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칼럼] 老風과 제3성장기
[심천칼럼] 老風과 제3성장기
  • 관리자
  • 승인 2006.08.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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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이론에 따르면 흔히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조직의 수명은 제1성장기부터 제2, 제3, 제4, 제5성장기로 이행하며 이어진다.

 

제1성장기는 창업자가 주먹구구식으로 관리 운영하는 시기이고, 제2성장기는 중앙집권적으로 조직을 관리 운영하는 시기며, 제3의 성장기는 각 사업부에 책임을 넘겨주는 분권화된 시스템으로 조직을 관리 운영하는 시기이다.


그런 기준으로 우리나라 사회를 성장기별로 구분한다면, 보기에 따라 다를 수도 있으나 박정희 정권까지를 제1성장기, 지금의 노 정권 때까지를 제2성장기, 그리고 지방분권화가 보다 심화되는 앞으로의 시기를 제3성장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역사가 오래된 조직은 대개 변화하지 않고 기존구조 그대로 계속 유지하려는 관성의 영향을 받는다. 계속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여 변화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제2성장기에서 제3성장기로 이행할 때가 특히 그런 경우가 많다.

 

이것은 물론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기피하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하는 얘기다. 사회로 치면 그런 세력이 보수 세력이다. 젊은 세대보다 노년세대가 그런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려는 습성’을 긍정적인 방향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치밀하지 못한 섣부른 변화는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그러니 노년 세대가 건강하게 제동을 걸고, 변화의 타당성을 공론화시켜서 보다 치밀하게 다음단계로 사회를 이행시켜가도록 영향을 미치는 것도 좋다는 얘기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듯이 이런 제동과 문제의식을 대비하여 보다 철저히 설계하고 실효성이 있게 변화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 노년세대가 지자체장, 지자체의회의원으로 대거 진출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제3의성장기로 이행하기 위한 안전장치로서 말이다. 노년세대의 입장을 대변하는 지자체정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오늘날의 노년시대는 죽음을 대비하는 시기가 아니라 사람의 일생에서 볼 때 또 한 번의 성장기, 즉 제3성장기가 아닌가.


예측한 대로 이번에도 고령층의 투표율은 높았다. 젊은층의 투표율도 의외로 높게 나타났으나 결국 이번 선거의 승리자는 투표를 많이 한 노년세대다.

 

자치단체장은 물론이고, 지자체의회의원으로도 상당수가 진출하게 됐으니 하는 말이다. 열린우리당은 비례대표 2번에 노년세대를 배정하기도 했고, 한나라당도 나름대로 노년세대를 배려하고 다음 선거를 기약했으니 그것도 노년세대의 승리다.


앞으로도 이런 선거 판세는 계속될 것이다. 내년 대선, 그리고 그 뒤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노년세대의 투표율은 높아지면 높아졌지 떨어지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우리 사회가 지금 제3의 성장기를 지나고 있는 듯해서 가져보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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