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경 대한노인회 서울 동대문구지회장 “60대 후반 젊은 경로당 회장들, 봉사도 잘하고 회원도 늘려”
김진경 대한노인회 서울 동대문구지회장 “60대 후반 젊은 경로당 회장들, 봉사도 잘하고 회원도 늘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4.03 13:36
  • 호수 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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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운영비·경로당 회장 교통비 인상 등 공약 지켜 회원에게 신망 받아

35년 철도 공무원…전동차 문 자동개폐장치 도입해 인명피해사고 크게 줄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임기의 절반 가까이를 보낸 김진경(81) 대한노인회 서울 동대문구지회장은 자신의 공약들을 잘 지켜 회원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 지회장은 “경로당 운영비와 경로당 회장의 교통비를 인상했고 지회 업무차량을 확보했으며 병원 이용에 최대한 혜택을 주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7일, 서울 동대문구 사가정로에 위치한 지회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공약 실현에 기울인 노력과 라이프 스토리를 들었다. 김 지회장은 2018년 7월에 취임했다.

-코로나 사태로 지회 운영에 어려움은 없는지.

“시의 지시로 경로당이 전부 문을 닫아걸었고 직원들은 경로당 휴관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중앙회에 보고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피해는.

“최근 서울연합회에서 서울시의 3600여개 경로당 회원 21만여명 중 코로나 감염 피해는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당연히 우리도 (감염된 회원이)없다. 노인들이 잘 대처하고 있다는 증거다. 동대문구는 최근 교회에서 20~30명의 집단발병자가 나왔다. 시기가 엄중한 만큼 종교 단체가 자중을 좀 했으면 한다.”

동대문구지회는 133개 경로당, 회원 6500여명을 두었다. 동대문구 구민은 35만여명, 노인은 5만5000여명이다.

-임기 2년째이다. 그간의 성과라면.

“전임 지회장들이 해결하려고 애를 썼으나 결실을 이루지 못한 복지를 하나씩 실현 중이다. 우선 지회 업무차량을 확보해 요긴하게 쓰고 있고 경로당 보조금도 인상했다.”

-보조금이라면 경로당 운영비를 말하는 건가.

“그렇다. 구립경로당 운영비는 80만원이고 사립(아파트경로당)은 70만원인데 제가 구청에 구립 100만원, 사립 90만원으로 올려줄 것을 건의했다. 올해는 구립 두 군데와 사립 다섯 군데가 인상된 운영비를 받고 점차적으로 전 경로당에 확대 실시하게 된다.”

-경로당 운영비가 많은 편이다.

“맞다.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할 것이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도 인상했다고.

“경로당 회장들에게 교통비 3만원을 지원해왔다. 이것 역시 2만원을 인상해 올 1월부터 5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가 나가는 곳이 드문데.

“어느 도에서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을 추진하다가 불발로 그친 것으로 안다. 어느 지역은 경로당 회장에게 주는 게 아니라 경로당에 지원하는 곳도 있고 또, 매월 지급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우리는 전임 지회장 때부터 교통비 명목으로 지급을 해왔다. 아마 이것도 전국에서 우리가 최초인 듯싶다.”

-동대문구청의 자립도가 높은가 보다.

“서울의 25개 구 중에서 (자립도가)11~12위 정도 한다. 그보다는 구청장께서 노인회에 협조적이고 어르신들을 잘 모신다. 2018년 구청장 선거에서 경로당 운영비 100만원 지급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노인회에 대한 협조가 어느 정도인가.

“경로효행 장학생 시상식을 비롯해 노인회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시고 구청 행사에 항상 노인회장을 초청하고 자리도 상석에 배려해준다.”

-장학금 수여식을 수년째 해온다고.

“8년째로 총 321명의 학생들에게 81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초·중등생 37명에게 1310만원을 지급했다. 장학금도 매년 인상해 작년부터 초등학생은 20만원에서 30만원, 중학생은 30만원에서 50만원을 준다.”

김진경 동대문구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함께 지회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지회장 왼편이 양종기 사무국장.
김진경 동대문구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함께 지회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지회장 왼편이 양종기 사무국장.

김 지회장은 이어 “동대문구의 40개교에 공문을 보내 수상 학생 명단을 추천받는다”며 “첫 번째 선정 기준은 부모에 대한 효성”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구지회는 노인건강복지에도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동대문구에서 역사가 오래된 삼육서울의료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노인회 회원들에게 진료 시 10%, 건강검진 시 20%의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그 병원이 제칠일안식일 종교단체와 관련돼 일요일에도 진료를 하고, 특히 장례식장 시설이 잘 돼 있어 노인들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며 “청량리에 있는 베스트안과와도 협약을 맺고 백내장 수술의 경우 20%를 할인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TV·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잘 구비돼 있다. 사실 경로당은 ‘노인천국’이나 다름없다. 밥도 같이 먹고, 요가도 배우고 특히 무료로 안마를 받으니 얼마나 좋은가.  낡은 경로당은 구청에서 매년 1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보수·관리해주고 있다.”

-노인일자리는.

“작년의 경우 노인일자리 1200개를 마련했다. 식사도우미만 300명이고 재능나눔활동 200명, 민간취업이 200명에 달했다. 시장형일자리로 청량리시장에서 상인들이 가져다주는 나물, 채소 다듬는 일에 300명이 참여했다. 전국에서 노인일자리 수가 상위층에 속한다.” 

김 지회장은 철도청 서기관으로 퇴임(1999년) 후 한동안 유치원에서 한자교육을 했고, 전문 주례사 활동을 했다. 동대문구 이문 중앙하이츠(아)경로당 회장을 거쳐 동대문구지회 이사, 감사를 역임했다. 녹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철도 공무원 재직 중 기억나는 일은.

“제가 맡은 분야가 철도 통신 인프라 쪽이다. 전동차 내에서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하게 통신사 협조를 얻어 기반 시설을 깔았고 외국의 기술자문을 받아 전동차 자동스톱시스템, 전동차 문 자동개폐장치 등을 도입해 인명 피해사고를 크게 줄였던 일들이 생각난다. 35년간 일하며 공짜 밥을 먹지 않았다고 자부한다(웃음).”

-재밌는 이력(주례)도 있다.

“웨딩플래너와 협업으로 7년간 총 250쌍의 결혼식 ‘주례 알바’를 했다. 언젠가 안동에서 교장 선생으로 있는 분이 자기 아들 결혼식 주례를 의뢰했다. 제가 ‘누가 옆에서 하루종일 시비를 걸어와도 못 들은 척 하면 자연히 사그라진다’는 명심보감 구절이 젊은 부부의 결혼생활에도 유효하다는 내용의 주례사를 했다. 그러자 교장 선생이 ‘감동을 받았다’면서 안동에서 술 한 잔 대접하겠다고 자꾸 같이 내려가자고 했던 일이 기억난다.”

김 지회장은 거주 아파트의 경로당에 나가면서 전임 회장의 뒤를 이어 7년을 봉사했다. 이후 지회장 선거에 두 번 도전 끝에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김 지회장은 인터뷰 끝에 “경로당의 세대교체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54년생 1명, 53년생 3명, 52년생 1~2명 등 60대 후반의 젊은 노인이 회장으로 있는 10개 경로당은 분위기도 활기 차고 회원도 늘고 있다. 젊은 노인들이 봉사도, 회원들 배려도 확실히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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