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황리에 막 내린 제25회 서울국제도서전…고소한 버터향으로 가득했던 국내 최대 도서 축제
성황리에 막 내린 제25회 서울국제도서전…고소한 버터향으로 가득했던 국내 최대 도서 축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6.28 15:28
  • 호수 6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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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책 내는 빵집’ 대전 성심당, 이욱정 PD의 ‘오픈키친’ 등 이색 부스 인기

출판 플랫폼 ‘브런치’, 서울시 공공도서관 등 이색 체험프로그램 제공

매년 20만명을 동원하는 행사로 성장한 후 올해 사상 최대규모로 열린 제25회 서울국제도서전이 화려한 막을 내렸다. 사진은 오픈 키친 스튜디오에서 강연 중인 ‘누들로드’로 유명한 KBS 이욱정 PD.
매년 20만명을 동원하는 행사로 성장한 후 올해 사상 최대규모로 열린 제25회 서울국제도서전이 화려한 막을 내렸다. 사진은 오픈 키친 스튜디오에서 강연 중인 ‘누들로드’로 유명한 KBS 이욱정 PD.

“서울국제도서전 맞나?”

지난 6월 21일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린 코엑스홀 전시장에 들어서자 책 냄새 대신 고소한 빵 냄새가 코를 먼저 찔렀다. 순간 ‘카페쇼’에 온 듯 잠시 착각을 하게 됐다. 달콤한 버터향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대전의 명물 빵집 ‘성심당’이었다. 지난 5월에 출간한 ‘빵 더하기 빵 더하기 빵빵빵’을 포함 세 권의 책을 출판한 성심당은 ‘책 내는 빵집’을 주제로 당당히 도서전 부스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6월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5회 서울국제도서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매년 20만명을 동원하는 대규모 도서 축제로 자리잡은 도서전은 올해 ‘출현’을 주제로 41개국, 431개사(국내 313개, 해외 118개)가 참여하고 저자만 358명이 초청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도서전인 만큼 먼저 눈길이 가는 건 ‘김영사’, ‘해냄’, ‘민음사’ 등 쟁쟁한 출판사의 부스다. 민음사가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소설 ‘인간실격’의 내용을 인쇄해 부스 천장에 걸어두는 등 대형출판사들은 저마다의 특색을 담아 부스를 감각적으로 꾸며 관람객을 유인했다. 각종 신간 도서, 유명 베스트셀러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 점도 매력적이었다. 

덜 알려졌지만 탄탄한 내공을 가진 중소 출판사 부스도 인기였다. 아담하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부스 디자인과 개성 있는 콘텐츠가 담긴 책들, 참여만 해도 경품을 증정하는 각종 이벤트를 통해 도서전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외국 작가들의 책이 비치된 국가별 부스 역시 국제도서전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쟁쟁했다. 2019 서울국제도서전 주빈국인 헝가리부터 시작해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대만, 싱가포르 등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국가의 책들이 대거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이자 배우 정우성, ‘백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 등 영향력 있는 연사들이 매일 돌아가면서 진행하는 강연을 통해선 책의 의미를 되돌아봤다. 

이번 도서전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이욱정 PD의 ‘오픈키친’ 스튜디오도 성심당과 함께 이색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KBS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을 연출했던 이욱정 PD의 오픈 키친 스튜디오에서는 세계 각국의 독특한 식재료와 레시피를 담아놓은 쿡북 전시, 음식 시연, 시식, 요리와 책에 대한 강연 등이 진행됐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한정판 책인 ‘맛의 기억’의 저자 이해림 작가, 박찬일 셰프, 이용재 평론가와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 등이 함께했다. 이욱정 PD 역시 ‘마음산책’, ‘치킨인류’와 ‘저자와 함께 가보는 누들로드’, ‘요리한다 고로 인간이다’ 등의 강연으로 관객과 만났다.

뿐만 아니라 책의 영원한 동반자인 서울시 공공도서관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해보는 부스도 인기였다. 2층으로 구성된 서울시 공공도서관 부스에서는 DISC적성검사를 통해 개인에게 맞춤형 책을 추천해 주는 ‘당큐-당신을 위한 큐레이션’, 고민을 담아 우체통에 넣으면 송파글마루도서관 사서들이 격려의 답장과 함께 책을 추천해주는 ‘책 처방 우체통’, ‘잡지 제본 책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한 2층에는 관람객들을 위한 휴식 및 다과 공간을 조성해 눈길을 끌었다. 도서전 관람 도중 지친 이들은 마련된 의자에 앉아 주변 부스를 둘러보며 휴식을 취했다. 몇몇 관람객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구입한 도서를 읽거나 책자를 살펴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의미 있던 건 온라인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의 참여다. 브런치는 일종의 블로그 서비스로 누구든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다. 차이점은 어느 정도 글을 쓴 후 ‘작가 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브런치 작가로 등록이 된다. 브런치 작가들은 ‘제안하기’ 기능을 통해 출판사와 접촉할 수 있는데 이때 선택을 받으면 책을 출판 할 수 있게 된다. 

브런치는 이번 도서전에서 ‘작가의 서랍전’이란 부스를 운영했다. 부스에 들어가면 제시되는 10개의 키워드 중 하나를 고르면 방문객은 QR코드가 들어 있는 책 모양 상자를 받는다. 그 다음 카카오톡에 들어가 해당 QR코드를 촬영하면 자신이 선택한 키워드를 주제로 브런치 작가가 쓴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해 기존 도서전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한 재미를 제공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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