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낱같이
한 가닥이 한 방울을 붙잡는다
한 순간, 숨이 멎는 바람
비 그치고 금송 잎에 맺혀 있던 물방울에 어느 사이 거미가 줄을 쳐 붙잡아 주고 있다.
아슬아슬한 저 한 방울, 물의 자리가 얼마나 안타까웠으면 실낱같은 한 줄마저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있을까.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지만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았던지 바람도 숨을 멈추고 아니 숨이 멎어버린 듯하다. 순간일지라도 누군가 도와주는 손길이 있어 온 몸이 눈동자 하나인 한 방울은 푸르고 싱싱한 세상을 눈에 다 담아둘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온 몸으로 느낄 것이다.
태어나고 죽는,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세상 모든 이치가 저 혼자 할 수는 없는 일. 실낱같은 거미줄 하나도 다 쓸모가 있나니.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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