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칼럼] 노인수발보험제도, 가정파탄 막는다
[심천칼럼] 노인수발보험제도, 가정파탄 막는다
  • 관리자
  • 승인 2006.08.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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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행 후 문제점 있다면 추후 고쳐야

명절 연휴를 지내고 난 뒤 며칠 동안은 보통 때보다 이혼 건수가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 명절을 쇠는 동안 부부들이 갈등을 겪은 결과라고 한다. 그 원인이 노부모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얘기다. 짧은 명절 기간 동안 모시기도 힘들어 파경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몹쓸’ 선진문명 병이라고만 나무랄 일만도 아니다. 지금은 명심보감의 효행 구절을 달달 외고 사는 시대가 아니다. 노인들도 이제는 자식한테 바라고 의존하는 태도에 문제가 없었는지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205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도 OECD국가들의 평균 수명을 따라잡아 80을 훨씬 넘어서리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평균수명이 80을 넘게 되면 장수하는 여성 노인들은 100세를 넘기는 것이 예사가 되고, 120세 정도 수를 하는 사람도 요즘 90세 넘는 노인을 보는 것처럼 흔해질 수 있다. 

 

 그럴 때 중풍이나 치매 등 노인성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있는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명약관화하다. 지금도 병든 노인들을 폭탄 돌리기 게임을 하듯이 서로 떠넘기려고 하여 형제들이 원수처럼 척을 지고 사는 경우가 많다.

 

형제간에 서로 부모를 맡지 않겠다고 이렇게까지 ‘막되 먹은 짓’을 하던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우리 사회에 나름대로 살만한 장치가 있어 작동을 한다면 이럴 수는 없다. 무엇보다 노인 수발문제로 많은 자식들이 가정파탄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 노인들, 특히 부모들은 심히 두렵다.

 

그렇지 않아도 이혼을 밥 먹듯이 하는 세상에 노인수발문제까지 이혼 사유로 추가돼서는 안 된다. 차라리 노인들이 쓸쓸하고 고단하게 여생을 마칠지언정 젊은이들이 이혼으로 가족이 해체되고 영혼이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자살하는 노인들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 않은가. 자식들의 불화가 파경으로 치닫게 되는 것은 또한 자손에게 물려줄 사회적 자산을 축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2월 7일, 국무회의에서 마련한 노인수발보험법 제정안을 환영한다. 보도 매체에 따라서, 또 사회단체의 지향하는 바에 따라서 해석과 평가가 엇갈리지만 법안의 취지에는 대체적으로 공감을 하고 있다.

 

국민 부담이 얼마나 될지, 국가가 부담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부안도 훌륭하지만 앞으로 좀더 토론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온 국민이 절실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므로 시행하는 과정에서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을 것이다.

 

인력과 시설 인프라를 여하히 구축할 지 계획을 잘 세우고 추진한다면 2008년 중에도 무리 없이 법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법이 이른 시기에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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