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13. 식약동원과 음식의 3가지 바른 섭취법
[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13. 식약동원과 음식의 3가지 바른 섭취법
  • 김영근 원장
  • 승인 2020.06.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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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질환은 만성으로 되기 쉽다. 김영근 위맑음한의원 원장이 위장 등 소화기질환 극복법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음식은 건강과 큰 관련이 있다. 먹거리가 몸을 건강하게 할 수도 있고, 몸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관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다.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 의서인 동의보감과 황제내경에는 식약동원(食藥同原)과 약식동원(藥食同源) 표현이 있다. 음식과 약의 뿌리가 같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食治)가 약으로 몸을 다스리는 약치(藥治)에 앞선다는 더 깊은 의미가 숨어 있다.

서양에서도 의학의 비조격인 히포크라테스가 “음식이 약이 되게 하고, 약이 음식이 되게 하라(Let thy food be thy medicine and thy medicine be thy food)”고 했다. 식품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 같은 음식에 대한 치료 시각은 음양오행설이 더해지면서 약선(藥膳)으로 발전하였다.

이는 식품영양학적으로도 타당성이 높다. 식물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최적화된 광합성 작용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1차 대사산물과 화학적 방어수단인 질소화합물 등의 2차 대사산물을 생산한다. 이중에 기본 1차 대사산물이 치유 개념의 먹거리에 부합된다. 2차 대사산물은 자칫 몸에 해롭게 작용할 소지도 있다. 사람은 오랜 경험을 통해 몸에 좋은 식물과 음식, 그렇지 않은 먹거리를 구분하는 지혜를 키웠다.

사람이 주식으로 삼는 식물은 긴 세월을 통해 검증된 먹을거리다. 벼와 보리, 콩을 비롯하여 밀, 옥수수, 고구마, 감자, 사과, 생강, 율무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식물 상당수는 한약재로도 사용된다. 가령, 성질이 따뜻한 찹쌀은 비위(脾胃)가 약한 사람의 건강 회복식으로 활용된다. 찹쌀은 안영탕, 멥쌀은 죽엽석고탕과 백호탕 등의 원료가 된다. 보리는 열을 내리는 황기탕, 모려산 등의 약재다.

결국 오랜 기간 검증된 식물은 식약동원 음식인 셈이다. 손이 가는대로, 입이 당기는 대로 섭취하면 된다. 밥에다 김치류, 장류, 육류, 생선, 과일, 채소 등을 골고루 먹으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제대로 먹은 음식은 몸에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는 만성소화기질환도 음식이 치료의 출발점이 된다.

소화기질환자는 대개 식사 직후 이상이 나타난다. 밥을 조금만 먹어도 배에 가스가 차고, 더부룩해진다. 복부 팽만감과 함께 트림을 하고 쓴 물이 넘어오고, 명치 끝 통증 등의 증상이다. 병명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변비, 설사 등이다.

이 같은 만성소화기 질환을 극복하고 몸을 치유하는 개념의 먹거리가 되려면 섭생의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많이 먹지 않는다. 둘째, 천천히 먹는다. 셋째, 신선한 것을 먹는 다. 이 같은 세 가지만 지키면 구태여 체질식이니, 약선이니 하는 어려운 말에 신경 쓰지 않아도 몸은 크게 좋아진다. 바르게 섭취한 음식은 인체 고유의 자정능력, 회복력과 함께 시너지 효과로 이어져 크고 작은 몸의 이상을 바로잡는 힘이 된다.

<글쓴이> 김영근

태원의학회 수석교수로 위맑음한의원 원장이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만성 소화기질환 연구와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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