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 위에 흰 막 덮이는 익상편…이물감, 난시 불러
눈동자 위에 흰 막 덮이는 익상편…이물감, 난시 불러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3.20 15:51
  • 호수 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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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상편이 검은 눈동자까지 침범한 경우에는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하얀 막이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다(사진 왼쪽). 절제 수술 후 제대로 아물고 나면 눈동자가 예전처럼 돌아온다(사진 오른쪽).  	사진제공=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익상편이 검은 눈동자까지 침범한 경우에는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하얀 막이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다(사진 왼쪽). 절제 수술 후 제대로 아물고 나면 눈동자가 예전처럼 돌아온다(사진 오른쪽). 사진제공=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노화로 인해 발생되는 익상편…백내장과 달리 날개모양 조각 뚜렷  

크기, 자라는 속도 따라 처치법 선택…눈동자 전체 덮으면 수술해야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경기도에 사는 강 모 어르신(76)은 거울로 얼굴을 들여다보다 깜짝 놀랐다. 검은 눈동자에 이제까지는 보이지 않던 흰색 점 같은 것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검은 자 위에 선명하게 올라온 뾰족한 흰색 모양의 점 때문에 놀란 강 어르신은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익상편 진단을 받은 강 어르신은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다니고 있다. 

익상편은 결막의 퇴행성 변화로 발생된다. 결막 조직의 비정상적인 증식으로 발생되며, 섬유혈관성 조직이 각막을 침범해 안구 표면에 흰색 막이 발생된다. 익상편(翼狀片)이라는 이름처럼 ‘날개 모양의 조각’이 눈의 표면에 생기며, 군날개, 백태로도 불린다. 

증상 발생 초기에는 눈망울이 혼탁해지는 백내장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눈이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익상편은 백내장보다 증상이 또렷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쉽고, 재발율이 높아 수술을 통해 제거하더라도 재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황형빈 교수는 “수정체에 하얀 조각이 올라와 급하게 병원을 찾는 경우 백내장보다는 익상편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두 질환 모두 노화 때문에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이지만, 익상편은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데 비해 백내장은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야외 활동 많은 환경 원인으로 꼽혀

익상편의 발생 원인은 아직 확실치 않으나 유전적 요인이 있으며, 평소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많이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흡연이나 먼지, 건조한 공기 등 환경적인 요인도 원인으로 꼽는다.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가 많은 편이고, 주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된다. 

주로 얼굴의 중심 쪽 흰자위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눈을 감을 때 가장 늦게 감기는 부위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비해 자극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결막 조직이 세모나 네모 형태로 검은 눈동자 부위로 자라면서 안구 표면에 흰 살이나 막이 덮이는 모양으로 진행된다. 

초기 익상편은 서서히 자라고 통증과 같은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검은 눈동자를 덮기 전까지는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간혹 이물감이나 충혈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지만,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자란 다음에야 익상편이라고 깨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행이 많이 된 상태에서는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이 따끔거리며, 뻑뻑하고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이 발생되고, 눈이 시리고 눈물이 자주 흐르기도 한다. 

익상편이 점점 자라 커지게 되는 경우 각막이 눌려 난시가 생기고,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익상편이 동공 부위까지 침범한 경우에는 시력 저하가 더욱 심해지게 된다. 드물게는 눈의 바깥쪽 움직임을 제한해 사시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50대 이상이라면 평소 안과 정기검진을 받고, 익상편의 자라는 속도와 발생 정도에 따른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눈동자 덮으면 시력저하 유발…제거 수술해야

익상편은 환자마다 자라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아 치료 방법을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수술을 하면 수정체에 침범한 익상편을 없앨 수는 있지만, 재발 가능성이 높고 수술 후 뻑뻑함이나 이물감 등으로 불편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질환 초기에는 약물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지켜본다. 

약물치료는 불편감을 느끼는 증상에 따라 충혈제거제나 항염제, 안약, 인공눈물 등을 투여하게 된다. 다만 익상편 자체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보다는 제거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황형빈 교수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수술 전에는 다양한 검사를 시행한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익상편 수술은 보통 부분 마취를 시행한 뒤 각막과 결막을 덮고 있는 섬유혈관성 조직을 제거하고, 노출된 공막을 자가결막을 채취해 이식하는 과정을 거친다. 

자가결막 채취가 용이하지 않을 때에는 양막이식술을 선택하기도 한다. 양막은 임신 때 태아를 보호하는 태반의 두 개 막 중 가장 안쪽에 있는 얇고 반투명한 조직이다. 보통 ‘양수가 터진다’고 할 때 파열되는 게 양막이다. 

출산한 산모의 기증을 받아 상처 보호나 염증 감소, 유착 방지 등의 의료용 목적으로 쓰인다. 양막은 신경과 혈관이 없는 조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식을 해도 거부반응이 없다. 양막이식술은 양막으로 노출 부위를 덮어 결막 결손 부위를 보호하는 수술 방법이다.  

황형빈 교수는 “수술 후에는 약 2개월간 경과 관찰을 하면서 이식한 결막편 혹은 양막이 올바르게 생착됐는지 확인하는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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