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음식, 장 건강에 괜찮을까? 덥다고 찬 음식 많이 먹으면 소화 잘 안돼 배탈
찬 음식, 장 건강에 괜찮을까? 덥다고 찬 음식 많이 먹으면 소화 잘 안돼 배탈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7.10 14:26
  • 호수 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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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고 찬 음식을 자주 먹으면 배탈이나 설사, 속 쓰림,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는 조심해야 하고, 얼음을 넣은 음료나 차가운 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과일이나 채소 등으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사진=연합뉴스
덥다고 찬 음식을 자주 먹으면 배탈이나 설사, 속 쓰림,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는 조심해야 하고, 얼음을 넣은 음료나 차가운 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과일이나 채소 등으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사진=연합뉴스

장염, 과민성장증후군 유발… 유통 중 녹은 빙과류는 식중독 불러

찬물 마실 땐 입에 머금고 씹듯이… 수박‧참외 등 과일이 보양식

[백세시대=이수연기자]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차가운 음료나 아이스크림 등을 즐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시원함을 느껴 더위가 가시는 것 같지만, 날씨가 덥더라도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무더운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몸의 장기는 온도가 내려가는데, 차가운 음식이 들어가면 체내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장이 약한 사람들이 찬 음식을 먹으면 장염이나 과민성장증후군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차가운 음식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질병과 예방법, 장 건강을 위해 먹으면 좋은 음식 등을 알아본다.

◇찬 음식, 배탈‧설사 등 일으켜 

덥다고 찬 음식을 자주 먹으면 배탈이나 설사, 속 쓰림,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찬 음식은 일시적으로는 몸을 시원하게 만드는 것 같지만 위장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한방에서는 날 것이나 찬 음식을 생냉지물(生冷之物)로 지칭하며, 위장을 상하게 하고 비위를 약하게 하는 음식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찬 음식을 먹으면 소화기관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소화효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소화효소는 음식물을 빠르게 분해하는 효소로 입에서는 침, 위에서는 펩신, 작은창자에서는 수크라아제 등이 분비된다. 

일반적으로 소화효소는 35~40도에서 가장 원활하게 작용하는데 찬음식을 먹으면 낮아진 온도로 인해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소장에서 장시간 머무르면서 방귀 및 복부팽만,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찬음식이라고 식중독에서 안전한 것이 아니다. 

박재우 교수는 “찬 음식에도 식중독균인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찬 음식이 장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얼음과 아이스크림 등의 빙과류는 부패와 세균 감염 우려가 낮아 유통기한 표시가 면제된다. 하지만 부패 위험이 낮다는 것은 영하 18도 이하로 보관했을 때 적용된다. 냉동 보관 온도를 지키지 않거나 유통 도중 일부 제품이 녹으면 아이스크림 같은 차가운 음식에서도 대장균이 증식할 수 있다. 병원성 대장균으로 인한 배탈을 막기 위해서는 제조 일자로부터 2년 이상 지났거나 포장이 뜯긴 것, 바람이 빠졌거나 모양이 변형된 아이스크림은 안 먹는 게 좋다.

◇차가운 물은 씹듯이 천천히 마셔야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물을 마실 때는 너무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마시도록 하고, 찬물을 먹고 싶을 때는 물을 한 모금 입에 물고 천천히 씹듯이 먹는 것이 좋다. 

박재우 교수는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천인합일(天人合一), 즉 환경과 사람이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에어컨 바람을 너무 많이 쐰다거나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는 것으로 더위를 무조건 피하려고 드는 것보다 적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평소 땀이 많거나 조금만 더워도 기운이 떨어지고, 습도가 높으면 확실히 기운이 없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럴 때는 소화 기능도 높이고 체내 기운을 보강할 수 있는 보양 요법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과일‧채소가 보양식이 될 수 있어

여름철 보양식 하면 흔히 삼계탕과 같은 고지방 식품을 떠올리게 된다. 따뜻한 성질의 닭고기는 땀이 나고 체력이 떨어졌을 때 체력과 기운을 보충해준다. 다만 고단백‧고지방 식품인 보양식은 대사증후군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이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평소 지방이나 단백질 섭취는 충분한데, 칼륨이나 전해질, 미네랄 등이 부족해 피로가 쌓인 상태라면 과일이나 채소 등으로 칼륨이나 전해질, 미네랄,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보양식이 될 수 있다. 또 채소나 과일 속에 들어 있는 비타민은 면역력 유지에도 효과적이다.

여름철 보양에 도움이 되는 과일로는 수박, 참외, 자몽, 포도, 방울토마토 등이 있다. 수박에 함유된 포도당과 과당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참외에는 수분이 풍부하고 식이섬유소와 칼륨 등이 많아 기력회복에 좋다. 자몽은 비타민이 풍부하고, 포도의 포도당과 과당이 체내 흡수율이 높아 빠른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토마토의 유기산은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피로물질을 없애준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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