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수 대한노인회 충북 영동군지회장 “노인복지관 수탁·운영… 지역에서 지회 보는 눈 달라져”
민병수 대한노인회 충북 영동군지회장 “노인복지관 수탁·운영… 지역에서 지회 보는 눈 달라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6.14 13:37
  • 호수 6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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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분회장·경로당 회장 활동비 숙원 해결…분회 사무장 몫도 추진 

양곡지원, 에어컨 보급 국내 첫 실시…군수의 의지 있으면 가능

대한노인회 충북 영동군지회는 노인복지의 선두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전국의 지회가 분회장, 경로당 회장의 활동비 지급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숙고 중이지만 영동군지회는 이 문제를 해결해 지회 운영에 큰 탄력을 받고 있다.  

‘노인복지 사상 최초’라는 수식어도 눈에 띈다. 경로당 양곡지원과 경로당 에어컨 설치가 영동군지회에서 처음 이뤄져 전국으로 확대됐다. 게이트볼이 일찍부터 유행했고 국내 게이트볼 역사상 최초로 동남아 우승의 기록을 세웠다. 70세 이상 버스 무료승차카드 지원도 시행돼 인근 군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 모든 노인복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주인공이 민병수(78) 영동군지회장이다. 그가 영동군지회 사무국장과 지회장을 해오면서 지회의 기틀을 닦았고 군에 줄기차게 지원을 요청한 결과 오늘날과 같은 복지혜택을 누리게 된 것이다. 

민병수 지회장은 “군수의 의지에 달렸다. 비록 군 재정이 여유롭지는 않더라도 노인을 위한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실천한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초 충북 영동군 영동읍 반곡동길에 위치한 노인복지관 1층 지회 사무실에서 만나 지회 발전에 헌신한 삶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울산에서 개최된 올해 대통령기 전국노인게이트볼 대회에서 영동군지회 남성팀이 종합우승을 했는데.

“군에서 일찍부터 게이트볼을 즐겼다. 일본·중국·대만 등이 참가한 동남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이 종목에 강하다.”

-지회 사무실이 영동군노인복지관 내에 있다.

“지회가 노인복지관을 수탁·운영하고 있다. 노인복지관 전체 회원은 1400여명이고 매일 300~400명이 이용하고 있다.”

연면적 640여평의 깔끔한 3층 건물에서 가요·요가·관절염반 등 25개 과목, 31개 반이 운영된다. 매주 금요일 점심은 무료이며 그 밖의 요일에는 소정의 식대(2000원)를 받는다.

-지회가 복지관을 운영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

“우선 복지관이 잘 되면 지역사회에서 지회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지회가 노인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는 인식을 갖는다. 두 번째는 복지관이 지회 조직을 활용함으로써 더욱 활성화된다. 분회, 경로당을 통해 공지사항 등을 홍보할 수 있으니까.”

민병수 지회장은 “가장 중요한 점은 예산이 복지관 운영에 온전히 투입된다는 사실이다. 지회와 복지관이 노인복지구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조직을 운영해 누수가 없다”며 “적은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군청의 노인회 지원은 어떤가.

“전국에서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타군에 비해 경로당 시설이 비교적 잘 돼 있다.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 (경로당)증축, 신축을 해주고 낡은 곳은 리모델링도 해준다. TV, 김치냉장고 등도 완비했고 고가의 안마의자도 오래전에 보급됐다. 최근에 대당 150만원하는 자동혈압기도 전 경로당에 넣어주었다. 에어컨이 전국에서 처음 보급된 사실을 아는지. 노인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사실을 복지부가 나중에 확인하고는 전국에 에어컨을 보급하기도 했다. 영동의 경로당은 에어컨이 있어 다른 전자제품을 선택했다.”

민병수 영동군지회장(앞줄 오른쪽 세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지회장실에서 기념촬영했다. 민 지회장 왼편이 장준홍 사무국장, 오른편이 서정길 영동군노인복지관장.
민병수 영동군지회장(앞줄 오른쪽 세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지회장실에서 기념촬영했다. 민 지회장 왼편이 장준홍 사무국장, 오른편이 서정길 영동군노인복지관장.

