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광주연합회 ‘수사랑행복나눔봉사단’… “꽃 자수에 따듯한 사랑 담아 전해요”
대한노인회 광주연합회 ‘수사랑행복나눔봉사단’… “꽃 자수에 따듯한 사랑 담아 전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1.17 14:18
  • 호수 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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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광주연합회 수사랑행복나눔봉사단 회원들이 요양원, 노인복지시설 등지에 전달할 자신들의 생활자수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노인회 광주연합회 수사랑행복나눔봉사단 회원들이 요양원, 노인복지시설 등지에 전달할 자신들의 생활자수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취미로 수놓던 60~65세 여성 15명, 1년 전부터 봉사 

배냇저고리·두건에 수놓아 미혼모, 암환자 등에 전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누군가 기뻐할 것을 생각하면 저도 기쁘다.”

지난 1월 6일, 광주시 남구 제중로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광주연합회 회관 건물 1층. 노란색 자원봉사 조끼를 입고 수를 놓는 하은숙 회원(62·남구 노대동)의 말이다. 

하 회원은 광주연합회 소속의 수사랑행복나눔봉사단(이하 ‘수사랑’)의 회원으로  이날 회원들과 함께 3시간여 두건과 스카프, 양말 등에 꽃과 동물을 수놓았다. 

하 회원은 “우리가 공 들여 완성한 두건이나 스카프 등을 병원, 요양원에 계신 분들에게 전달한다”며 “그분들이 예쁜 생활자수를 보고 좋아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우리도 즐겁고 자수를 취미로 잘 선택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수사랑’은 2019년 3월, 교사, 공무원 출신의 60~65세 여성 13~15명이 결성했다. 조선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생활자수를 배우면서 알게 된 사이로 광주연합회의 제안을 받고 나눔의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이정철 광주연합회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장은 “연합회에 총 102개 클럽, 1800여명이 봉사를 하고 있으며 ‘수사랑’은 그 가운데 6개의 행복나눔봉사단 중 하나”라며 “회원들이 만든 생활자수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정성껏 만들어야 해  받은 이들로선 그 어떤 선물보다도 각별하고 따듯한 사랑이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는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2018년부터 노력봉사활동 차원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자원봉사활동인 ‘수사랑’ 같은 행복나눔봉사단을 만들어 전국에 확산 중이다. 

‘수사랑’ 단장을 맡고 있는 이금옥 단장(광주시 광천동)은 자수 경력 10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국회의사당, 인사동 문화의 거리 등에서 열린 야생화 자수전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 단장은 “회원 대부분이 조기 퇴직 후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 취미로 자수를 배우게 됐고 봉사활동을 계기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해 만족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자수는 전통적인 동양자수와는 다르다. 천이나 옷, 이불 등에 꽃과 동물, 만화영화캐릭터를 수놓은 것으로 나만의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현대적인 감각을 느끼게 한다.

도안은 전문화가의 도움을 받거나 각자 재량껏 그려 넣는다. 

회원들은 집에서 할당량을 완성한 후 격주마다 광주연합회 강당에서 만나 작품을 전달할 곳을 논의하거나 자수를 놓는다.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가는 관계로 결과물은 많지 않다. 스카프, 손수건 등은 1~2시간 걸리지만 이불처럼 큰 작품은 여러 날이 소요되기도 한다. 지난 해 경우 스카프 80개, 두건 50개, 양말 100개, 배냇저고리 50개 등을 만들었다. 배냇저고리는 다문화가정의 산모나 미혼모시설에, 스카프와 손수건은 요양원과 노인복지시설에, 두건은 항암치료 투병환자에게 전달된다. 양말은 올해부터 아동보호센터에 전달할 예정이다. 

‘수사랑’은 회원끼리의 우애와 배려도 남다르다. 봉사단의 맏언니는 매번 활동 때마다 집에서 만든 수제 요거트를 챙겨오고 텃밭을 경작하는 회원은 농산물을 가져와 나누어주기도 한다. 

이금옥 단장은 “시력이나 관절이 안 좋아 수놓는 걸 힘들어 하는 회원도 완성된 작품을 보면 한순간에 고통을 잊고 생활자수에 스스로 행복해하고 봉사에 성취감을 느낀다”며 “올해는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선물을 드릴 수 있도록 회원들이 열심히 작품을 만들 계획”이라며 활짝 웃었다. 

오병채 대한노인회 광주연합회장은 “‘수사랑’은 취미생활도 즐기면서 동시에 남도 행복하게 해주는 봉사클럽”이라며 “소외된 분들에게 예쁜 생활자수로 표현된 따듯한 사랑은 위로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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