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쓸모 없는 단체 된 대한체육회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쓸모 없는 단체 된 대한체육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7.10 13:28
  • 호수 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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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선수 최 모 씨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해달라는 유언과 함께 세상을 등지는 일이 발생했다. 20대 초반의 꽃다운 나이에 안타까운 선택을 한 배경에는 감독을 비롯한 선수, 팀닥터 등에 의한 지속적인 폭력이 있었다. 더군다나 최 씨는 경찰을 비롯해 대한체육회 등 여러 창구에 자신이 받은 부당한 이득을 바로 잡아달라고 신고했지만 그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 상황에서 어린 선수가 느꼈을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온 국민이 분노했다. 매번 사람이 죽어야만 그제서야 질서가 바로잡히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많은 이들은 또 한 번 무력감을 느껴야 했다. 

또 7월 3일에는 연예계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발칵 뒤집혔다. 인기 여성그룹의 멤버였던 A가 자신의 SNS에서 한때 같이 활동했던 B가 자신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폭로한 것이다. 이에 B는 ‘소설’이라며 부인했지만 A가 괴롭힘 때문에 생긴 우울증으로 손목을 그어야만 했던 증거 사진과 함께 구체적인 이야기를 제시하자 꼬리를 내리고 사과했다. 하지만 여론은 들끓었고 이에 B는 팀을 탈퇴하고 사실상 연예계를 은퇴한 상황이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괴롭힘이고 다른 하나는 방관자들이 사건을 키웠다는 것이다. A의 전 소속사가 구경만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이렇게까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감독부터 선수 모두에게 전방위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최 씨가 부당함을 호소할 수 있는 곳은 대한체육회와 경찰이지만 어느 누구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나서지 않았다. 문제를 바로 잡으라고 존재하는 단체가 팔짱만 끼고 구경하는 그 막막한 상황,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부랴부랴 감독과 주장 선수의 영구제명이라는 징계를 내렸지만 등 떠밀려 억지로 한 것에 불과하다. 

더 충격적인 일은 쇼트트랙 코치 조 모 씨가 수년 간 저지른 성범죄 사태가 벌어진 지 고작 1년도 채 안 됐는데 또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천문학적인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한체육회는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반성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단체라면 과감히 해체하고 문체부에서 직접 각 협회를 지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한체육회는 방관하라고 있는 단체가 아니다. 국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단체가 국민들을 화나게 한다면 존재의 이유가 있을까? 이제라도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한 책임자들은 최 씨의 유가족과 온 국민에게 무릎 꿇어 사죄하고 무능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전원 사표를 내고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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