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폐색증의 증상과 치료…복부 팽만에 통증 심하면 장폐색증 의심
장폐색증의 증상과 치료…복부 팽만에 통증 심하면 장폐색증 의심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1.29 15:25
  • 호수 6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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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 수술의 부작용이 큰 원인… 복강경 수술 등 수술 치료가 효과적
노인은 심한 변비가 원인인 경우도… 마비성 장폐색증은 약물로 치료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강동구에 사는 서모(79) 어르신은 급성 복통으로 병원을 찾아야 했다. 한 달 전에도 비슷한 증상 때문에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특별한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고, 저절로 호전된 경험이 있다. 비슷한 일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통증이 계속되고 점점 심해졌다. 다시 병원을 찾은 서 어르신은 복부 단층촬영검사(CT) 후 장폐색증 진단을 받아 치료받고 있다.   

장은 우리 몸의 중요한 소화기관 중 하나로 음식을 소화‧흡수시키고, 항문을 통해 변으로 배출하는 기관이다. 이렇듯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의 일부 혹은 전부가 막혀 장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상태를 장폐색증이라고 부른다. 개복 수술 후 부작용으로 발생되는 경우가 많고, 어르신들의 경우 대장에 있는 신경세포가 줄면서 장의 운동 능력이 점점 감소해 생긴 변비가 원인일 수도 있다. 

음식물이나 소화액, 가스 등이 장을 통해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고, 배변과 가스가 장내에 축적되면서 복통이나 구토, 오한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복부 수술 시 복막에 염증이 생기면 장 유착이 발생될 수 있다. 장이 유착되면 장의 흐름이 방해되면서 장폐색증이 발생하게 된다.
복부 수술 시 복막에 염증이 생기면 장 유착이 발생될 수 있다. 장이 유착되면 장의 흐름이 방해되면서 장폐색증이 발생하게 된다.

◇장운동 멈추거나 장 유착되는 장폐색증

장폐색증은 장의 운동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마비성 장폐색증’과 질환이나 장이 유착되는 ‘기계적 장폐색증’으로 구분된다. 

마비성 장폐색증은 주기적인 복통     없이 복부팽만이 나타나며 가스 배출과 설사를 계속하는 것이 특징이다. 장관의 운동이 마비되면서 발생되는데, 장 이외의 기관에서 발병하는 질병으로 인해 영향을 받게 된다. 위 또는 십이지장 궤양의 천공 등으로 급성 복막염이 생긴 경우, 급성 췌장염이나 담낭염 등으로 복막에 심한 자극이 생긴 경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기계적 장폐색증은 주로 개복수술 후에 장의 유착이 생긴 경우, 대장암 등으로 장관이 막힌 경우, 탈장이 심하고 오래되어 장관이 막힌 경우 등에 발생된다. 

장이 유착되면서 좁아진 부위로 음식물을 밀어내기 위해 장운동이 늘어나 일정한 주기마다 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막힌 부위가 어디인지에 따라 증상에 차이가 있는데, 음식이나 체액, 소화액, 가스 등이 차면서 복부가 팽팽해지고, 구토가 발생되기도 한다. 

수분만 내려가게 되면서 소량의 물 설사를 하거나 대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기계적 장폐색증이 지속될 경우 소화 흡수가 잘되지 않아 수분과 전해질의 불균형이 일어나면서 탈수나 빈맥, 저혈압이 나타나기도 한다. 

장벽이 장시간 팽창되면 혈액 순환 장애에 의해 장벽이 손상되며, 장내 세균과 유해물질이 혈액으로 스며들어 패혈증을 유발하고, 장 천공에 의해 복막염이 발생되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으로 장폐색증 구별‧치료해야 

장폐색증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계적 장폐색증과 마비성 장폐색증을 구분하는 것이다. 만약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과거에 복강 내 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복부에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장이 유착되는 기계적 장폐색증을 의심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단순 복부방사선촬영으로 진단을 하는데, 이때 진단되지 않을 때에는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를 시행한다. 과거에는 바륨 조영술이 시행되기도 했지만, 천공이 있는 경우 복강으로 유출되면 복막염을 일으킬 수 있고, 바륨 성분이 수술 중 봉합을 어렵게 하고 상처 치유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이기명 교수는 “단순 복부촬영을 했을 때 폐쇄 부위 위쪽으로 공기가 몰려 있고, 아래쪽은 공기가 보이지 않을 경우 기계적 폐색을 진단할 수 있다”며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복부컴퓨터단층촬영(CT)이 도움 되며, 장폐색 여부뿐만 아니라 원인 진단에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기계적 장폐색증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마비성 장폐색증은 대부분 수액요법이나 약물요법으로 치료한다. 수액요법은 금식을 하면서 수분이나 전해질, 영양분을 공급하는 치료다. 장폐색 환자의 경우 수분과 전해질 흡수 장애뿐만 아니라 팽창된 장 내부로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혈관을 통해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심한 탈수와 저혈압을 동반할 수 있다. 

기계적 장폐색증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로는 감압법이 있다. 감압법은 코를 통해 위장까지 기다란 관을 삽입해 2~3일 정도 가스와 장 내용물을 흡인하는 치료다. 감압은 폐색 병변 상부에 막힌 장의 내용물을 배출 시켜 팽창된 부위의 압력을 감소시킨다.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고, 장벽 손상을 방지해 장에 구멍이 생기거나 패혈증이 발생하는 걸 예방한다. 감압법 시행 후 환자에 맞는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다만 장이 서로 꼬인 상태라면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기 때문에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장폐색증 치료에 있어 복강경 수술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어 다양한 방법으로 장폐색증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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