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대전연합회 상록스포츠스태킹봉사클럽 “남녀 어르신들 릴레이로 컵 쌓으며 웃음바다”
대한노인회 대전연합회 상록스포츠스태킹봉사클럽 “남녀 어르신들 릴레이로 컵 쌓으며 웃음바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6.12 15:00
  • 호수 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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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합회 상록스포츠스태킹봉사클럽 회원들이 행사장 부스에서 스포츠스태킹 홍보를 하고 있다.
대전연합회 상록스포츠스태킹봉사클럽 회원들이 행사장 부스에서 스포츠스태킹 홍보를 하고 있다.

두 손·두 눈, 좌·우뇌 사용… 치매예방에 도움  

4년 전 교사·교육공무원·군 출신 20명이 창단 

[백세시대=오현주기자] 12개의 컵을 다양한 형태로 쌓아올리는 기록경기를 ‘스포츠스태킹’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컵 쌓기 게임이다. 실내에서 큰 힘 들이지 않아도 돼 어린이와 노인에게 적합하다. 특히 미세먼지로 외부 체육활동을 못할 때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두손, 두눈, 좌·우뇌를 동시에 쓰며 집중력과 순발력을 요구해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국내에선 대한스포츠스태킹협회가 선수 육성 및 대회를 개최 하고 있다. 서울·부산·울산 등지의 교육청은 학교스포츠클럽 종목으로 채택하고 매년 스포츠스태킹 학교스포츠클럽대회를 연다. 외국에선 WSSA월드스포츠스태킹챔피언십 경기가 북미, 유럽 등지의 대도시에서 번갈아 열린다.

이 운동을 어르신들에게 가르쳐주는 봉사단체가 있다. 대한노인회 대전연합회(회장 이철연) 소속의 상록스포츠스태킹봉사클럽(코치 이세환·70·대전 유성구 반석동)이다. 이 클럽은 2016년, 20명의 남녀 회원으로 출발했다. 회원들은 전직 교사, 교육공무원, 군 출신들로 6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이다. 이들은 지역의 실버대학, 주간보호센터, 노인회 행사, 장애인단체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세환 코치는 “노인의 날 행사장이나 전국노인체육대회 등에 부스를 차려놓고 홍보를 하거나 지회, 노인대학에 강연을 나가기도 한다”며 “휠체어를 타고오신 어르신들도 체험해보고는 당장 이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세환 코치는 고교 교장 출신으로 부인(박복순 회원)과 함께 우연히 오락 TV프로를 보다 이 운동을 접했다. 박 회원 역시 초등학교 교장 출신이다. 7년여 기량을 연마해온 이들 부부는 세계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박복순 회원은 “캐나다·스페인·독일 등 세계 대회에 5차례 참가해 세계 랭킹 2위 자리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세환 코치 부부는 이 운동이 노인에게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노인 대상 위주로 봉사를 하고 있다. 그 결과 대전의 노인들 사이에 이 운동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 코치는 “지난해 실버대학 노인 50여명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10회 강습했다”며 “이 게임과 함께 걷기 운동을 하면 노인들에게 많은 당뇨병, 고혈압과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손을 쓰고 뇌 활동 속도를 높여주는 운동이라서 꾸준히 하면 뇌 예비용량을 키워 치매로부터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코치가 가르친 70대 후반의 A노인이 이 운동을 한 후 놀라운 경험을 했다. 평소 탁구를 즐기는 A노인은 지인과의 탁구시합에서 늘 패했지만  이 운동을 한 후로 상대를 이겼다는 것이다. 그만큼 순발력이 좋아졌다는 얘기다. 

이 코치는 또 “A노인이 식사 중에 수저를 떨어트리는 순간 자기 몸의 이상을 느껴 즉시 병원으로 달려가 뇌출혈을 막았다”며 “그런 행동이 평소 스태킹 훈련에 의한 결과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의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 ‘아카데미’의 강사이기도 한 박복순 회원은 “우리나라에선 어린이 운동이라는 인식이 많지만 독일·스페인 등 외국에선 노인들 사이에 인기가 더 많다”며 “앞으로 노인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 말했다.

남종우 대전연합회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장은 “상록스포츠스태킹봉사클럽 회원들은 어르신들의 몸과 정신을 즐겁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천사 같은 분들”이라며 “남녀 어르신들이 릴레이로 컵을 쌓는 게임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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