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진 대한노인회 서울 서대문구지회장 “건축업으로 바쁘게 살았던 젊은 시절 보다 일 더 많이 해”
김정진 대한노인회 서울 서대문구지회장 “건축업으로 바쁘게 살았던 젊은 시절 보다 일 더 많이 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07.05 14:59
  • 호수 6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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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지회 사무실 150평 공간 확보… 구청 지원 이·미용실 운영

각종 교육 듣고 경로당에 전달… 복지부 장관 표창 수상

“잠들기 직전까지 지회와 경로당 생각만 하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서울 지하철 홍제역 부근 서대문구 공유캠퍼스 2층(유진상가)의 대한노인회 서대문구지회 사무실. 작년 3월에 부임한 김정진(70) 서대문구지회장에게 “지회장 해보시니 어떠신가”라고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김 지회장은 이어 “‘작은 지회, 큰 경로당’이라는 슬로건 아래 새로운 노인복지 시스템을 정착시키고자 밤낮 없이 뛰어다닌 결과 침체됐던 지회가 완전히 환골탈태했다”고 덧붙였다. 

서대문구지회 사무실 벽면엔 김 지회장이 수상한 각종 표창장, 위촉장, 수료증, 협약서 등이 걸려 있었다. 지회 발전을 위해 그간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한눈에 짐작됐다.  

-짧은 시간에 어떻게 많은 증서를 받을 수 있었는지.

“제가 받은 교육 내용을 경로당에 잘 전달하는 것이 지회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경로당활성화 방안에 대한 교육을 받고나서 실제로 그 내용을 경로당에 적용하자 성과를 보았고 그 결과 서울시장 표창,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을 수 있었다. 당연히 저 혼자 잘해서가 아니라 지회 직원들 그리고 서대문구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로도 어르신복지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지회 사무실이 널찍하고 세련됐다.

“작년 5월까지 독립공원 부근에 지회 사무실이 있었다. 사무실 건물이 3.1운동 역사박물관으로 변경됨에 따라 현재의 자리로 이사를 왔다. 지하철역이 가깝고 평지여서 어르신들의 접근성도 좋다. 구청에서 컴퓨터 등 사무실 집기까지 마련해줘 더없이 고마울 뿐이다.”

-지회 내에 이·미용실이 눈에 띈다.

“어르신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으로 구청에서 6명의 전문 이·미용사를 지원 받아 운영 중이다. 일반 미용가격보다 저렴하게 받고 회원들의 커트, 염색, 퍼머를 해주고 있다. 이분들이 경로당 회원을 부모처럼 모시는 마음으로 봉사해줘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서울 서대문구 전체 인구는 32만3000여명이며 증가 추세이다. 서대문구지회는 산하에 104개 경로당을 두었다. 회원은 6,900여명. 경로당은 웬만한 가전제품을 모두 갖춰 어르신들이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구청에서 TV·냉장고서부터 공기청정기, 식기건조기 등을 마련해주었고 한여름 폭염에 대비해 낡은 에어컨을 교체해주기도 한다. 

김 지회장은 “(문석진)구청장께서 경로당을 수시로 방문해 어르신들의 요구 사항을 듣고 해결해 주는 등 경로당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로당 노후 시설은 어떻게 하나.

“서대문구청 어르신복지과와 지회가 서로 협력해 노후 경로당 개선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구청은 경로당 환경개선사업으로 소독기 20대(700만원 상당)를 구입, 경로당에 보급했으며 월 1회 소독약도 지급한다. 김 지회장은 “경로당과 주변 환경이  청결해졌고 어르신들이 스스로 소독작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지회는 일부 경로당을 ‘개방형 경로당’으로 바꾸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7월 중순 개소식을 갖는 105번째 경로당, 홍제2동 느티나무경로당이 그 경우다. 김 지회장은 “아래층은 할아버지·할머니방으로 사용하고 2층의 프로그램실은 1·3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공간이자 쉼터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경로당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어남으로써 노인복지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증가해 국가가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들이 많지만 전국 6만6000여개 경로당을 잘 활용하면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가령 한 사람이 집에서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과 20~30명이 모여 있는 경로당에서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을 비교하면  후자가 전력 손실이 훨씬 적다.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제2의 인생을 실현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새로운 사업도 구상 중이다.”

김정진 서대문구지회장(모자 쓴 이)이 직원들과 사무실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 끝이 김응삼 사무국장.
김정진 서대문구지회장(모자 쓴 이)이 직원들과 사무실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 끝이 김응삼 사무국장.

김 지회장은 “우리나라 전체 진료비 가운데 노인 진료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현재 치매노인도 70만여명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며 “경로당에서 치매예방교육을 실시하면 치매 발생률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고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지원재단이 실시하는 방송피해예방교육도 경로당서 이루어지고 있다. 

“맞는 말이다. 사기예방교육, 교통사고 예방교육, 법률 상담 등 특히 홀몸 어르신에게 필요한 각종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최적의 소통 공간이 경로당인 셈이다.”

-요즘 경로당에서 한궁을 많이 한다는데. 

“실내에서 게임이 가능하고 머리와 양손을 함께 쓰며 적은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르신들에게 적합한 운동이다. 우리 지회도 경로당에 한궁을 보급하고 있다.”

서대문구지회는 김 지회장 부임 이후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 가운데 ▷경로당 동전 모아 어려운 이웃돕기 ▷경로당에서 밑반찬을 만들어 독거어르신들에게 제공 ▷영화상영·인문학 강연·인생노트보급 등 경로당 특화프로그램 운영 등이 눈에 띈다. 

김 지회장은 “젊은 시절 건축업을 하면서 바쁘게 살았지만 요즘 일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김 지회장은 월드건설 대표, GS주유소 대표이사, 월드하우스 대표 등을 지냈다. 서대문구지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처음부터 지회장에 뜻이 있었는지.

“출마 의사가 없었지만 주변의 권유로 나오게 됐다.”

김 지회장은 제20대 지회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당선 비결을 묻자 김 지회장은 “인생 후반기에 무얼 할까를 나름 생각한 끝에 봉사 외에 다른 게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노인회에 들어와 보니 홀몸 어르신을 비롯해 어렵게 지내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다보니까 이 자리까지 왔다”고 대답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사업은.

“고령화시대의 축복은 건강하게 탈 없이 사는 것이다. 100세시대에 필요한 건 건강과 경제적 자립이다. 어르신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제공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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