-경로당 양곡지원도 처음 실시했다고 들었다.

“2004년쯤 영동군수가 경로당을 순회하던 중 회원들이 집에서 번갈아가며 쌀을 가져와 함께 식사하는 광경을 보았다. 그런데 쌀을 가져올 여력이 없는 독거노인은 미안한 마음에 식사를 못하는 것이었다.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군수가 양곡지원을 하게 됐다. 올해도 6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경로당마다 쌀 10~50포씩 차등지급을 해주고 있다.”

-급식도우미도 있는지.

“급식도우미는 노인일자리의 하나로 일주일 두 번 일하는 것으로 안다. 우리 지회는 군의 지원을 받는 ‘가사도우미’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경로당 식사를 담당하고 간단한 청소도 해준다. 이 역시 우리 군만이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민 지회장과의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장준홍 영동군지회 사무국장은 “7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버스 무료승차카드를 제공해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인근 군 어르신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영동군은 노인이 살기 좋은 군인가.

“영동은 소백산맥 자락 추풍령 고개 아래 위치해 공기가 깨끗하고 물이 맑다. 밤낮의 온도차가 커 과일의 당이 높고 맛이 있다. 난계 박연 선생이 출생한 예향의 고장이기도 하다. 10월에 난계국악축제가 성대하게 열린다. 영동을 많이 찾아와주시기를 바란다.”

영동군 전체 인구는 5만여명, 노인인구는 1만4700여명이다. 노인 비율이 충북도에서 세 번째로 높다. 영동군지회는 11개 분회, 343개 경로당을 두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3457명이다. 영동군지회는 경로당, 회원 수 면에서 충북연합회 12개 시·군·구 지회 중 상위에 속한다.  

민병수 지회장은 영동 출신으로 30여년 지방행정공무원을 지냈다. 은퇴 후 지회 사무국장(10년)으로 대한노인회와 연을 맺었다. 2015년 4월, 지회장에 선출됐고 올해 3월 재임됐다.

-사무국장을 오래 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지회장의 권유로 지회에 들어가보니 직원이 저하고 여직원 둘 뿐이었다. 2003년 노인복지관 개관을 앞두고 있었지만 운영 경험이 없어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도내 복지관들은 물론 멀리 강화의 복지관까지 찾아다니며 콘텐츠 구성이나 강사 섭외 등을 벤치마킹했다. 나중에 복지관이 잘 굴러가는 걸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

-연임 중 업적이라면.

“노인복지관 증축이다. 주차장이 비좁아 오늘 아침에도 주차에 애를 먹었다. 주차장도 확보하고, 200여평, 4층 규모의 노인복지관을 11월 준공 예정으로 공사 중이다. 또 하나는 분회장(10만원)과 경로당 회장(5만원)에 대한 활동비 지급이다. 그분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 경로당 회장 자리는 서로 맡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경로당에선 ‘당신이 나이가 가장 많으니 맡아라’고 할 정도이다. 노고에 비해 만족할 만 액수는 아니지만 드릴 수 있게 돼 큰 짐을 덜은 기분이다.”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일은.

“분회 사무장도 똑같이 힘들다. 그분들에게도 활동비가 지급되도록 노력 중이다.”

민병수 지회장은 인터뷰 끝으로 “현재 국비·도비·군비 등 세 곳서 경로당 운영비가 지원되는 관계로 통장이 기본 3개이다. 복지부가 경로당 운영비란 항목으로 통일해주면 통장도 하나로 줄어드니 장부 정리 등 업무가 훨씬 간편해질 것이다. 우리 군은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요청할 것이며 우선 박세복 영동군수께서 관리사 3명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오는 7월부터 3명의 관리사가 경로당을 순회하며 정산 과정을 도와주게 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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