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섭의 스케치 파노라마] 광천 토굴 새우젓
[배상섭의 스케치 파노라마] 광천 토굴 새우젓
  • 배상섭
  • 승인 2019.11.22 14:43
  • 호수 6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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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 새우젓’이 유명한 것은 이곳 사람들의 뛰어난 조리솜씨와 창의적인 ‘토굴 숙성법’을 빨리 터득한데서 비롯되었다.
내가 직접 들어가 본 독배의 새우젓 숙성토굴은 마당에서 바로 산속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천장높이는 어른 키 정도, 굴의 너비는 사람 서넛이 비킬 정도의 좁은 동굴이었다. 이것이 항상 섭씨 14~15도에 습도 85%를 유지한다는 ‘새우젓 보관용 토굴’이란다.
한때, 이곳은 돈이 흔하여 처녀들 사이에선 ‘광천 독배로 시집 못간 내 팔자야’하는 신세한탄의 소리까지 나왔다고. 그러나 요즘엔 값싼 토굴숙성 새우젓 기술이 일반화되고 값싼 중국산까지 밀려들어 이곳의 매출이 많이 줄었단다.
그래도 아직 독배에는 40여개의 토굴에 1만5000드럼 이상의 젓갈을 저장하고 있다니 놀랍다. 전에는 사람들이 찾아와 새우젓을 사갔으나 요즘은 택배거래가 활발하단다. 이곳의 지명 ‘독배’는 ‘옹암(甕岩’의 순 우리말로 ‘독바위’의 준말이다.


광천 토굴 새우젓은 충남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의 토굴에서 숙성시킨 새우젓을 말한다. 이곳에는 본래 옹암포 또는 옹암항이라는 항구와 인근에 금광이 있어 한때 번창했으나 산사태로 선창이 매몰된 후 침체됐다. 이후 토굴 새우젓을 발판으로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었다. 원래 폐금광의 갱도였던 이 토굴에서는 젓갈의 맛이 은근하면서도 깊이 들어 다른 지방에서 흉내를 낼 수가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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