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교차로 등에 장수의자 설치, 어르신 신호대기시 쉬어가세요
전국 곳곳 교차로 등에 장수의자 설치, 어르신 신호대기시 쉬어가세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6.26 15:01
  • 호수 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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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고창,인천 등 의자로 잇는 세대간 정
최근 충북 제천시 등 지자체들이 어르신들이 횡단보도에서 잠시 쉴 수 있도록 장수의자를 설치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제천시청년회의소 회원들이 장수의자를 설치하고 있다.
최근 충북 제천시 등 지자체들이 어르신들이 횡단보도에서 잠시 쉴 수 있도록 장수의자를 설치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제천시청년회의소 회원들이 장수의자를 설치하는 모습.

충북 제천청년회의소 회원들 접이식 의자 100여개 설치

고창산림조합, 효도의자 제작…인천공항공사는 실버카 기부

한 어르신이 장수의자를 이용하는 모습.
한 어르신이 장수의자를 이용하는 모습.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어르신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한 회원이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괜찮은 생각 같아서 제천시에 ‘장수의자’ 설치를 건의했죠.”

충북 제천 청년회의소 회원 20여명은 최근 역전교차로와 명동교차로, 시민회관 등 시내 주요 사거리에 장수의자를 설치했다. 이들은 시내 곳곳으로 흩어져 밤새 장수의자를 신호등에 고정시켰다. 이로 인해 단 하루 만에 어르신들이 신호를 기다리며 잠시 쉬어갈 100곳의 쉼터가 생겼다. 전창술 제천청년회의소장은 “어르신들과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이 장수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쉬었다가  이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릎‧허리 등이 불편해 장시간 서 있거나 보행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지자체와 기업들이 다양한 ‘의자’를 지원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장수의자를 비롯해 의자로도 활용할 수 있는 실버카 등을 보급하며 보행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돕고 나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보행 중 사고를 당하는 노인 수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247명 가운데 145명(58.7%)은 길을 걷거나 횡단하다 차에 부딪혀 숨졌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이 무려 74명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보행신호가 짧은 점 등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장시간 서 있기 힘든 어르신들이 무리하게 건너다 일어나는 일이 많다. 이를 막기 위해 경기 남양주시에서 2019년 처음 도입한 것이 장수의자다. 횡단보도 옆 신호등에 의자를 설치해 어르신들이 쉬면서 신호를 기다리도록 한 것으로 올해 들어서 점차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천시의 경우 청년회의소 회원들이 설치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청년회의소 회원들은 아이디어를 직접 낸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주요 사거리 신호등에 노란색으로 색칠된 장수의자를 일일이 설치했다. 

서울 중구도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황학동에 횡단보도 신호 대기 시 잠시 앉아 쉬어갈 수 있는 ‘쉼표의자’를 설치했다. 앞서 설치한 황학동 그늘막 1개소마다 2개씩 그늘막의 주기둥에 설치된 총 18개의 ‘쉼표의자’는 여름철에 국한되지 않고 사계절 이용이 가능하다. 필요할 때마다 적은 힘으로 손쉽게 당겨 펴서 앉을 수 있도록 접이식으로 제작해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했다. 또한 의자 부분은 고급목재로 제작해 여름철 표면 온도 상승을 막고 주위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에도 신경썼다.

중구 관계자는 “쉼표의자는 황학동 어르신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추진한 사업”이라면서 “어르신들의 보행안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의자로도 활용할 수 있는 실버카를 기증한 곳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6월 12일 전달식을 열고 전국 160개 노인종합복지관에 노인보행보조기 676대를 지원했다. 통상 ‘실버카’로 불리는 노인보행보조기는 바퀴가 달려 있어 걸음이 불편한 노인의 이동을 돕는데 쓰인다. 그 뿐만 아니라 의자 형태로 돼 있어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한 물품을 싣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류진형 인천공항공사 사회가치추진실장은 “노인보행보조기 지원을 통해 걸음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일상생활을 하시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어르신들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군산림조합도 벌채 사업으로 버려지는 소나무를 활용해 제작한 원목 효도의자 100개를 고창군에 기증했다. 고창군산림조합은 지난 2015년부터 매년 100개씩 원목의자를 기증하고 있다. 기증받은 의자는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높이로 제작됐다. 마을 안길이나 쉼터, 버스 정류장 등에 설치돼 어르신들 휴식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영건 산림조합장은 “벌채목을 이용해 만든 원목 의자가 주민들께서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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