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다스리는 명상, 특정 대상에 집중하는 것으로 시작
‘화’ 다스리는 명상, 특정 대상에 집중하는 것으로 시작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0.07.10 14:09
  • 호수 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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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유형과 자세·호흡법

익숙해지면 마음을 고요히 관찰하는 ‘통찰명상’ 시도…복식호흡 좋아    

가부좌, 무릎꿇기 등 다양한 자세 가능 … 움직임 필요할 땐 걷기 명상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베트남 출신의 승려이자 시인인 틱낫한은 마음속의 ‘화’를 다스려야 마음은 평화를 누리고, 얼굴에는 미소를 지으며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이 늘고 있는 현실에서 누구에게나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 때문인지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 바람이 불고 있다.

명상(瞑想)의 사전적인 뜻은 ‘마음을 자연스럽게 안으로 몰입시켜 내면의 자아를 확립한다’이다. 어떤 이들은 행복을 ‘어떤 상태’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행복하다거나 불행하다는 생각, 감정적 혼란 등은 어떤 상태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 비교로 인한 가치판단에서 생겨나기 마련이다. 

우리에게 꼭 필요치 않은 비교와 가치판단을 내려놓고 행복해지는 방법으로 명상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명상의 다양한 유형과 자세, 호흡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명상의 유형

명상은 수련방법에 따라 크게 집중명상(사마타)과 통찰명상(위파사나)으로 나뉜다. 집중명상은 어떤 특정 대상을 정해놓고 의도적으로 주의를 집중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특정한 소리, 시각적인 상, 활동, 읊조림 등에 마음을 집중 훈련하는 것으로, 초보자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명상법이다. 

통찰명상은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감각, 느낌, 생각을 그저 열린 마음으로 고요히 관찰하는 방식이다. 집중명상처럼 어떤 특정 대상에 의식을 집중하지도 않고, 마음이 방황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오직 지금 이 순간 의식 속에 떠오르는 모든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이때 명상자는 반응의 주체가 아니라 반응과 조금 떨어져 ‘초연한 관찰자’의 입장이 돼야 한다.

또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종합한 명상법도 많은데 마인드컨트롤, 요가, 단전호흡 등이 여기에 속한다. 

◇명상의 기본 자세

▶선 자세 = 선 자세는 가만히 서 있는 자세와 걷는 자세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중 가만히 서 있는 자세는 관절에 무리가 가고 중심을 잃기 쉽다. 그래서 초보자가 하기는 다소 어렵다. 

걷는 자세는 ‘행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걷기 명상에서도 자주 활용한다. 하지만 일상생활 중의 걷기와는 조금 다르다. 산만하거나 나태한 마음을 다스릴 때, 또는 좌선(고요히 앉아서 참선)을 전문적으로 하는 명상 수행자들이 신체의 움직임이 필요할 때 천천히 걸으면서 하는 명상법이다. 한적한 곳이 있다면 걷기 명상은 초보자도 할 수 있다.

▶앉은 자세 = 앉은 자세는 크게 가부좌, 무릎 꿇고 앉기, 의자에 앉기 등으로 나뉠 수 있다. 명상 수행자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취하는 자세가 바로 가부좌이다. 가부좌 자세의 장점은 안정감이 좋아서 장시간 명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혈액순환이 잘 안되거나 유연성이 떨어지는 이들에게는 다리 저림이나 통증 등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완전한 모양의 가부좌를 수행하기보다는 반가부좌나 양발을 모두 바닥에 놓는 평좌가 도움이 된다. 엉덩이 밑에 방석이나 쿠션을 깔고 앉는 것도 안정감을 높이는 방법이다. 

무릎 꿇고 앉는 자세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가부좌만큼 어려운 자세이다. 바닥에 바로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이 어렵다면,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엉덩이 밑에 방석이나 쿠션을 깔고 앉으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일 수 있고 척추를 곧추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위 두 가지 자세가 힘든 사람이라면 의자에 앉아 척추를 바르게 세우는 명상 자세를 추천한다.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혈액·에너지 순환을 촉진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의자가 없을 땐 침대나 소파 끝 부분에 걸터앉아 할 수도 있다.

▶누운 자세 = 누우면 잠들기 쉽기 때문에 보통 명상할 때 권하진 않지만 긴장이 너무 심한 경우, 피곤한데 잠을 이룰 수 없는 경우, 불면증이 있는 경우, 에너지가 소진돼 앉아서 명상하기 어려운 경우, 병이 있어 누워야 하는 경우 등은 누운 자세의 명상을 권할 만하다. 

다만, 누우면 가만히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대부분 끊임없이 몸을 뒤척이게 된다. 자꾸 몸을 움직이면 집중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명상의 질이 떨어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명상의 호흡법

호흡법은 ‘이완의 기본’으로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호흡이란 자동적으로 진행되는 무의식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호흡에 무신경하게 반응하게 된다. 

그러나 호흡 상태는 나의 감정과 마음을 반영한다. 사람들은 불안하거나 두려울 때 얕고 빠른 호흡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호흡은 신체를 무척 피곤하게 만든다. 반면, 깊고 규칙적인 호흡은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킨다.

고르고 깊은 호흡은 횡격막을 자극시켜 부교감신경의 활동을 촉진한다. 부교감신경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흥분되는 교감신경의 활동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 하루에 2∼3번씩, 가능하다면 한번에 10분 이상 깊고 규칙적인 복식호흡을 연습하는 것이 좋다.

복식호흡을 한다고 해서 억지로 하복부를 움직이며 숨을 쉬는 것은 삼가야 한다. 자연스럽게 숨을 깊고 천천히 쉬면서 복식호흡을 해야 훨씬 더 명상에 몰입할 수 있다. 억지로 배를 크게 부풀리면서 숨을 들이쉬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에 민감한 교감신경이 반응하게 된다. 가능한 한 길고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훈련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허리를 곧게 펴고 편안히 앉아 코로 숨을 쉰다. 마치 코에서 가는 실이 나왔다 들어가는 것처럼 들숨과 날숨을 편안하고 고요하게 반복한다. 의자에 앉아서,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그리고 길을 걸으면서도 언제든지 연습할 수 있다. 이 간단한 호흡법이 명상에 집중하도록 하는 지름길이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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