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37. 사상체질과 입냄새, 위장질환과 구취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37. 사상체질과 입냄새, 위장질환과 구취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20.06.2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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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체질과 구취는 관계있을까. 한의원 진료 때 종종 듣는 질문이다. 체질은 흔히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사상체질(四象體質)은 이제마가 1894년에 정립한 한의학 이론 중 하나다. 그는 사람의 체질을 크게 태양인(太陽人), 태음인(太陰人), 소양인(少陽人), 소음인(少陰人)으로 분류했다.

폐가 크고 간이 작은 태양인, 간이 크고 폐가 작은 태음인, 비장이 크고 콩팥이 작은 소양인, 콩팥이 크고 비장이 작은 소음인 등이다. 각 체질의 특성에 따라 생리, 병리, 진단, 약물, 치료 접근법이 달라진다. 네 가지 체질에 따라 몸의 약한 고리, 맞는 음식, 병의 증후, 적합한 약재에 차이가 난다. 사상체질론에 입각하면 입냄새 발병 원인과 치료 효과도 체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가령, 양의 기운이 강한 소양인과 태양인은 위열에 약한 편이다. 여름에 입냄새 위험이 높다. 소음인은 위장이 비교적 약한 편이다. 소화불량에 의한 구취, 여름철 복통 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태음인은 육류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채소를 곁들이지 않는 육류 위주의 식단은 입냄새 유발 요인이 된다. 태음인은 술과도 친한 편인데, 역시 반복되는 음주는 위장 건강과 구강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상체질과 입냄새 분석은 의미가 있다. 같은 식품과 약물도 체질에 따라 작용과 효과가 다를 수 있다. 그렇기에 체질을 알고, 음식과 약물을 섭취하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 크게 보면 입냄새 예방이나 해소에 좋은 섭생이나 습관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가령, 위장에 좋은 음식은 4가지 유형의 체질에 모두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게 무, 마, 연근, 생강, 단호박, 매실, 토마토, 민들레, 마늘, 죽염, 양배추, 브로콜리 등이다.

위장 질환은 신경성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다. 만성 스트레스는 한의학에서는 칠정상(七情傷)으로 풀이한다. 희(喜) 노(怒) 우(憂) 사(思) 비(悲) 공(恐) 경(驚)의 7가지 감정 변화다. 감정 기복을 제대로 대처해 해소 시키지 못하면 연관 장기에 악영향을 받아 질병이 생긴다. 생각이 많아도 병이 된다. 지나친 생각은 근심과 걱정으로 이어져 장부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한의학 장점 중 하나가 음식과 약물을 포함한 인체 친화적 치료다. 전통의학에는 식약동원(食藥同源) 개념이 있다. 음식과 약의 근원을 같게 본다. 한의학 고서인 천금방(千金方)에서는 ‘병은 먼저 음식으로 치료하고, 낫지 않으면 약을 쓰라‘고 했다. 당나라 손사막이 쓴 천금방은 중국에서 처음 완비된 최고(最古)의 의학전서로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한의학에서는 감정 변화에 맞는 다양한 탕약이 있다. 주로 위장을 보하고, 따뜻하게 해 다른 건강한 장기와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처방이다. 고귀비탕, 소간해울탕, 가미사칠탕, 중미이진탕 등이다. 위장질환이나 스트레스에서 기인한 입냄새는 건강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처방은 인체친화적이어서 식품으로 섭취한 가능한 약재로 구성된다. 이 같은 처방도 사상체질을 바탕으로 하면 더 효율적이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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