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공연도 안방에서… 스마트폰 생중계 큰 호응
연극 공연도 안방에서… 스마트폰 생중계 큰 호응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3.13 14:30
  • 호수 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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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스마트폰 공연 서비스 제공
코로나19로 공연들이 대거 취소되는 가운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활용해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온라인 공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공연들이 대거 취소되는 가운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활용해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온라인 공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TV에서 연극 ‘마트료시카’ ‘아랫것들의 위’ 등 4월 초까지 무료 

서울돈화문국악당, 공식 페이스북과 유튜브 통해 국악 공연 생중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3월 2일 뮤지컬 기대작 ‘마리 퀴리’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해 시청할 수 있는 네이버TV를 통해 공연실황을 중계했다. 150분간 진행된 역동적인 공연은 21만 뷰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몇몇 예술기관이 공연 실황 생중계를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연장에서 직접 보는 생생함보다는 덜하지만 안방에서 편안히 무료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먼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는 선정 공연들의 실황 중계를 네이버TV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2월 28일 무용 ‘스완 레이크; 더 월’의 공연을 생중계했고 3월 6일에는 무용 ‘히트 앤 런’, 12일에는 연극 ‘의자 고치는 여인’의 생중계를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문예위는 공연장에 찾아오기 힘든 관객들을 위해 대표적인 창작지원 사업인 ‘공연예술창작산실’ 작품들의 공연 실황 중계를 진행해오고 있다. 라이브로 이뤄지는 공연 특성상 단 한 번만 생중계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공연장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생긴 만큼 일부 작품은 ‘다시보기’ 서비스로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위해 연극 ‘마트료시카’ ‘아랫것들의 위’를 약 한 달간 다시보기 서비스로 제공한다. ‘마트료시카’는 4월 1일까지, ‘아랫것들의 위’는 4월 3일까지 네이버TV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공연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인터넷 앱(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검색창에 ‘네이버티비’를 입력 후 검색 버튼을 누른다. 이후 ‘검색결과’에서 ‘네이버TV’를 누른 후 해당 채널로 이동해 상단 오른쪽에 돋보기 마크를 눌러 ‘공연예술 창작산실’을 입력해 검색한다. 이후 나오는 채널에 들어가면 ‘아랫것들의 위’와 ‘마트료시카’를 감상할 수 있다. 

◇‘아랫것들의 위’= 이 작품은 버려진 물건들을 채집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느 날 수집가가 나타나 “주운 물건을 가져오면 원하는 다른 물건을 내어주겠다”고 말하고, 사람들은 수집가와 거래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수집가는 권력과 정보를 독점해 권력을 잡는다. 

이 세계에서 우연히 메뉴판에서 돈가스라는 음식을 발견한 ‘안녕소년’은 친구들과 나눠 먹을 꿈을 꾸고, 물건을 감정하는 감정사를 만나 쓰레기 산으로 향하고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다.

작품은 쓰레기로 연명하는 암울한 세상, 인간들의 이해타산이 서로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인간성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 연극이다. 언덕처럼 비탈진 삼각형 회전 구조물과 그 가운데 뚫린 구멍 등을 활용한 독특한 공간 연출,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이 눈길을 끈다.박연주 연출은 “버려지고 멈춰진 세계의 공허함 속에서 희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마트료시카’= 인형 안에 인형이 나오고 그 안에 다시 작은 인형이 들어 있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민예품에서 제목을 따온 ‘마트료시카’는 무한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개인의 삶은 무시되고 회사라는 조직의 부품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는 현실을 풍자했다. 

노동자 43명이 자살한 회사인 알파 노트북은 중요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빈번한 자살 사건으로 기업 사찰이 결정되자 회사는 직원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 철저한 감시와 통제를 한다. ‘오늘은 절대 자살하지 않겠다’는 선언문을 낭독하거나 서약서에 사인을 하고 소지품도 검사하지만, 노동자들의 자살 시도는 끊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에 노동자 한 명이 마침내 자살에 성공하고, 회사는 이를 무마하기 위해 노동자의 죽음을 위장한다.

작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계 부속품처럼 취급받는 노동자들의 현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더 고립되는 인간의 모습을 서커스 곡예사에 빗대어 예리하게 꼬집는다. 크기만 다를 뿐 똑같이 생긴 마트료시카 인형은 자본주의의 폐곡선에 갇힌 현대인의 초상을 은유한다. 

◇국악연주도 생중계 = 서울돈화문국악당도 공연기획사 거인아트랩과 공동기획으로 준비한 대금 연주자 정소희의 공연 ‘신화와 현실의 어딘가에, 대금’을 2월 29일 공식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공시설 운영을 중단하라는 서울시의 지침에 따라 현장 공연을 취소하는 대신 관객 없는 무대를 따로 마련해 생중계로 선보였다. 또 3월 19일부터 29일까지 예정돼 있는 기획공연 ‘운당여관 음악회’도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지속될 경우 생중계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통예술 단체 입과손스튜디오, 음악그룹 나무, 불세출, 소리꾼 장서윤, 가야금 연주자 서정민 등이 참여하는 공연이다. 

서울돈화문국악당 관계자는 “창작진들도 오래 전부터 공연을 준비해온 만큼 무작정 공연을 취소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어 생중계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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