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아프’, 기발하고 참신한 ‘미래 거장’의 작품을 선점하다
‘2019 아시아프’, 기발하고 참신한 ‘미래 거장’의 작품을 선점하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8.09 15:54
  • 호수 6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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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진행된 청년작가 미술축제… 합리적 가격에 작품 구입
국내외 작가 600여명 참여… 작가가 직접 도슨트로 나서 설명하기도
12회를 맞은 ‘2019 아시아프’에서는 미래 거장을 꿈꾸는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사진은 김지영 작가의 ‘바쁘다 바뻐 토끼씨의 옷장’(왼쪽)과 이지희 작가의 ‘스위트 쉘터1’의 모습.
12회를 맞은 ‘2019 아시아프’에서는 미래 거장을 꿈꾸는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사진은 김지영 작가의 ‘바쁘다 바뻐 토끼씨의 옷장’(왼쪽)과 이지희 작가의 ‘스위트 쉘터1’의 모습.

[백세시대=배성호기자]두타, 헬로APM, 밀리오레 등 동대문 패션타운을 대표하는 패션몰에서는 각 층마다 칸막이로 공간을 나누고 저마다 개성 있는 옷을 판매한다. 내국인 고객은 줄었지만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3일 두타 건너편에 자리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볼거리가 펼쳐지고 있었다. 20~30대 젊은 작가들이 자신의 미술품을 소개하는 ‘2019 아시아프’는 참신한 작품세계를 감상하려는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최대 청년 미술 축제인 ‘2019 아시아프(아시아 대학생 청년 작가 미술 축제, ASYAAF, 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가 8월 18일까지 DDP 디자인 둘레길에서 열리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아시아프는 청년 작가에겐 작품 활동을 이어갈 기회를 제공하고, 방문객들에게는 잠재력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일부 작품은 구매도 가능하게 했다. 지난 12년간 35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7200여점의 작품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두며 청년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디자인재단과 조선일보사가 공동 주최하는 올해 축제는 기존 서울디자인재단이 단독으로 진행했던 ‘DDP 영디자인챌린지’를 흡수해 디자인분야를 신설했다. 서울의 미술계 인사로 꾸려지던 심사위원 역시 전국 각지 교수, 작가, 학예사 등의 지원을 받아 100명 규모(1차 심사)로 외연을 넓혀 작가 선정에 공정성을 강화했다. 

올해 ‘아시아프’ 부문엔 35세 이하 작가 421명이, 만 36세 이상 작가가 지원하는 ‘히든아티스트’에는 99명이 선발됐다. 또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홍콩, 필리핀, 대만 등 아시아 전역에서 선발된 해외작가도 58명 참여한다. 여기에 디자인 초대전으로 마련된 특별전시까지 포함하면 총 600여 명에 이르는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참여 작가가 많은 만큼 전시도 1부(7월 23일~8월 4일)와 2부(8월 6일~8월 18일)로 나뉘어 진행된다.

축제장에 들어서면 빽빽하게 들어선 미술품에 먼저 압도된다. 구매도 가능한 전시회이기 때문에 작품명과 함께 나란히 적힌 판매가격 역시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노트북 크기 만한 소품의 경우 10만원 내외에 판매됐는데 대부분 첫날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젊은 작가들답게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발휘된 작품들이 많았다. 특히 집안을 밝은 분위기로 꾸미고 싶을 때 걸어두고 싶은 작품들이 꽤 많았다. 이은정 작가의 ‘세 개의 섬’은 멀리서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배경부터 줄지어 표현한 3개의 섬을 전부 자수로 표현했다. 섬 주변에 흐르는 물과 알록달록한 식물들을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표현한 것을 보다보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케이크 안에 바다가 있다는 상상력과 이곳을 탐험하는 새끼 고양이들의 모습을 담은 이지희 작가의 스위트 쉘터(Sweet Shelter) 시리즈 역시 보는 사람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토끼, 양, 말 등 동물들을 사랑스럽게 표현한 김지영 작가의 작품들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사회를 풍자하는 작품들 역시 눈길을 끌었다. 우병진 작가의 ‘행복한 순간’ 시리즈의 경우 자신의 행복을 경쟁하기 위해 SNS에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아이를 목마를 태우거나. 반려동물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등 행복한 순간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이 일그러지게 표현하거나 해골이 드러나게 묘사하면서 행복을 조작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풍자한다. 금이 가고 깨진 채 웃고 있는 얼굴 내부에 초라한 진짜 얼굴을 그려 넣은 김혜정 작가의 ‘현대인의 초상’ 또한 겉으론 아닌 척 하면서도 속은 멍든 현대인의 모습을 잘 반영했다.     

뿐만 아니라 참여 작가 본인이 도슨트가 돼 관람객에게 작품에 대해 직접 설명해주는 ‘아티스트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과 작가들이 직접 디자인한 상품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예술품 플리마켓’도 운영한다. 핸드폰 케이스, 책갈피, 엽서 등 작가의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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