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알고 있는 민간요법, 속 쓰릴 때 우유 마시면 잠시 괜찮았다 속 더 쓰려
잘못 알고 있는 민간요법, 속 쓰릴 때 우유 마시면 잠시 괜찮았다 속 더 쓰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0.01.10 15:33
  • 호수 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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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에 소주 부었다간 통증 심화… 굵은 소금으로 양치하면 치아 손상 

멍든 곳 날달걀 마사지 효과 없어…무좀에 식초 바르면 가려움증 악화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민간요법이란 말 그대로 조상들의 오랜 경험과 지혜를 통해서 민간에서 흔히 사용되는 질병 치료법을 말한다. 민간요법 중에서는 근거가 있고 확실히 효과가 있는 치료법이 간혹 있지만 대개는 잘못된 지식으로 오히려 상황을 더 나쁘게 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정설처럼 믿고 있으나 오히려 병이나 상처를 더 키울 수 있는 민간요법에 대해 알아본다.

◇화상을 입었을 땐 소주로 소독한다?

화상 부위에 소주를 부으면 오히려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부종과 통증이 더 심해지므로 삼가야 한다. 화상을 입었다면 즉시 생리식염수나 흐르는 수돗물에 화상 부위를 식혀 상처를 최소화해야 하며 청결한 거즈로 화상 부위를 덮어 2차 감염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끓는 물이나 뜨거운 음식, 다리미 등으로 인해 화상을 입었다면 환부에 차가운 얼음을 갖다 대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화상 부위를 차갑게 해서 통증을 줄이는 건 좋을 수 있으나 얼음이 환부에 직접 닿으면 냉기가 혈관을 수축시키면서 피부조직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얼음을 수건에 감싼 상태로 찜질하는 것이 좋다.

속이 쓰릴 때 우유를 마시면 우유 속 단백질 성분인 카제인과 칼슘 성분을 소화시키기 위해 위산 분비가 촉진돼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속이 더 쓰릴 수 있다.
속이 쓰릴 때 우유를 마시면 우유 속 단백질 성분인 카제인과 칼슘 성분을 소화시키기 위해 위산 분비가 촉진돼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속이 더 쓰릴 수 있다.

◇속이 쓰릴 땐 우유를 마셔야 된다?

약 알칼리성인 우유는 산성인 소화약과 만나면 중화작용을 해 일시적으로 속 쓰림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속이 더 쓰릴 수 있다. 우유 속 단백질 성분인 카제인과 칼슘 성분을 소화시키기 위해 위산 분비가 더 촉진되기 때문이다. 특히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있는 사람은 궤양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완전히 낫기 전까지는 우유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속 쓰림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단호박, 호박, 당근 등의 채소들이 효과적이다. 항산화 비타민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위의 점막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멍이 들었을 땐 날달걀로 마사지를?

멍이 들었을 때 달걀을 문지르며 마사지를 해봤던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차가운 달걀로 멍든 부위를 살살 문지르면 멍이 금방 사라진다는 민간요법은 정설로 자리 잡았을 만큼 유명하다. 사실은 이 민간요법도 멍을 푸는 데는 효과가 없다. 날달걀로 멍든 부위를 문지르면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응고된 피를 풀어줄 수는 있지만 피부 조직에 자극을 주어 오히려 멍이 더 커지는 역효과를 초래한다.

◇소금물 양치하면 치아가 튼튼해진다?

소금물로 양치를 하면 소금의 살균 기능으로 소독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입자가 굵은 소금으로 이를 닦거나 고농도 소금물로 양치하면 잇몸과 치아가 오히려 손상될 수 있다. 

소금은 치약으로 양치질한 후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하루에 한 번 죽염이나 입자가 고운 소금을 손가락에 묻혀 마사지하거나, 저농도 소금물로 입을 헹구는 정도가 적당하다.

◇생선 가시가 목에 걸리면 밥 한 숟가락 먹어라? 

생선을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밥 한 숟가락을 삼키는 것이 가시가 쉽게 빠지는 방법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생선 가시가 밥과 함께 식도로 내려가면 식도에 상처를 내고, 이는 염증을 발생시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생선 가시를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러 질병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목에 걸리면 재빨리 가까운 병원이나 응급실을 찾아가 가시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무좀 치료엔 식초가 제격이다?

무좀에 식초를 바르면 증상이 완화된다고 믿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피부의 각질이 벗겨지면서 일시적으로 가려운 증상이 사라질 수는 있지만 피부의 각질층이 사라지면 피부 속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고, 쉽게 건조해져 결국 가려움증을 악화시키게 된다. 또한 무좀에 식초를 반복적으로 바르게 되면 강한 산 성분이 피부에 화상을 입혀 세균에 감염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무좀에는 피부과에서 항진균제를 처방받아 바르는 것이 좋으며, 그래도 차도가 없을 때에는 먹는 항진균제를 처방받으면 대개 좋아진다. 평소에는 샤워 후 깨끗한 수건으로 발가락 사이의 물기를 꼼꼼히 제거해야 하며, 습기가 찬 구두는 삼가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신발에 항진균 효과가 있는 스프레이를 뿌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벌에 쏘였을 땐 된장 바르면 낫는다?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지만, 벌에 쏘이면 된장을 바르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벌에 쏘인 곳에 된장을 바르면 순간적으로 가려운 증상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된장에는 소금이 많이 들어 있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고,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벌에 쏘였을 때에는 먼저 신용카드 등 얇고 딱딱한 물건으로 벌침을 밀어서 빼줘야 한다. 쏘인 곳이 붓고 통증이 있다면 된장을 발라 환부를 악화시키기 보다는 냉찜질을 해주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줘야 한다.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쏘인 후 15분 이내에 쇼크 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지혈대를 감아 벌독이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막고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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