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4.신경성 소화불량과 자율신경 균형
[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4.신경성 소화불량과 자율신경 균형
  • 김영근 원장
  • 승인 2020.03.1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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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질환은 만성으로 되기 쉽다. 김영근 위맑음한의원 원장이 위장 등 소화기질환 극복법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신경성 소화불량은 긴장이나 불안으로 인해 소화가 잘 안 되는 증상이다. 근심과 걱정이 지나치면 스트레스를 받고, 몸에 안 좋은 영향으로 나타난다. 노심초사(勞心焦思)가 부르는 대표적인 질환이 소화불량이다. 음식을 먹으면 쉽게 체하고, 속이 늘 더부룩한 상태다. 복통과 상복부 불쾌감, 명치의 답답함, 흉통, 불면증, 생리통, 피부 트러블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위염, 위하수, 위 무력 등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소화불량은 스트레스와 함께 과로, 다이어트, 불규칙한 식생활, 선천적인 위장기능 저하 등이 원인이다. 스트레스는 자율신경 균형을 무너뜨려 인체를 질환에 취약하게 한다. 스트레스는 소화기관에도 민감한 반응을 야기한다. 위를 관장하는 미주신경을 자극해 위장 기능 저하와 소화력 약화를 일으킨다. 건강한 사람은 위장이 1분에 3~4회 수축과 이완을 한다.

이 운동능력이 떨어지면 음식물의 불완전 분해와 함께 위장에서 소장으로 내려가는 시간이 길어진다. 위장에 가스가 차고, 속이 불편해지는 이유다. 장에서 영양분 흡수가 부족하면 신체 저항력이 떨어지고, 피로와 짜증도 늘게 된다.

그러나 병원에서 위 내시경 검사를 하고, 혈액 검사를 하고, 복부 CT를 찍어도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는 게 대부분이다. 위장 질환 증상이 있지만 기질적인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 흔히 신경성 소화불량이나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표현한다. 소화불량 환자의 약 15% 정도가 신경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경성 소화불량으로 시달리면 대개 소화제를 상시 복용한다. 그러나 이는 임시처방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치료는 자율신경 회복에 있다. 그 첫걸음은 스트레스 해소다. 생활을 단순화하고, 마음을 넉넉하게 하는 마음 안정이 선결 과제다. 마음이 편안하면 몸도 좋아진다. 자율신경의 균형이 회복돼 자생력이 키워진다.

​자율신경은 호흡, 순환, 체온, 소화, 분비, 생식과 같은 생명 활동 유지의 중요한 열쇠다. 의지와 상관없이 작동되는 자율신경은 소화기관에 강한 영향력을 미친다. 교감신경은 소화관 벽의 근육 운동 억제, 조임근 수축, 혈관 수축, 소화액 분비 감소와 연관 있다. 부교감신경은 소화관 벽의 근육 활동 증진, 조임근 이완, 소화샘 분비 촉진을 한다.

따라서 신경성 소화불량 치료의 근본원리는 자율신경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나치게 흥분된 교감신경을 억제하고, 위축된 부교감신경의 활동력을 높여야 한다. 또 처방 때는 소화기관의 특징과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심장은 소화기관의 움직임에 필요한 에너지를 혈액을 통해서 공급하고, 간은 소화기관으로 순차적으로 아래로 내려 보내는 힘을 관리한다.

연동연하 운동의 기본인 심장, 간, 소화기관이 유기적으로 잘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게 치료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몸의 항상성을 키워서 스스로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자생력을 높여줘야 한다. 정확한 진단을 하고, 체질, 섭생, 생활습관, 피로도, 스트레스 민감도 등을 고려해 개인별 맞춤 처방을 하면 지긋지긋한 신경성 소화불량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처방약은 한약 탕약과 환이 있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암 침법, 뜸, 약침, 부항을 병행할 수 있다.

<글쓴이> 김영근

태원의학회 수석교수로 위맑음한의원 원장이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만성 소화기질환 연구와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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