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인부터 유산슬까지… ‘트로트의 봄’이 다시 왔다
송가인부터 유산슬까지… ‘트로트의 봄’이 다시 왔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11.22 15:46
  • 호수 6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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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트롯’ 우승자 송가인이 등장하는 프로그램마다 최고 시청률
개그맨 유재석의 트로트 도전도 큰 인기… 내년 ‘미스터 트롯’ 방영
한때 ‘성인가요’라 불리며 중‧노년층만 듣는 음악으로 밀려났던 트로트가 ‘미스 트롯’ 우승자 송가인(왼쪽)과 ‘유산슬’이란 예명으로 트로트 가수 도전에 나선 유재석 등의 인기에 힘입어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때 ‘성인가요’라 불리며 중‧노년층만 듣는 음악으로 밀려났던 트로트가 ‘미스 트롯’ 우승자 송가인(왼쪽)과 ‘유산슬’이란 예명으로 트로트 가수 도전에 나선 유재석 등의 인기에 힘입어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11월 18일 방영된 아침마당에서는 트로트 가수 ‘유산슬’의 데뷔 무대가 방송됐다. 화려한 반짝이 의상을 입고 등장한 유산슬은 신인답지 않게 시종일관 무대를 사로잡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낯이 익었다. 국내 최고 인기 개그맨인 유재석이었던 것이다.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트로트 가수 데뷔 과정을 보여주며 큰 웃음을 선사했던 그가 타 방송국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한 것이다.

한때 주류였다가 최신 음악장르에 밀려났던 ‘트로트’가 최근 전성기를 되찾고 있다. 올 상반기 방영된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을 통해 스타의 반열에 오른 송가인과 함께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도전 등이 주목 받으면서 전 세대의 음악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성인가요’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그간 트로트는 주로 중·노년 세대가 즐기는 음악이었다. 이런 트로트 열풍에 불을 지핀 것은 TV조선 미스 트롯이다. 2월 첫 방송돼 5월 종영한 ‘미스트롯’은 18%가 넘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TV조선 창사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고 있다. 우승을 차지한 송가인은 2019년 최고 신예로 등극했으며,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가장 환영 받는 스타 1순위가 됐다. 

또한 송가인은 트로트 가수로는 드물게 대형 팬클럽을 거느리게 됐고 그녀가 객원가수로 참여한 노래가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송가인이 게스트로 출연하면 해당 방송분의 시청률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단박에 ‘시청률 보증수표’로 떠올랐다. 특히 MBC는 송가인의 콘서트를 단독으로 방송했는데 시청률 8.5%라는 높은 성적표를 받았다. 송가인뿐 아니라 김나희, 홍자, 정미애 등 출연진들도 신예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미스 트롯’이 트로트 부활에 불씨를 지폈다면 기름을 부은 건 유재석이다. 유재석은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해 새로운 인생 2막을 맞이하고 있다. 태진아부터 김연자, 진성, 홍진영 등 최고 트로트 스타들의 지원을 받고, 유명 작곡가 조영수, 김이나 콤비 등의 곡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세를 몰아 유재석은 11월 16일 신곡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의 음원을 발표했고 음원 차트에 입성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그의 트로트 도전 이전에 시청률 답보 상태였던 ‘놀면 뭐하니?’는 갑절로 시청률이 오르는 등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유재석의 개그맨 후배들도 잇달아 트로트 음반을 내고 있다. ‘따르릉’, ‘안되나용’으로 2연속 히트에 성공한 김영철은 가수 바다와 손잡고 신곡 ‘신호등’을 발표했다. 개그맨 손헌수도 ‘전기뱀장어’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트로트가수 변신에 나섰다. 개그맨 데뷔 이후 남다른 끼를 바탕으로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던 손헌수는 트로트에도 도전했다. 

이 외에도 KBS ‘노래가 좋아’는 10월 19일부터 ‘트로트가 좋아’ 특집을 편성했다. ‘트로트가 좋아’는 첫 본선 무대부터 14세 트로트 신동은 물론 75세 시니어까지 다양한 참가자들로 눈길을 끌었다. 6주간의 치열한 본선 무대 경연을 통해 우승자 1명이 가려질 예정이다. 최종 우승자 1인에게는 2000만원 상당의 트로트 활동 지원금과 앨범 발매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내년 1월 TV조선에서 ‘미스 트롯’의 남자 버전 ‘미스터 트롯’의 방영을 앞두고 있는 등 방송가의 트로트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스터 트롯’은 차세대 대표 남자 트로트 가수를 가리는 경연 프로그램. 전국을 트로트 열풍에 휩싸이게 한 ‘미스 트롯’을 탄생시킨 TV조선이기에 남자 버전 송가인의 탄생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미스터 트롯’은 방송 시작 전임에도 각 지방의 공연 문의 쇄도는 물론 기성 가수들까지 도전장을 내밀어 궁금증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그동안 트로트를 소재로 다룬 예능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이 적었는데, 시청자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면서 “TV를 주로 시청하는 중·장년층의 지지와 새로움에 매력을 느낀 청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게 된 것이 인기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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