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의 증상과 치료, 면역력 약화 땐 대상포진 ‘불쑥’…백신 주사로 예방을
대상포진의 증상과 치료, 면역력 약화 땐 대상포진 ‘불쑥’…백신 주사로 예방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1.17 14:15
  • 호수 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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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신경을 따라 퍼지기 때문에 척추를 중심으로 한쪽에만 띠 모양으로 물집이 잡힌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신경을 따라 퍼지기 때문에 척추를 중심으로 한쪽에만 띠 모양으로 물집이 잡힌다.

어릴적 수두 앓은 경우 잠자던 바이러스 살아나… 50대 이상이 63%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 물집 사라진 뒤에도 신경통 나타나 고통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최모(70) 어르신은 처음에 감기 증상이 나타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몸살처럼 열이 나고 으슬으슬 추워 감기약을 사다 복용했는데, 며칠 지나자 한쪽 옆구리에 띠 모양의 물집이 생기면서 바늘로 콕콕 쑤시는 것 같은 극심한 통증까지 발생됐다. 병원을 찾은 최 씨는 대상포진 진단을 받고 치료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가 다시 활성화해 발생되는 질병이다. 어린 시절 수두를 앓은 경우 바이러스가 감각 신경절에 침투해 잠복 상태로 있다가 신경을 타고 올라온다. 잠복한 수두바이러스를 깨어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면역력의 약화인데,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대상포진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4~2018년 건강보험 자료 가운데 대상포진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 받은 환자 수는 2014년 약 64만명에서 2018년 72만명으로 12%가량 늘어났다. 50대 이상 진료 인원이 전체의 63%를 차지했으며, 그중 50대 환자 수가 17만7000명으로 가장 많아 전체의 24.5%를 차지했다. 

조정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50대 이후 환자가 많은 것은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체력이 떨어지고, 암이나 당뇨 같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만성질환 환자가 늘어나면서 대상포진 환자도 같이 증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발견 즉시 치료 받아야 통증 줄어들어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은 두통, 발열, 식욕부진 등 감기‧몸살과 유사하다. 그러나 조금 시간이 지나면 피부에 물집이 잡히고 통증이 발생된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신경을 따라 퍼지기 때문에 척추를 중심으로 한쪽에만 띠 모양으로 물집이 잡힌다. 또 감각신경과 운동신경 중 주로 감각신경에 침범한다. 물집은 어디에나 생길 수 있지만, 가슴이나 배, 얼굴에 가장 많이 생긴다. 

대상포진은 그 자체로도 통증이 심하지만, 치료 후 발생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들은 피부병변이 있던 자리가 따갑고 저리며, 불에 덴듯한 심한 통증 때문에 밤낮없이 고생하게 된다. 옷에 닿기만 해도 쓰라리고, 바람만 불어도 통증을 느끼는 환자도 많다. 또 너무 아파서 불면증이 생기거나 우울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신경통이 나타나는 이유는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피부 표면에 수포를 만들 때 신경관을 타고 올라오는데 이 때 신경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가 늦어질수록, 수포의 범위가 넓을수록, 대상포진을 앓을 때 통증이 심했던 경우일수록 신경통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60대 대상포진 환자의 60% 이상, 70대 대상포진 환자의 75%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다고 알려졌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고재철 교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만성화되면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진료받을 것을 권한다”며 “만성화되었더라도 여러 치료 방법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예방접종으로 발생 빈도‧신경통 줄여야

치료는 약물치료와 신경 치료 같은 수술 치료로 나눈다. 약물은 항경련제와 항우울제 등을 사용하는데 신경통이 나타날 확률을 낮춰주고 통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을 일시적으로 차단해 통증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신경 주위의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혀 통증의 재발을 막는 신경차단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척수자극술을 쓰기도 한다. 경막외강(척수를 둘러싼 세 겹의 막 중 가장 바깥쪽 막인 경막의 바깥쪽 공간)에 실 같이 가는 전선을 삽입해 전기 자극을 주는 시술이다. 전기 자극이 통증을 억제하는 신경 회로를 활성화해 통증을 줄여준다.

다만 치료 시작이 늦거나 고령 환자인 경우, 암이 있는 경우에는 주사 치료 후에도 통증이 계속될 수 있다. 통증이 지속되는 상태는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에서 1년 정도이며 때에 따라서는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또 대상포진은 전염성이 약하지만, 대상포진 환자로부터 수두가 전염될 수 있고, 일부 파종대상포진은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경희의료원 피부과 신민경 교수는 “대상포진 발생 시작 후 7일까지는 물집이나 고름으로 바이러스가 옮겨질 수 있기 때문에 대상포진 환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60세 이상이고, 만성질환이 있다면 미리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 백신 효과는 매우 뛰어난 편이다. 대상포진을 앓은 적이 없는 노인 3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3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백신 접종 그룹에서 대상포진 발생 빈도가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백신을 투여받은 사람은 대상포진을 앓아도 증상이 약했으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도 최대 73% 줄어들었다. 

대상포진 백신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생 1회 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대상포진 예방접종 가격은 15~20만원으로 다른 접종에 비해 비싼 편에 속한다. 지역‧병원‧백신 종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어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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