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 ‘로켓맨’, 천재 록가수 엘튼 존의 파란만장한 삶 뮤지컬에 담아
뮤지컬 영화 ‘로켓맨’, 천재 록가수 엘튼 존의 파란만장한 삶 뮤지컬에 담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6.07 13:57
  • 호수 6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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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불우한 어린 시절부터 마약‧알코올 중독 끊고 재기할 때까지 다뤄

‘유어 송’, ‘크로커다일 록’ 등 20여곡… 화려한 의상‧안경‧신발도 볼거리

영국 출신 세계적인 팝가수 엘튼 존의 생애를 다룬 이번 작품에서는 성공 이면에 감춰졌던 어두운 과거를 딛고 일어서는 그의 모습을 20곡의 대표곡에 버무려 감동적으로 그린다. 사진은 극중 콘서트장에서 열창하는 엘튼 존의 모습.
영국 출신 세계적인 팝가수 엘튼 존의 생애를 다룬 이번 작품에서는 성공 이면에 감춰졌던 어두운 과거를 딛고 일어서는 그의 모습을 20곡의 대표곡에 버무려 감동적으로 그린다. 사진은 극중 콘서트장에서 열창하는 엘튼 존의 모습.

“저는 알코올, 코카인, 섹스 중독입니다. 폭식증을 앓고 있고 분노조절장애도 있습니다.”

악마인지 화려한 모습의 천사인지 알 수 없는 기괴한 복장을 한 남자가 집단상담 치료실에 들어와 자신의 문제점을 쏟아낸다. 하트모양 안경을 쓴 것과 달리 사랑받지 못하고 평생 외로움에 시달린 이 남자는 ‘레지널드 드와이트’란 본명으로 살았던 불우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후 한번 들은 노래를 바로 연주할 수 있는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소년에서 팝스타가 될 때까지의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된다. 이 남자 ‘엘튼 존’이 부른 수많은 히트곡과 함께 말이다.

3억5000만장의 앨범을 판매한 세계적인 로큰롤 가수 엘튼 존의 생애를 다룬 뮤지컬 영화 ‘로켓맨’이 6월 5일 개봉했다. 이번 작품은 기존 전기영화와 달리 엘튼 존의 히트곡을 그의 삶과 절묘하게 엮어 몰입감을 높였다. 아바의 히트곡과 가사들로 한 편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영화 ‘맘마미아’처럼 그의 삶을 색다르게 조명했다. 

이번 작품을 보기에 앞서 그의 삶을 알아두면 보다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1947년 영국의 미들섹스주 피너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다. 음악 영재들만 간다는 왕립음악원에 입학해 뛰어난 성적을 보여 줄곧 장학생으로 선정됐다. 그러다 당시 유행하던 로큰롤에 빠진 그는 17세가 되던 해 학교를 자퇴하고 대중음악인의 길을 걷는다. 

초기 ‘블루소로지’란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던 엘튼 존은 신인 작곡가 모집에 응모했을 당시에 만난 랭커셔 출신의 시인이자 평생의 음악 파트너 버니 토빈과 함께 곡을 만들어 발표하면서 음악적으로 만개한다.

버니와 함께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그는 1970년에는 영국에 이어 미국에도 진출해 23살 어린 나이에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슈퍼스타로 성장한다. 하지만 이른 성공은 그에게 독이 됐다. 매일 파티를 열며 향락을 즐기던 그는 온갖 중독에 빠졌고 성정체성 혼란까지 겪으며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다 1990년 7월 시카고의 갱생시설에 6주 동안 입원하면서 마약, 알코올 등을 완전히 끊었고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작품은 이러한 엘튼 존의 삶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단편적으로만 조명한다. 그 대신 인간 엘튼 존이 겪었을 불안한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꼈던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인해 그는 항상 외로움을 호소하고 원망한다.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동성애 성향을 고백한 날 그는 어머니로부터 “혼자만 평생 알고 지내지 왜 고백했냐”는 핀잔과 함께 위로가 아닌 “영원히 외로운 길을 선택했다는 것을 기억하렴, 너는 영원히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비난을 듣는다. 

이후 그의 삶은 급격하게 망가진다. 알코올과 각종 약물로 생명은 늘 위태롭고 평생의 사랑이라 믿었던 애인에게서도 배신을 당한다. 그러다 문득 그는 자신이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극적으로 일어선다.  자신의 불우한 과거와 화해하는 상담치료실에서의 마지막 장면은 특히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의 감상 포인트는 수많은 그의 히트곡들이다. ‘유어 송’(Your Song)부터 ‘로켓 맨’(Rocket Man), ‘타이니 댄서’(Tiny Dancer), ‘베니 앤 더 젯츠’(Bennie And The Jets), ‘크로커다일 록’(Crocodile Rock) 등 20여곡이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생각, 상황을 표현하는 음악으로 등장한다. 

노래를 모르더라도 천재적인 피아노 실력과 소울 가득한 음색 그리고 폭발적인 무대 장악력으로 표현된 음악을 듣다보면 극장 밖을 나서도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엘튼 존은 노래도 뛰어나지만 무대를 압도하는 의상으로도 유명하다. 작품에서는 환상적인 무대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던 그의 의상을 완벽히 재현했다. 개성 넘치는 의상과 무려 50개에 이르는 안경 그리고 신발 등은 시종일관 눈마저 즐겁게 한다. 

‘킹스맨’ 시리즈를 통해 유명한 태런 에저튼의 호연도 인상적이다. 엘튼 존의 외모와 탄탄한 가창력, 역동적인 무대 매너를 그대로 흡수한 그는 평생을 외로움에 시달린 남자의 내면 연기까지 더해 작품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엘튼 존은 끝내 모든 중독에서 벗어났지만 한 가지 끊지 못한 것이 있다. 이는 영화 마지막에 확인할 수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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