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빈 대한노인회 강원 강릉시지회장 “시에서 노인회 적극 협조…새 종합복지관 수탁·운영 예정”
심재빈 대한노인회 강원 강릉시지회장 “시에서 노인회 적극 협조…새 종합복지관 수탁·운영 예정”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9.12.20 13:49
  • 호수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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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1800명에게 일자리 제공… 유적지·바닷가 안전·환경정화 일 많아
재능나눔·자원봉사활동 두각… 전국대회 장관 표창, 중앙회장상도 받아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강원도 강릉시 강경로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강원 강릉시지회. 노인종합복지관 1층에 위치한 사무실이 내년도 일자리 신청을 하는 어르신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심재빈 강릉시지회장은 “올해 1800개 일자리를 지원했다”며 “내년에는 타 지회에서 하지 않는 바닷가 환경정화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월 13일, 심재빈 강릉시지회장을 만나 노인일자리 규모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심 지회장은 2018년 11월 취임했다. 

-2000개 가까운 노인일자리를 마련했다. 어떤 일자리들인가.

“노인·복지·아동 시설에 대한 안전, 청소 같은 사회서비스형, 전봇대 유해 전단지를 떼어내거나 문화재 주변을 청소하는 공익형이 주류를 이룬다.”

심 지회장은 이어 “경로당 급식도우미, 치매상담, 말벗 같은 노노케어도 한다”며 “공익형은 27만원을 받고 사회서비스는 최고 83만원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일자리 경쟁률이 높겠다.

“참여한 어르신들이 또 하고 싶어 한다. 마음 같아서는 다 해드리고 싶지만 일자리가 한정돼 그러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내년 신규 참여자에 한해 가산점을 부여하기도 한다.”

-강릉시지회만의 특별한 일자리라면.

“바닷가지킴이를 새로 개발했다. 강릉 안인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인데 부근의 바닷가 환경정화 일을 맡게 된다. 한전과의 계약에 의해 어르신 50명이 투입되며 이분들은 60만원을 받는다.”

심 지회장은 “홀몸어르신에게 전화로 안부확인하고 도시락배달도 해주고 앰뷸런스까지는 아니지만 구급약을 갖춘 긴급출동차량 관리 등을 내년부터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재능나눔활동도 포함된 건가.

“그렇다. 올해 450명이 문화예술활동과 안전활동에 참여했다. 재능나눔의 경우는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노인재능나눔활동지원사업 성과보고대회에서 기관 표창(국회보건복지위원장상)을 받았다.”

심 지회장은 “노인자원봉사클럽도 15개나 되며 전국자원봉사대회에서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고 중앙회 주최 대회에서 대한노인회장상도 받았다”고 말했다.  

심재빈 강릉시지회장(앞줄 가운데)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앞줄 오른쪽 끝이 이종학 사무국장.
심재빈 강릉시지회장(앞줄 가운데)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앞줄 오른쪽 끝이 이종학 사무국장.

-강릉시는 어떤 도시인가.

“산과 바다, 호수가 어우러져 있어 어디든 가고 싶은 곳을 20여분 내에 갈 수 있다. 미세먼지가 없을 정도로 청정지역이다. 그래서인지 100세 어르신이 전체 시민(21만3000여명) 중 100명이 넘는다. 동계올림픽 이후 인구가 조금씩 늘고 있으며 노인은 4만3000여명이다. 강원도 문화재의 70%가 강릉에 존재해 볼 곳이 풍부하다. 경포대를 비롯해 서원, 유명사찰이 많다.”

-강원도 산불 피해가 많았는데 강릉은 괜찮았는지.

“지난 4월 4일, 옥계 산불 때 우리 회원 33명이 재해를 입었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한 이종학 사무국장이 “회장님의 요청으로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경로당마다 십시일반 성금(1400만원)을 모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임기 1년을 막 넘겼다. 소회는.

“경로당 회장, 노인대학장 고문을 맡아 지회장이 어떤 일을 하는지 옆에서 보고 감지는 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일을 하면서 부딪치는 일도 생기더라. 우리는 21개 분회, 304개 경로당을 두었고 회원은 1만4000여명이다. 가장 급한 건 경로당 회장에 대한 처우개선이다. 그분들에 대한 활동비 지급은 법 조항에 걸려 안 된다고 한다. 특히 우리는 경로당 수도 많아 더 힘들겠지만 김한근 강릉시장에게 기회가 닿는 대로 협조를 구하고 있다.” 

-분회장에 대한 대우는.

“경로당이 40개를 넘는 분회도 있고 경로당이 4개인 곳도 있다. 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전화비(월 5만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분회장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 같다.

“맞는 말이다. 경로당활성화는 직원도 노력해야겠지만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들이 얼마나 협조·적극적인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시에서 신경을 많이 쓰나보다.

“강릉시장께서 노인회에 협조적이다. 오늘도 복지관 행사에 참석하신 뒤 지회를 방문했다. 노인 행사에는 꼭 참석하시고 시 주관 행사에선 시장과 시의회 의장과 함께 메인테이블에 자리를 마련하며 ‘시에서 제일 어른은 노인회장’이라고 소개하곤 한다.”

이어 “기업에서도 노인회에 도움을 많이 준다”며 “1박 2일 대관령 숲 힐링 체험에 무료 초청도 받고 올해 처음 열린 강릉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 구경도 많이 했다”며 웃었다.  

심재빈 지회장은 강릉에서 나고 컸다. 경희대 법학과,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경동대 교수를 역임했다. 강릉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공동위원장, 솔향노인복지대학원 원장을 지냈다.

-교수 생활을 오래 했다.

“일반기업에 있으면서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마쳤다. 관동대학 강사로 출발해 속초에 있는 경동대에서 정년퇴임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을 주는 복지행정을 가르쳤는데 학과 초기부터 주·야간 450명이 수강할 정도로 관심이 컸다. 영동의 복지 체계와 정책 수립 과정에 직·간접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노인대학장을 8년 했다고.

“경로당 회장을 겸해서 했다. 지회의 노인대학이 졸업도 입학도 없이 해오다가 제가 맡으면서 시와 상의해 2년제를 정착시켰다. 그럼에도 다니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 3년제로 늘려 합창, 민요, 기공체조 등 동아리까지 포함해 총 4개 학년을 운영했다. 노인대학 수료자 중 배움의 열정을 이어가는 30여명을 대상으로 개인적으로 운영해오는 게 솔향노인복지대학원이다.”    

-복지학자로서 보는 작금의 복지정책은.

“빈부 격차가 심한 우리나라는 보편적 복지보다는 선별적 맞춤형복지가 적합하다고 본다. 선거를 앞둔 선심성 현금 지급은 과다복지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노인도 중요하지만 국가 미래를 짊어질 청년에 대한 복지가 더 시급하지 않을까. 그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기반 중 가장 중요한 주택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보다시피 노인종합복지관에 세 들어 지내고 있다. 사무실 공간이 부족해 직원 중 일부는 복지관 밖 가건물에서 근무한다. 조만간 시에서 남부종합복지관을 완공하면 지회가 들어가서 복지관을 수탁·운영할 예정이다.”

심재빈 강릉시지회장은 인터뷰 끝에 “직원 처우 개선과 관련해 중앙회에서 표준화된 매뉴얼을 만들어 내려 보낸다면 당장은 실현이 어렵더라도 지자체가 그 선에 맞추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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