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칼럼] 부모에게 효도하는 법
[심천칼럼] 부모에게 효도하는 법
  • 관리자
  • 승인 2006.08.2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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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십계」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세계 기독교도들이 오늘날에도 금과옥조처럼 지켜가는 기본적인 생활 규범이다.

 

전반부 4계는 신앙생활(하나님 야훼와의 관계)에 대한 계율이고, 후반부 6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계율이다. 사실 두꺼운 법전 없이도 이 십계만 충실히 지키고 살아도 세상이 얼마든지 평화롭다.


그런데 십계 중에서 딱 하나 사람에게 언약을 준 계명이 있다. 제5계명으로, “부모를 공경하라. 그러면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주신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하지 마라’고 금하는 계가 아니라 효행을 장려하고 미래 비전을 약속한 것이다.


예수의 제자 중 한 사람인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6장에서 같은 이야기를 한다. 이것이 야훼의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므로 복을 누리고, 그 땅에서 장수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 구절은 너무나 유명해서 서구 교회는 물론이고 오늘날, 우리나라 교회에서도 늘 인용된다. 결혼식장에서 주례사로도 흔히 쓰인다.


이것은 서구 전통사상의 뿌리에 우리 못지않은 효도 정신이 있다는 반증이다. 서구의 정신을 잘못 이해하여 효도 관념을 낡은 유교적인 구습쯤으로 여기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효행을 중시한 유교적인 관점에서는 효를 행하는 데 대한 대가를 약속하는 경우가 없다. 마소가 아니라면 당연히 할 도리가 효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런데 대가가 없어 그런지, 그런 유구한 전통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효 정신이 퇴색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한때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정한 적이 있었다. 어른들이 자신들의 날을 정해 공휴일로 삼는 것이 경우에 맞지 않다 하여 지금은 평일이 됐다. 어버이날의 의미도 많이 퇴색해져서 오늘날에는 노년세대만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거리를 다닌다.

 

젊은 세대는 자신들을 위한 어버이날을 즐기거나 느낄 겨를도 없다. 부모가 멀리 떨어져 살면 직장인들은 부모를 찾아뵙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마당에 노년세대가 나서서 효를 행하라고 주장하거나 불만을 표하는 것도 쑥스러운 일이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그러는 것이 아니다. 결국 효행은 30~40대 젊은 세대가 정신운동, 실천운동으로서 제창해야 할 덕목이다. 어버이날도 지났으니 제안을 한다.

 

고령사회에 맞게 어버이날을 ‘노부모님의 날’로 개념을 축소하고 하루 쉬는 날로 삼는 것은 어떤가. 미국 같이 5월 몇째 주 일요일이나 토요일을 정해 부모와 함께할 빌미를 만드는 것도 괜찮다.


노부모와 시간을 함께 보낼 기회를 더 많이 만들자. 그것이 결국 젊은 세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보험이기도 하다.

 

그래야 현실에 맞는 효도법도 제대로 연구되고 젊은 세대가 즐겁고 기꺼이 효도할 수 있다. 부모를 공경하면 복 받고 대대로 그 땅에서 오래 살 것이라는 성경 말씀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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