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대동맥류, 복부 안 대동맥벽이 부풀어올라 파열되면 치명적
복부 대동맥류, 복부 안 대동맥벽이 부풀어올라 파열되면 치명적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6.26 14:59
  • 호수 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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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 대동맥류 증상과 치료

복부에서 심장처럼 뛰는 혹 만져지면 즉시 병원에…고령 흡연자 위험

고혈압·고지혈증 환자 특히 조심…수술은 개복‧스텐트 삽입 등 선택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천안에 사는 김모 어르신(78)은 건강검진을 통해 ‘복부 대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최근 복부에서 심장처럼 박동하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경미한 증상이라서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는데, 건강검진을 받게 된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나 추가적인 검사 끝에 복부 대동맥류 진단이 나온 것이다.

다소 생소한 ‘복부 대동맥류’는 복부 내에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벽이 여러 원인에 의해 약해져서 지름이 정상의 50% 이상 늘어나는 질병이다. 

복부 대동맥류는 복부 대동맥이 정상 기준보다 약 1.5배쯤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말한다. 복부 대동맥은 배, 골반, 다리로 동맥피를 보내는 혈관인데, 정상 동맥보다 직경이 50% 이상 증가해 풍선처럼 부푼 상태가 되고, 계속 부풀다가 터지면 대량 출혈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동맥류가 파열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무서운 질환이다. 이러한 이유로 원인이 되는 질환이나 위험 가능성이 높다면 미리 검사하고 예방하는 것이 좋다. 

복부 대동맥류는 복부 안 동맥이 여러 가지 이유로 약해지면서 지방 침착물이 축척되고, 동맥이 풍선처럼 늘어나면서 발생되는 질환이다. 	그림=대한의학회
복부 대동맥류는 복부 안 동맥이 여러 가지 이유로 약해지면서 지방 침착물이 축척되고, 동맥이 풍선처럼 늘어나면서 발생되는 질환이다. 그림=대한의학회

◇복부에 혹이나 덩어리 만져질 수 있어

복부 대동맥류는 복부 안에 있는 가장 큰 혈관인 복부 대동맥벽이 여러 원인에 의해 약해져서 발생하게 된다. 복부 대동맥벽을 약하게 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흡연으로, 담배에 포함된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이 대동맥벽을 약하게 만들고, 약해진 대동맥벽이 풍선처럼 늘어나면서 발생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조진현 교수는 “복부 대동맥류는 증상이 없다가 순식간에 대출혈을 일으키고, 터지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노인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환자 대부분 노화에 의한 퇴행성 병변인 경우가 많고, 염증성 원인, 외상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복부 대동맥류를 발생시키는 위험인자는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음주, 비만 등이 있다. 

복부 대동맥류는 천천히 몇 해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복부에서 혹이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가 많은데, 한 번에 큰 덩어리가 만져지는 게 아니라 서서히 커지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넘길 가능성이 크다. 

다른 비특이적인 증상으로는 위가 허전하거나 가슴이 불쾌하고 울렁거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구토나 복통, 복부 팽만감, 요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복부 대동맥류 때문에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사타구니 및 허벅지 통증과 하지 부종, 심부전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만약 복부 대동맥류가 갑자기 파열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안색이 창백해지며, 심한 복통이나 요통이 발생하면서 쇼크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복부 대동맥류가 의심될 때 자가 검진 방법으로는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고 명치끝과 배꼽 사이를 손으로 가볍게 만졌을 때 심장처럼 박동하는 멍울이 만져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이때 멍울이 만져지면 복부 대동맥류를 의심하고 바로 조처를 해야 한다. 

◇증상 나타나기 전에는 금연과 건강검진으로 예방해야

복부 대동맥류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연이다. 또 혈압 조절과 정상 체중 유지가 중요하며 적절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위험 인자가 있다면 미리 검진을 받아 예방하는 것도 좋다. 고령이고 가족력이 있으며, 남성, 흡연자, 고지혈증 환자, 고혈압 환자라면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진현 교수는 “복부 대동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복부 대동맥류의 주요 원인인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복부 대동맥류는 대부분 건강검진 등 다른 검사 중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복부 대동맥류 검사 방법으로는 비침습적(인체에 고통을 주지 않고 실시하는 검사)인 초음파 검사가 우선이다. 초음파 검사에서 복부 대동맥류가 관찰되면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복부 대동맥류가 진단되면 증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할 때는 금연이나 체중 및 혈압 관리 등을 통해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수술 방법으로는 복부 대동맥류가 발생한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대체하는 개복복원술과 방사선으로 투시하면서 스텐트·도관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개복복원술은 개복에 따른 복강 및 폐·심혈관계 합병증이 스텐트·도관 삽입술보다 높은 단점이 있다. 그러나 수술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경우 이후 5년 이내에 CT검사를 통해 주위 대동맥의 변화만 관찰하면 돼 수술 후 관리가 용이하다. 

스텐트·도관 삽입술은 넓적다리 동맥을 통해 동맥류가 있는 복부 대동맥 안으로 인조혈관 기구를 삽입해 혈액의 흐름을 유지하고 대동맥류가 더 증가하는 것을 막는 시술이다. 

다만 스텐트·도관 삽입술이 힘든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복부 대동맥류가 파열돼 응급수술이 필요할 때는 시술 대신 수술을 선택한다. 또 혈관 내 염증이나 석회화나 혈전이 있거나 동맥이 꺾여 있을 때도 시술이 어려울 수 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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