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특별기고] 코로나19는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장 / 조영재
[백세시대 / 특별기고] 코로나19는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장 / 조영재
  • 조영재 경기 용인시 기흥구지회장
  • 승인 2020.04.17 14:19
  • 호수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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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재 경기 용인시 기흥구지회장
조영재 경기 용인시 기흥구지회장

40년 전 딘 쿤츠의 소설에서 예고한 일 현실에서 벌어져

마스크 거부하다간 큰 피해…사회적 거리두기 효과 증명돼

인류는 먼 태곳적부터 지진과 전쟁 그리고 질병으로 공포와 혼란에 시달려 오고 있다.

질병은 인류의 역사에 큰 변화와 흔적을 남겼다. 역병으로 인해 봉건제도가 무너졌으며, 남미의 인구 90%가 천연두 질환으로 희생되기도 했다.

14세기 유라시아를 강타한 페스트(흑사병)는 인류의 가장 큰 재앙으로 당시 희생된 사람이 1억명을 넘었다고 전해진다. 1817년부터 창궐한 수인성 전염병 콜레라에 의해 5000만명이 희생 되었는데, 1821년에는 이 콜레라(호열자)가 우리나라에도 몰아닥쳐 10만 명이 사망했다.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1918년에는 스페인독감이 미국의 병영에서 시작되어 전 유럽을 휩쓸었다. 스페인독감에 무려 5000만 명이 사망했고 우리나라에서도 14만명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가까이는 2002년 사스, 2015년 메르스 등 코로나 계열의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바이러스(Virus)는 라틴어로 ‘독’(Poison)이란 뜻으로, 1931년 전자현미경의 발명에 따라 그 정체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바이러스는 DNA나 RNA를 유전체로 가지고 있으며, 단백질로 둘러싸여 있는 구조다. 바이러스는 혼자서 증식이 불가능해 숙주세포 내에서 복제를 하며 세포감염을 통해서 증식한다.

동물, 식물, 박테리아 등 거의 모든 생명체에는 각각 감염되는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에이즈(AIDS, 후천성 면역결핍증)나 독감과 같은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은 핵전쟁 이상으로 인류에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1981년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딘 쿤츠(Dean Koontz)는 자신이 쓴 소설 ‘어둠의 눈’에서,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400’이 전 세계에 확산되어 큰 인명피해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40년 만에 딘 쿤츠의 예언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리고 2011년 개봉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컨테이젼(Contagion)’이라는 의학 영화가 있다. 바이러스 감염이 전 세계로 확산되었을 때 인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보여주는 내용의 영화이다. 바이러스 전문 과학자, 교수들이 깊이 관여하여, 현실과 거리가 있는 공상적 가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 위험성을 인지하고, 바이러스가 ‘팬데믹’(Pandemic, 세계적 유행)으로 확산되면서 일어나는 인간사회의 혼란과 공포를 스릴 있게 묘사한 영화다. 

이렇듯 40년 전 예고한 딘 쿤츠의 바이러스 재앙이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으며, 9년 전 상영된 영화 속 바이러스가 공포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팬데믹’ 선언을 하기까지 여러 단계가 있지만, 결정적 단계는 하루 동안 발생하는 환자의 수가 의료시설의 한계를 넘어서서 의료시스템의 붕괴현상이 초래될 경우 선언한다고 한다. 세계적 유행병이 나타나면 환자가 급속히 확산되며 의료시스템의 수용능력 한계를 벗어나면 아무리 훌륭한 의료시설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는 1명이 전파할 수 있는 재생산지수(Reproduction number)가 국내의 경우 2.5명이라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고전적 예방법이지만 그 효과는 지대했던 역사적 교훈이 있었다. 1918년 스페인독감 발생 당시, 미국의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히 실시해 700명의 희생자에 그쳤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필라델피아에서는 2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던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미생물의 침투에 얼마나 약하게 무너질 수 있는 존재인지 알게 됐다. 모든 시간이 정지되었다. 일상생활의 소소한 일들이 사라졌다.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만나도 경계부터 한다. 마스크를 써본 뒤에야 나의 언어가 소란스럽고 부질없음을 알고 침묵도 배웠다. 지구를 지배하는 인간들의 오만에 대한 경고장 아닐까.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우리는 좀 더 배워야 하겠다. 손을 잘 씻어주어야 한다. 손에는 미생물이 살아남기에 너무나 좋은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 온도, 습도, 영양 3요소가 항상 손바닥에 배어있다. 

4월의 청명한 하늘아래 온 나라가 얼어붙어 동토의 땅이 되고 경로당을 지척에 두고도 갈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가 처음 늙어 가는 길에 어찌하여 이런 형벌이 있단 말인가. 우리는 지구라는 별에 놀러온 여행객이다. 소풍 끝나면 하늘로 돌아갈 것이다. 목이 마르면 물이 생명이고 아파보면 건강이 재산이라 하였거늘 이 질곡의 바이러스에서 어서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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