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의 증상과 치료, 발판 사용으로 배변 자세 바꾸는 것도 좋아
변비의 증상과 치료, 발판 사용으로 배변 자세 바꾸는 것도 좋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0.11 15:12
  • 호수 6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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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근육의 약화 등이 원인… 너무 부드러운 음식만 먹어도 안 좋아
아침식사 거르지 않는 게 예방에 도움…약은 의사 진단 후 복용이 좋아

[백세시대=이수연기자]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서 모 어르신(76)은 최근 변비 때문에 신경이 예민하다. 평소에도 화장실을 수월하게 가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었다. 생활에 큰 지장이 없어 며칠은 참았지만, 일주일이 넘자 신경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가 극심해졌다. 특히 식욕이 없고 기운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어 건강 상태가 눈에 띄게 안 좋아졌다. 주변의 조언을 받은 서 어르신은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있다. 

변비는 대장의 운동력이 저하되고 항문 주위 근육의 힘이 떨어져 원활한 배변이 되지 않아서 생기는 증상이다. 전 인구의 5~20%가 겪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매년 60만명 이상이 변비로 진료를 받고 있다. 변비를 앓고 있지만, 병원에 방문하지 않는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남성보다 여성, 젊은 층보다 유아와 노인층에서 더 잘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2018년 65만6263명의 환자 중 약 57%가 여성이었고,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70대 이상만 약 17만 명이 변비로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조용석 교수는 “노인은 신경계, 대사성 질환 등이 원인인 이차성 변비가 많고, 운동 부족이나 섬유질 섭취 부족 등도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여성들이 많은 이유는 여성 호르몬이 대장의 운동을 억제해 변비가 심해질 수 있고, 운동 부족이나 섬유질 및 수분 섭취 부족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너무 부드러운 음식만 먹어도 변비 유발

노년층에서 배변 문제가 증가하는 이유로 신체 노화와 식습관 변화를 꼽는다. 변이 잘 나오려면 적절한 양의 음식과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위장관이 활발하게 운동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소화 기능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젊은 사람보다 치아가 튼튼하지 못해 음식을 섭취하는 데 불편함이 생겨 음식 섭취량이 줄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보다는 부드러운 음식을 선호하게 된다. 섭취하는 음식의 양이 너무 적거나 부드러우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장 기능이 떨어지기 쉽다. 따라서 노화에 따른 장 기능 저하와 겹쳐 변비를 유발하기 쉽다. 여기에 요실금 등 배뇨 문제 때문에 물 섭취를 줄이는 것도 변비의 원인이 된다. 또 신체활동을 하지 않고 앉거나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장 기능이 약화되면서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아침식사 챙기고 배변 자세 바꿔보도록

변비가 지속되면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 되며 삶의 질이 떨어져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두 번 배변 활동이 힘든 것으로 변비라고 할 수는 없다.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정상적인 배변 횟수는 연령에 관계없이 많아야 하루에 세 번, 적어도 1주일에 3회 이상 볼 때를 말한다”며 “따라서 배변 횟수가 1주일에 2회 이하라면 변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횟수가 충분하더라도 배변 시 1분 이상 힘을 주어야 배변이 될 정도로 굳은 변을 보는 경우도 변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변비 초기에는 약을 먹게 되는데 1주일 이상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면 의사를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대장 통과 시간이나 항문직장내압 등 장 기능 검사를 통해 변비의 원인을 파악한다. 변비의 증상에 따라 약물 복용이나 치료를 시행하는데, 가장 많이 받는 것이 바이오피드백 치료이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항문에 압력을 측정하는 전기 센서를 달고 모니터를 보면서 어떻게 힘을 써야 복압이 상승하고 항문이 열리는지 스스로 찾도록 훈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1주일에 한두 번씩 총 10회 정도 받게 된다. 

무엇보다 변비를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올바른 식사와 배변, 운동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현미와 잡곡 위주로 주식을 바꾸고, 규칙적으로 식사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채소나 과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고, 가급적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공복시에 음식물이 위로 들어올 때 대장을 자극하면서 대장의 연동운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육류 위주의 식단보다는 콩이나 야채류 등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또 양변기를 사용한다면 발판을 사용해 발의 높이를 올려주는 것도 좋다. 변기에 살짝 걸터앉은 채로 발밑에 낮은 의자나 상자를 두면 배변 자세가 달라져 배변 작용에 도움을 주게 된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조용균 교수는 “배변 자세에 따라 항문의 각도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좌변식 자세보다는 재래식 화장실에서의 웅크린 자세가 배변 작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일부 변비 환자의 경우 화장실에 다리를 올릴 수 있는 보조기구를 설치해 효과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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