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난지원금, 거동불편 땐 어르신 집 방문해 접수… ‘찾아가는 신청’ 등 도입해 노인 불편 줄여
정부 재난지원금, 거동불편 땐 어르신 집 방문해 접수… ‘찾아가는 신청’ 등 도입해 노인 불편 줄여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5.22 11:12
  • 호수 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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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부터 지급이 시작된 정부 재난지원금은 보름만에 10가구 중 8가구가 신청을 완료하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정부 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접수 첫날인 5월 18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지원금 접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5월 4일부터 지급이 시작된 정부 재난지원금은 보름만에 10가구 중 8가구가 신청을 완료하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정부 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접수 첫날인 5월 18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지원금 접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원금, 광역 시·도 안에서 사용… 동네 대부분의 매장서 쓸 수 있어

“지역 경제 살리는데 동참”… 재난지원금에 돈 더 보태 기부하기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강원 춘천에 거주하는 이철준(67) 씨는 5월 11일부터 정부가 지급을 시작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여름 이불세트를 구입했다. 또 코팅이 벗겨진 후라이팬을 교체하고, 손주들에게 줄 장난감도 샀다. 그리고 남은 금액은 생필품 구입과 아내와의 외식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 씨는 “기부도 고려했지만 소비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이 더 낫다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쓰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면서 “정부 취지에 따라 최대한 빨리 사용하겠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살림과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가운데 보름만에 10가구 중 8가구가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혼선은 있었지만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 덕분에 비교적 순조롭게 지급이 진행되고 있다.

10가구 중 8가구 지원금 신청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5월 4일부터 19일까지 지급이 완료된 긴급재난지원금 액수는 총 10조8569억원, 수령 가구는 1728만 가구로 집계됐다. 긴급재난지원금 총예산 14조2448억원 가운데 76.2%가 지급 완료됐고, 전체 지급 대상 2171만가구 중 79.6%가 지원금을 받았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급 지급을 발표했을 때 온라인 신청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의 경우 거동이 불편하더라도 직접 동주민센터로 가서 신청해야 하고, 5부제로 진행되는 것을 몰라 헛걸음을 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실제로 앞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경기도의 경우 이런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5월 15일부터 카드사 콜센터와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고, 각 동주민센터를 통해 ‘찾아가는 신청’도 운영하고 있다. ‘찾아가는 신청’이란 고령이나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세대가 요청하면 해당 신청자에게 직접 방문해 신청서를 접수하고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18일부터 진행된 오프라인 신청도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3, 8인 사람들의 방문신청일이었던 5월 20일(수요일), 서울 강서구 가양1동주민센터와 가양2동주민센터는 비교적 한산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신청이 진행됐다. 신청자별로 안내원이 붙어서 친절하게 서류 작성을 도왔고 대부분 10분 이내로 신청을 완료했다. 다만 상품권을 원했던 몇몇 어르신들은 서울의 오프라인 신청은 선불카드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의 경우 신용‧체크카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신청해야 하는데 이를 몰랐던 것이다.

금정희(67‧가명) 씨는 “오프라인 신청을 하면 지역화폐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서울시는 안 된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선불카드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백화점·대형마트에선 사용 불가

또 정부 재난지원금은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로 선지급했던 재난지원금보다 사용할 수 있는 곳이 훨씬 많다. 지역 화폐의 경우 연 매출 10억원을 초과하는 매장에 사용할 수 없는 등 제약이 많았지만 정부 재난지원금은 백화점, 대형마트(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학병원과 일부 업종을 제외한 주소지 광역지자체 내 모든 곳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경기 의정부시 거주자의 경우 인접한 서울 도봉구에서는 쓸 수 없지만 양주시, 포천시 등 도내 시군구에서 사용할 수 있다.

식자재의 경우 동네 슈퍼 외에도 농협 하나로마트, 식자재마트와 지하상가 매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는 사용할 수 없지만 GS더프레시(구 GS수퍼마켓), 노브랜드 등은 가능하다. 같은 기업형 슈퍼지만 GS더프레시는 본사 GS리테일이 대형마트를 운영하지 않으며 타 SSM에 비해 가맹점 비율이 높기 때문에 재난지원금 사용처에 포함됐다. 노브랜드 역시 판매 제품의 70% 이상이 중소기업 제품이기 때문에 사용처로 포함됐다.

전통시장, 동네 음식점, 빵집, 카페 등에서도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내부에 위치한 임대 매장이나 식당에서도 자리만 빌린 경우에는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아웃백, 이디야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이더라도 ‘가맹점’은 전국 모든 매장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배달음식도 직접 결제를 하는 경우 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 내의 모든 영화관에서 현장 결제에 한해서 영화 관람 및 매점 이용이 가능하다. 미용업종으로 등록된 미용실과 네일 아트숍 등에서도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스포츠 마사지, 피부관리실 등 위생업종 중 대면서비스업은 원칙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다. 

주의할 점은 정부 재난지원금은 8월 31일까지 쓰지 않으면 잔액은 전액 환수(상품권 제외)된다는 것이다.

한편, 재난지원금을 신청할 때 전액 기부 또는 일부 기부도 가능하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노인회 전북 부안군지회(지회장 김종열)가 재난지원금 등으로 조성한 5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부안군 교육환경에 도움을 주고자 김종열 지회장과 15명의 지회 직원들이 받은 재난지원금에 김 지회장이 사비를 보태 마련한 금액을 부안군 근농인재육성재단에 전달한 것이다.

김종열 부안군지회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급된 재난지원금이지만, 장학사업에 사용돼 더 많은 학생이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에서는 홀로 사는 홍경식(77) 어르신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돕기에 써달라고 재난지원금 40만원에 사비 60만원을 더한 100만원을 전주시에 기부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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