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경기도 등 이동상담소 어르신 고민에 더 가까이
서울시‧경기도 등 이동상담소 어르신 고민에 더 가까이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2.21 13:26
  • 호수 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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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경기가 노인상담센터를 늘려나가면서 이동상담소 등 상담 형태도 다양화하며 적극적으로 고민해결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에서 운영하는 빨강상담소에서 어르신들이 상담을 받는 모습.
최근 서울, 경기가 노인상담센터를 늘려나가면서 이동상담소 등 상담 형태도 다양화하며 적극적으로 고민해결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에서 운영하는 빨강상담소에서 어르신들이 상담을 받는 모습.

서울시‧경기도 등 찾아가는 어르신 상담 활발… 놀이를 통한 집단상담도 효과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찾아가는 빨강상담소 운영하며 큰 호응

경기도 58개 노인상담센터 운영… 주치상담사 도입해 내담자 발굴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경기도에 사는 임 모(77) 어르신은 결혼 후 50년 넘게 남편의 폭언에 시달려왔다. 특히 남편이 술을 마시는 날에는 종종 손찌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농사를 지으며 자식들을 키우느라 어디에 하소연조차 하지 못했다. 노년에 들어서도 남편의 폭언과 폭행은 계속됐다. 결국 임 어르신은 지인의 도움을 받아 노인상담센터를 찾은 후에야 기나긴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임 어르신은 “보다 빨리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으면 고통이 적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노인상담센터를 서서히 늘려나가는 가운데 센터들이 이동상담소를 운영하고 직접 내담자를 발굴하는 ‘주치상담사’를  도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상담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전문상담센터가 생긴 건 2007년이다. 대전중구노인상담소가 처음 개설된 뒤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영등포구노인상담센터가 문을 열었고, 경기도가 31개 전체 시군에 상담센터를 마련하는 등 점차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노인상담센터에서는 크게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의 형태로 진행된다. 개인상담의 경우 개인의 말 못할 고민들을 편안한 환경에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내방상담, 전화상담, 온라인상담 등의 형태로 진행한다. 불면, 불안, 우울, 가족과의 갈등, 사별 후 어려움, 죽음공포, 스트레스, 치매에 대한 걱정 등 다양한 문제로 상담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같은 고민을 가진 2명 이상의 내담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집단상담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특히 노인상담센터에서는 집단상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고 있다. 영등포노인상담센터의 경우 모래놀이치료를 활용해 집단상담의 효과를 높였다. 모래놀이치료는 내담자가 모래가 들어있는 상자에 다양한 상징적 모형을 가지고 놀면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방법이다. 

영등포구노인상담센터 관계자는 “비슷한 고민을 가진 내담자들이 모래놀이를 하면서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있는데 상담 효과도 크고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보다 다양한 형태로 상담을 진행하면서 어르신 고민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먼저 대구중구노인상담소는 지난해부터 노인심리상담과 노노케어 사업을 접목한 ‘보듬이 친구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노노케어 참여어르신은 이 사업을 통해 노인심리상담기법과 놀이치료기법 등을 교육받고 방문상담사로 활동한다. 방문상담을 원하는 독거어르신에게 동년배의 방문상담사가 찾아가 심리친화적 상담을 진행한다.

대전 중구 관계자는 “보듬이 친구사업을 통해 홀로 사는 어르신의 고민을 들어주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어르신상담센터는 이동상담소인 ‘빨강상담소’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월부터 11월 매주 월‧수‧금요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등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 곳으로 직접 찾아가서 상담을 진행한다. 버스를 개조해 만든 빨간 상담소는 한 곳에 3시간가량 머물며 30여 명의 노인들의 상담을 진행한다. 이때 얼마나 우울한지(우울척도), 감정 조절이 잘 되는지(감정조절 척도) 등을 검사한 후 상담을 진행한다. 전문상담원도 있지만, 상담 경력이 있거나 교육을 통해 선발된 동년배 상담사를 활용해 내담자들이 친숙하게 이용하도록 했다. 

전남 담양군 정신건강복지센터는 경로당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이동상담실’을 운영한다. 

이를 위해 센터는 경로당을 방문해 노인 우울 선별검사, 사회적 지지 척도, 삶의 만족도 등 설문조사와 자살예방교육 및 웃음치료 등을 진행한다. 또한 검사 결과에 따라 정신과 상담이 필요한 경우는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하고,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 병원과 연계해주고 있다. 

담양군 관계자는 “경로당 정신건강 이동상담실 운영을 통해 어르신들이 스트레스와 우울감 해소하고, 정신건강을 증진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올해부터 상담 대상자를 직접 발굴‧지원하는 주치상담사를 운영한다. 경기도는 경기도노인종합상담센터를 거점으로 하여 도내 31개 시·군에 노인복지관 56개소, 하남 영락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1개소, 구리시노인상담센터 1개소 등 총 58개소에 노인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주치상담사 개념을 도입해 각 지역 내의 치매안심센터, 노인보호전문기관, 자살예방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대상자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심리상담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한 위기전문기관 연계상담과 복지정보제공, 서비스연계상담, 가정이나 기관으로 대상자를 찾아가는 방문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상담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상담 분과모임을 진행하고, SNS를 활용한 홍보 및 상담정보 내용을 개발하는 등 상담의 질을 높이고 방법을 다양화 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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