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한수 대한노인회 전북 진안군지회장 “‘지회’ 대신 ‘노인회’라 불러… 군청과 더 친밀”
안한수 대한노인회 전북 진안군지회장 “‘지회’ 대신 ‘노인회’라 불러… 군청과 더 친밀”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1.03 14:56
  • 호수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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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문화·건강 증진 위한 복합복지센터 준비…청년도 이용하게  

거동 불편한 노인 대상 ‘찾아가는 노인대학’ 반응 좋아…  면 단위서 운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전북 진안군지회만의 독특한 사업 중 ‘찾아가는 노인대학’이 있다. 이는 면 단위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 대상으로 노인대학을 운영하는 것이다. 안한수(80) 진안군지회장은 “거리가 멀어 지회의 노인대학까지 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우리가 찾아가는 노인대학을 만들었다”며 “올해는 부귀면에서 열어 45명이 수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노인대학을 운영하기 위해 군 지원을 받아 교무부장을 따로 채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안 지회장은 2018년 4월, 취임했다. 지난해 12월 말, 진안군 관산로에 위치한 지회에서 만나 지회 운영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찾아가는 노인대학’의 취지가 좋다.

“학생 중에는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분이 계셨다. 한 해 운영해본 결과 그 분들에게 평생 추억이 될 만한 보람된 시간을 제공한 것 같다. 진안에는 학생들 통학을 돕는 버스가 있다. 등교 후 남는 시간에 버스를 이용해 어르신들을 태워 군에 있는 작은 영화관에서 영화도 보여드리고 식사도 대접했더니 평생 그런 후한 대접이 처음이라며 너무나 행복해 하더라. 평생 영화관도 못 가본 분이 계셨다.”

‘찾아가는 노인대학’에서 어떤 교육을 하는가 묻자 인터뷰 자리에 배석한 김종구 교무부장은 “교양, 노인건강, 레크레이션, 만들기 체험, 현장 교육 등으로 이뤄져 있다. 지회 부설 노인대학은 지회 건물 2층 강당에서 열리며 올해 65명이 수료했다”고 대답했다.

-취임 이후 어떤 일에 역점을 뒀는지.

“선거 공약이 사무능력 향상, 일할 수 있는 환경조성 그리고 경로당 회장 등 노인지도자들의 역량강화였다. 열심히 했지만 아직 멀었다.”

안 지회장이 오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군 지원의 대폭 증가이다. 지회 운영비가 두 배나 늘어난 것이다. 그로 인한 성과가 지회 안팎으로 눈에 띄게 나타났다. 우선 문화탐방을 처음 실시했다. 관광버스를 대절해 경남 사천, 전남 여수 등지로 관광을 다녀오자 경로당 회장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타 지회에선 연중 행사로 하지만 그간 예산 부족으로 하지 못했던 것이다.

안한수 진안군지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이진용 센터장, 한 사람 건너 안 지회장, 박정근 사무국장, 김종구 교무부장.
안한수 진안군지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이진용 센터장, 한 사람 건너 안 지회장, 박정근 사무국장, 김종구 교무부장.

사무실 재정비도 그 중 하나다. 천정 석면을 벗겨내고 낡은 캐비닛을 없애는 대신 붙박이장을 만들었다. 묵혀뒀던 서류들을 정리해 따로 서고에 보관하자 여유 공간이 생겨 지회장실도 마련했다. 전임 지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지냈다. 안 지회장은 “벽면의 칠은 직원들이 다 했다”고 직원의 노고를 추켜세웠다.    

외적인 변화와 함께 내적인 변화도 컸다. 진안군지회는 지회장, 분회장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는다. ‘노인회장’으로 통일된다. 즉 진안군지회가 아니라 ‘진안군 노인회’, 진안읍 분회가 아니라 ‘진안읍 노인회’이다.  

안 지회장은 “제 명함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지회라는 명칭 대신 노인회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노인회란 명칭을 쓰는 단체가 앞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하기 위한 취지도 있고 또 대한노인회 정관에도 행정 단위를 앞에 붙여서 ‘000 노인회’라고 부르도록 돼 있다”며 “전북연합회로부터 승인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산 지원 측면이 더 크다. 자자체로부터 100% 예산 지원을 받는 이상 지자체와의 관계를 더 밀접하게 할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안 지회장은 “진안군수께도 ‘실질적으로 군청이 하는 노인복지사업을 우리가 하는 셈이니 그에 맞게 명칭도 바꾸겠다, 그러니 예산도 좀 더 지원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분회장, 경로당 회장에 대한 대우는.

“종전에 지급하던 분회 사무장 활동비를 연 20만원에서 10만원 인상했다. 분회장이나 경로당 회장에 대한 활동비는 없지만 분회마다 연 600~90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진안군지회는 11개 읍·면 분회, 327개 경로당이 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8500여명이다. 진안군민은 2만6000여명으로 34%가 노인이다. 진안군지회는 2018년 경로당활성화 최우수기관 상을 수상했다. 노인민간취업분야 우수지회이기도 하다. 취업 우수기관(2018년), 취업왕(2019년)의 영예를 안았다. 

-경로당활성화를 소개해 달라.

“경로당 맞춤형 노인건강체조를 실행 중이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아 느린 템포로 운동을 한다. 프로그램 강사 6명이 보건소와 연계해 치매예방 관련 프로그램을 3년 전부터 해오고 있다.”

-2019년 취업왕이 탄생했다.

“취업지원센터장이 혼자 목표량의 415%를 달성했다. 아주 열심히 한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이진용 센터장은 “국가 지원의 일자리안정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의 일자리가 무얼까 고민하다 배추나 파를 다듬는 농업형 일자리를 개발했다”며 “2019년 35가구 158명이 3월부터 11월까지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어떤 분은 500만원 이상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안한수 진안군지회장은 진안 출신으로 진안군청과 전북도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다. 도 사회복지과장, 군 내무과장, 진안군수질관리위원회 위원장, 진안군 행정동우회장 등을 지냈다.

-공무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개발계장할 당시 진안의 도로가 집 벽체까지 8m도 안됐다. 한 해에 146동을 뜯어내 현재의 도로처럼 넓혔다. 과거 ‘장옥’ 형태로 비가림만 돼 있던 진안 시장을 산업과장 때 콘크리트로 잘 지어놓았다. 용담댐 건설 당시 1만2000여명 이주민의 영농보상을 유리한 쪽으로 해주었다. 그 일로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는 말도 들었다(웃음).”

-노인회와 인연은.

“퇴임 후 행정동우회장 등을 하며 여러 사회단체에 관여했다. 전임 지회장의 임기가 끝나 주위의 권유로 선거에 나섰다. 분회장들이 대의원으로 나선 선거에서 압승했다.”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일은.

“노인일자리와 노인문화·건강을 위한 종합복지센터를 완공하는 일이다. 노인들이 집에만 있으면 병원 밖에 갈일이 없다. 총 사업비 40억원 중 군비 5억원, 도비 5억원, 노인복지기금 10억원 등 20억원이 확정됐고 군비 20억원이 보태진다. 연건평 300평 규모로 1층엔 노인일자리지원센터, 2층 바둑·장기, 당구, 휴게실 등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 3층은 강당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청년층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노인과 소통의 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안한수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진안고원’이라고 불릴 만큼 지대가 높고 일교차가 커 농작물, 과일 등이 당도가 높고 맛이 좋은 지역”이라며 “진안의 노인들이 행복해질 때까지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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