피습 이후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불법오락사업에도 큰 차질을 입는다.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K에게 복수를 결심한 동수는 태석에게 연락해 공조를 제안한다.

결국 두 사람은 단서를 남기지 않는 연쇄살인범을 쫓기 위해선 각각 경찰의 과학수사, 조직폭력배의 행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먼저 잡는 사람이 마음대로 한다”는 약속을 하고 손을 잡는다. 하지만 호락호락하게 당할 연쇄살인범이 아니었다. 자신을 조여 오는 수사망을 느낀 K는 중부를 넘어 전국으로 무대를 넓히면서 세 사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역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작품은 악(惡)과 손잡고 더 지독한 악을 처단한다는 설정 아래 조폭 두목, 형사, 연쇄살인마라는 뻔한 캐릭터를 색다르게 만들어냈다. 범인을 잡겠다는 일념 하나로 조폭과 손을 잡는 형사, 연쇄살인마를 응징해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조폭 두목, 도덕적 판단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연쇄살인마.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세 캐릭터는 영화의 긴장감을 계속해서 만들어간다. 구구절절 설명은 건너뛰고 대사와 행동으로 캐릭터의 특징을 보여주며 관객들이 빠르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중간 중간 유머러스한 대사를 던지면서 강약을 적절하게 조절한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세 배우의 호흡과 연기력은 전개가 예상 가능한 작품을 끝까지 긴장하고 지켜보게 만든다. 이름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된 마동석은 ‘장동수’ 역을 맡아 전매특허인 호쾌한 액션을 선보인다. 특히 그간 유쾌했던 성격과는 달리,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진 캐릭터를 맡아 단순히 몸으로 액션 연기만 하는 배우가 아님을 입증한다. 

‘정태석’을 연기한 김무열도 거침없는 액션과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뿜어내며 극에 힘을 실어줬다. 선한 얼굴과 악한 얼굴을 동시에 가진 김무열은 자신만의 매력과 강점을 살려 이전엔 볼 수 없었던 형사를 만들어냈다. 

영화 ‘범죄도시’로 이름을 알린 김성규는 연쇄살인마 ‘K’로 또다시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이번 연기를 위해 56kg로 체중을 조절하며 날카로운 살인마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종일관 섬뜩하고 살기 넘치는 표정 연기로 보는 이들에게 극한의 공포감을 전달한다.

이런 신선함 덕분인지 최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가 확정됐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마동석이 이끄는 창작집단 팀고릴라가 실베스터 스탤론의 발보아 픽쳐스와 리메이크 제작에 최종 합의한 것이다. 특히 마동석은 미국 리메이크작에서도 연쇄살인마의 습격을 받은 조직 보스 역을 다시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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