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복통 동반하는 급성췌장염…담석이 가장 큰 원인
강한 복통 동반하는 급성췌장염…담석이 가장 큰 원인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4.10 14:18
  • 호수 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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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은 우리 몸 가장 깊숙한 곳에 여러 장기로 둘러싸여 있는 장기로 소화효소를 분비하고, 인슐린 조절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췌장은 우리 몸 가장 깊숙한 곳에 여러 장기로 둘러싸여 있는 장기로 소화효소를 분비하고, 인슐린 조절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소화효소와 인슐린 분비하는 췌장…지나친 음주도 급성 췌장염 불러

만성 췌장염은 합병증‧췌장암 등 유발…내시경 담석 제거술 많이 시행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경기도에 사는 강 모(65)씨는 최근 며칠새 자려고 누우면 경미한 복부 통증이 느껴졌다. 병원 가기를 차일피일 미루던 중 하루는 급작스러운 통증이 강하게 발생됐다. 배를 찌르는듯한 극심한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졌고, 몸을 가누기 힘든 지경이 됐다. 가까스로 119 구조대에 연락한 강 씨는 병원에서 통증을 진정시킨 후 검사를 받고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췌장은 우리 몸 가장 깊숙한 곳에 여러 장기로 둘러싸여 있는 장기로 약 12~15㎝ 길이에 납작한 모양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데 필요한 소화효소를 분비하고 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 기능을 한다. 

췌장염은 이러한 췌장에 염증이 난 상태를 말한다.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분류하는데 급성췌장염은 췌장의 기능이나 구조에 손상을 주지 않고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만성췌장염은 소화효소 분비와 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췌관의 불규칙한 확장과 손상이 영구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상훈 교수는 “급성췌장염은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강한 복통을 동반할 수 있으며, 일부는 중증 췌장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에 비해 만성췌장염은 합병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췌장암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석으로 인한 급성췌장염 조심해야

급성췌장염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담석증과 음주를 꼽을 수 있다. 어르신들은 특히 담석으로 인한 급성췌장염이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상협 교수팀이 급성췌장염으로 치료받은 227명을 분석한 결과, 급성췌장염을 일으킨 원인으로 65세 이상(85명)의 경우 담석이 절반을 넘는 56.5%(48명)를 차지했고 알코올(17.6%), 원인 불명(25.9%) 순이었다. 

담낭이나 간에 발생된 담석이 움직이면서 췌장의 입구를 막으면 담즙과 췌장액이 흐르지 못하게 된다. 이때 배출되지 못한 췌장액 때문에 췌장세포가 파괴되고, 염증이 생긴다. 

알코올 때문에 발생되는 급성췌장염은 한 번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알코올 자체의 독성에 의해 췌장 조직이 일시적으로 파괴되면서 통증을 일으킨다. 따라서 지나친 음주는 삼가고, 몸 안에 담석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면 되도록 빨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만성췌장염은 대부분 잦은 음주가 원인으로 꼽히는데, 최근의 여러 연구를 통해 흡연 역시 만성췌장염을 일으킨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도 췌장의 기형 때문에 췌관이 막혀서 만성췌장염이 발병되는 경우가 있다.  

◇췌관 협착엔 전용 배액관 삽입 

급성췌장염의 주요 증상은 명치 등 윗배에 발생되는 통증이다. 주로 왼쪽 복부 쪽에 자주 나타나며, 등과 가슴, 옆구리 등으로 통증이 퍼지기도 한다. 통증 발생 후에는 점점 강도 높은 통증이 이어지고, 심한 경우 구토가 나기도 한다. 통증이 시작되면 1시간 이내에 최고조에 이르며, 24시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만성췌장염은 급성췌장염처럼 복통이 발생되는데 강도나 발현 빈도가 환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일부 만성췌장염은 췌장이 80% 정도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췌장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또 소화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소화불량이나 체중감소, 영양실조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인슐린 분비가 감소돼 당뇨가 생기기도 한다. 

췌장염 진단은 통증 파악 후 원인이 될 수 있는 담석증의 유무와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혈액검사로 췌장에서 분비되는 효소의 수치를 측정하고, 복부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을 진행한다. 

급성췌장염의 약 80%는 금식 및 적절한 수액 공급으로 치료할 수 있다. 며칠 간의 금식 기간 후에는 복통이 호전되어 서서히 식사를 할 수 있다. 

만성췌장염의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내시경 치료, 수술적 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특히 많이 시행되는 내시경 치료를 통해 췌장에 있는 담석을 제거하고, 췌관 협착이 있는 부위를 풍선으로 넓혀 주거나 췌관 내 배액관(분비물이 흐를 수 있게 만든 관)을 삽입해 시술한다.

그동안 췌관 협착 환자들을 위한 전용 췌관 배액관이 없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에는 전용 배액관 개발로 보다 쉽게 치료가 가능해졌다. 

문종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는 “췌관 협착 등이 발생되면 치료가 어렵고 상태에 따라 수술까지 받아야 한다”며 “췌관용 배액관은 내시경 시술로도 심한 통증과 합병증 때문에 고통받던 만성췌장염 환자들의 통증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내시경 치료로 췌관 협착 치료와 담석 제거 등을 시행하면 통증이 감소되고 췌장액 배출이 잘 돼 체중 증가와 췌장 기능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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