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이야기] 9.무대공포증과 발표불안 한약
[김대복 박사의 한방이야기] 9.무대공포증과 발표불안 한약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19.12.10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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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시대다. 발표나 보고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발표불안과 무대공포증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한의학 관점에서 풀이한다. <편집자 주>

“시선을 받으면 불안하다.” 무대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의 공통적인 하소연이다. 이들은 공적인 무대에 서면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불안해한다. 무대공포, 발표불안, 면접불안 등의 긴장은 시선과도 관련 있다. 프랑스 사상가인 장 폴 샤르트르는 ‘타인의 눈은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다. 사람은 타인의 평가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타인의 주관에 따라, 타인의 사고에 따라, 타인의 감정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평생을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받고 산다.

발표는 타인에 의해 평가되는 대표적인 상징이다. 프레젠테이션이나 보고 또는 발표하는 사람은 관객의 주목을 받는다, 10명의 청중이라면 20개의 눈이, 100명의 청중이라면 200개의 눈이 그에게 집중된다. 발표자나 면접에 임한 수험생은 평가자의 집중된 시선에 당황할 수 있다. 취업 여부가 결정되는 면접, 일의 성패가 갈린 프레젠테이션 등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경우 발표자는 막강한 권력자인 평가자 시선에 무척 예민하게 된다. 한두 명이라도 우호적이지 않은 눈빛을 보이면 부정적인 자아가 싹틀 수 있다. “아, 오늘은 망쳤는데, 잘 안 되겠네” 등의 혼잣말을 생각한다. 이처럼 열패감에 빠지면 가벼운 부담이 심한 긴장으로 바뀐다. 이 상황이 멈추지 않으면 긴장은 불안으로, 불안은 공포로 확산된다. 발표자는 쏘아보는 듯한 평가자들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손발 떨림과 음성불안, 눈의 허공 응시 등 불안 중세가 표면화 된다.

이 같은 무대공포, 발표불안은 완벽주의 성향 사람에게 많다. 완벽주의자는 자신에 대해 관대하지 않은 편이다. 작은 실수에 대해 ‘그럴 수 있다’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지극히 연연해한다. 타인의 눈도 크게 의식한다. 사소한 실패를 곱씹고, 비슷한 실수를 하면 더욱 부정적 강화를 한다. 또 “실수하는 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타인의 눈에 부정적으로 비칠 것을 염려한다.

그렇기에 꼭 성공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그 만큼 부담이 더 커진다. 이 같은 메커니즘으로 발표불안, 면접불안, 시험공포 등이 있는 사람은 부정적 자아, 불안의 악순환에 고통 받을 수 있다.

대인공포의 일종인 발표불안, 면접불안 등의 치료법은 인지강화훈련, 명상법, 노출법 등 다양하다. 여러 방법은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그렇기에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약물을 찾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하는 약물을 처방받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원래 발표불안이나 긴장 해소용이 아닌 약물이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발표불안을 뇌나 자율신경의 문제는 물론이고 몸의 변화로 파악한다. 한방에서 보는 발표불안의 3대 원인은 심열(心熱), 담음(痰飮), 혈허(血虛)이다. 이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보해주는 천문동, 맥문동 등은 심한 긴장과 불안 해소에 효과적이다.

특히 천왕보심단 등의 기존 탕약의 장점을 수용해 지나치게 활성화된 교감신경을 제어하고, 부교감 신경을 극대화하는 대복탕은 심신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 대복탕은 보통 1~3개월 복용한다. 또 면접이나 발표가 눈앞에 닥친 경우는 알약인 대복환을 5일 정도 복용하면 좋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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