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전국어르신당구페스티벌’…전국 복지관서 갈고닦은 실력 겨뤄
‘2019 전국어르신당구페스티벌’…전국 복지관서 갈고닦은 실력 겨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10.25 13:21
  • 호수 69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0월 23일 경기 고양시 자이언트당구클럽에서 열린 ‘2019 전국어르신당구페스티벌’ 포켓볼 부문에 참여한 어르신이 안정된 자세로 공을 치고 있다.
지난 10월 23일 경기 고양시 자이언트당구클럽에서 열린 ‘2019 전국어르신당구페스티벌’ 포켓볼 부문에 참여한 어르신이 안정된 자세로 공을 치고 있다.

대한당구연맹 주관대회… 프리큐션‧포켓볼 2부문에 208명 참가 

치열한 접전 끝에 프리쿠션 한병희, 포켓볼 윤금자 어르신 우승

[백세시대=배성호기자]지난 10월 23일 경기 고양시 자이언트당구클럽에서는 대한당구연맹이 주관하는 당구대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여든 208명의 선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당구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대진표 추첨 결과 타 선수들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르게 된 한병희 선수와 김장호 선수의 예선전 경기가 진행되자 경기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치열한 시소게임 끝에 한 선수가 잇달아 점수를 내 승부가 갈렸다. 대회 초반부터 명승부를 연출한 두 선수는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비록 어르신들이 참여한 아마추어대회였지만 그 열기는 프로대회 못지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고 대한체육회 주최, 대한당구연맹이 주관한 ‘2019 전국어르신당구페스티벌’이 화려한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축제는 한궁, 탁구 등과 함께 어르신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실내스포츠인 당구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대회이기도 했다.   

당구는 크게 캐롬, 포켓볼, 스누커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캐롬 3쿠션과 포켓볼을 주로 즐긴다. 스누커는 영국서 개발된 경기로 22개의 볼을 사용한다. 캐롬 중 가장 유명한 3쿠션은 흰공, 빨간공, 노란공 등 3개의 공으로 하는 경기로 수구(당구공 중 흰공 혹은 노란공)가 두 번째 목적구(수구가 목적으로 하는 공,)를 맞추기 전에 세 번 이상의 레일터치(쿠션)가 이뤄져야 득점이 인정되는 종목이다. 

포켓볼, 8개의 공 먼저 넣으면 승리

포켓볼은 여섯 개의 포켓에 공을 순서에 맞게 집어넣음으로써 공격권을 이어가는 종목으로 8볼과 9볼이 있다. 8볼의 경우 하얀색 수구와 1부터 15까지 번호가 새겨진 15개의 목적구를 사용한다. 번호가 새겨진 공은 1번부터 7번까지는 공 전체가 채색돼 있는 단색공이며. 9번부터 15번까지는 백색 바탕에 유색의 띠를 두른 줄무늬공이다. 공격권을 가진 선수가 처음 집어넣은 목적구에 따라 솔리드와 스트라이프 중 어느 쪽을 공략할지 결정된다. 각 선수가 자신의 목적구 일곱 개를 모두 넣은 뒤, 게임볼인 8번 공을 지정한 포켓에 집어넣으면 한 세트를 이기는 방식이다.

만 60세 이상 208명 어르신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프리쿠션(80명)과 뉴 8볼(128명) 등 두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프리쿠션은 앞서 설명한 3쿠션과 동일한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하지만 수구 선택이 자유롭다. 상황에 따라 유리한 수구를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뉴8볼도 기본 룰은 8볼과 동일하지만 쉽게 경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여러 부분을 간소한 방식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프리쿠션은 남자 10점제, 여자 7점제로 진행됐다. 뉴 8볼은 남자 2점(2세트 승리), 여자 1점제로 우열을 가렸다.

대회 참가자들은 앞서 5월부터 10월까지 전국 40여개 노인복지관에서 대한당구연맹이 주최하는 당구강습을 받았다. 연맹은 어르신들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대한체육회의 지원을 받아 매년 전문지도사를 파견, 강습회를 열고 있다. 평생 어깨 너머로 당구를 배워온 어르신들은 전문강사의 도움을 받아 노년에 접어들어서도 당구 실력이 일취월장했고 이번 대회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여성 어르신, 프리쿠션서 선전해 눈길

남자선수들이 주로 참여한 프리쿠션에서는 서점옥 어르신 등 소수의 여성 어르신이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서 어르신은 안병린 어르신을 상대로 경기 초반 3대 1로 앞서 나가며 장내를 술렁이게 했지만 이후 잇달아 실수를 하면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서 어르신은 “긴장해서 제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면서 “내년에 또 출전해 더 높은 곳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된 프리쿠션 최종 결승에 오른 건 타 선수들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한병희 어르신과 변영철 어르신이었다. 결국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6시까지 장시간 이어진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한 어르신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공동 3위는 조한구 어르신과 조현일 어르신이 나란히 차지했다. 

한 어르신은 “실력은 다들 비슷한데 오늘따라 컨디션과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당구를 계속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여성 어르신이 참가한 뉴8볼은 윤금자 어르신이 우승을 차지했다. 2위는 박봉순 어르신, 공동 3위는 심현자 어르신과 강성숙 어르신이 차지했다. 윤 어르신은 “많은 사람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를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1위 수상자는 100만원 상당의 고급 큐대를 부상으로 받았고 2위와 3위에게도 각각 60만원, 30만원 상당의 큐대가 상품으로 돌아갔다.

또한 대회장에선 골다공증 등 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의료지원코너를 마련해 참가한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일산노인종합복지관 신인순 어르신은 “당구 페스티벌에 와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경기도 하고 건강검진도 받을 수 있어서 일석이조였다”고 말했다.

남삼현 대한당구연맹 회장은 “이번 페스티벌에서 참가자의 활기찬 모습을 보며 실버 스포츠로서당구의 발전가능성을 느끼게 됐다. 앞으로 연맹은 어르신 당구에 대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사진=조준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