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그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백세시대 / 세상읽기] “그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3.13 13:21
  • 호수 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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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최근 한국의 방역이 세계 모범이 될 만하다고 ‘셀프 칭찬’을 늘어놓았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3월 11일 기준 한국의 확진자 수는 7755명으로 중국의 8만77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인구 대비 확진자 수는 중국을 넘는다. 결코 우리가 대응을 잘 했다고 할 수 없는 객관적 증거이다. 복지부 장관은 이전에도 코로나 감염원의 정확한 목록도 내놓지 않은 채 “감염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엉뚱한 소리를 해 빈축을 샀다. 장관은 언젠가는 그 말의 근거를 자료로 제시해야할 것이다.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폐렴의 세계 공통표기는 ‘코로나19’이다. 코로나는 바이러스가 왕관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바이러스는 폐렴을 일으킨다. 폐렴은 허파에 염증이 생겨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을 말한다. 엄창섭 고려대 의대 교수가 허파의 기능을 재밌게 풀어놓은 글이 있다. 

허파는 몸속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를 공급하는 기관이다. 산소교환은 허파꽈리에서 일어난다. 콧구멍에서 허파꽈리까지는 사방으로 뻗어나간 나뭇가지와 같이 수많은 갈래의 길로 나뉜다. 이 줄기를 ‘숨길’이라고 부른다. 숨길을 전부 합치면 약 2400km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400km로 보면 거의 3번을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이렇게 숨길이 긴 이유는 산소교환의 장소인 허파꽈리의 크기가 워낙 작아 각각의 허파꽈리까지 이어진 뒷골목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숨길은 허파꽈리 속으로 들어가는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하는 거름장치 역할을 맡고 있다. 

공기 속에는 산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세먼지를 비롯해 꽃가루, 세균 등등 무수한 것들이 떠다닌다. 대충 한 명이 하루동안 숨쉬는 공기 속에는 약 200억개의 이물질이 들어있다고 한다. 

덩치가 큰 것들은 코털에서 걸러진다. 코털을 통과한 이물질이 숨길 속에 들어가면 재채기나 기침이라는 반사작용을 통해 몸 밖으로 날려 보내는 극단의 방법을 쓰기도 한다. 그래도 제거되지 않는 이물질은 숨길을 덮고 있는 끈적끈적한 목구멍으로 옮긴다. 목구멍에서 이물질은 먹히거나 가래의 형태로 제거된다. 그래도 걸러지지 않은 것들은 허파꽈리 속에까지 들어갈 수 있다. 허파꽈리 속에 들어간 이물질은 큰포식세포가 잡아먹어 제거하는데 기본적으로 가래의 형태로 배출하거나 허파 속에서 별도로 가두어두기도 한다. 허파 속으로 들어온 이물질을 이런 과정을 통해 적절히 제거하지 못해 염증이 발생된다. 그러면 곧 허파의 여러 곳으로 퍼져 허파의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폐렴이 될 수 있다.

외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사람들 중에는 감염병을 앓고 있거나 우리나라 국민에게 해가 될 만한 사람들이 섞여 있을 수 있다. 출입국관리소의 입국심사를 통해 이런 사람들을 찾아내 입국을 막거나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이 단계가 코털이나 재채기를 사용해 걸러내는 단계에 해당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최대 피해 국가 중 하나가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발 빠르게 중국인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해야 했다. 외교는 그 다음 문제다. 출입국 관리는 법무장관의 책무이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오히려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를 내린 미국이 정치적이라고 비꼬며 공항 문을 닫아걸지 않은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방역의 일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국민이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는 인천의료원 의사의 아이디어에서 나왔고 약국을 통한 마스크 판매는 경북 문경의 한 약사의 청원에서 비롯됐다. 코로나19 신속 검사키트를 개발한 것은 씨젠 같은 민간제약회사다. 방역의 최고 책임자들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그저 자화자찬 일색일 뿐이다. 그런 지도자를 둔 국민이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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