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치마와 저고리 등 상하가 분리된 독특한 복식
한복, 치마와 저고리 등 상하가 분리된 독특한 복식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7.17 14:31
  • 호수 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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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 중‧고교서 ‘한복 교복’ 도입… 한복의 특징과 역사
반만년의 한민족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한복은 근대화 이후 점차 서양복에 밀려났다가 최근 한복 활성화 붐과 함께 한복 교복 등이 등장하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올해 하반기부터 도입 예정인 한복 교복의 모습.
반만년의 한민족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한복은 근대화 이후 점차 서양복에 밀려났다가 최근 한복 활성화 붐과 함께 한복 교복 등이 등장하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올해 하반기부터 도입 예정인 한복 교복의 모습.

중‧일과 달리 투피스 형태… 곡선 살리고 볼륨감, 어느 체형도 어울려 

삼국시대 태권도복 스타일 유행… 조선시대부터 저고리 점차 짧아져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7월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복진흥센터는 인천체고 등 22개 중·고등학교가 빠르면 오는 10월부터 한복 교복을 시범적으로 도입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앞서 유럽,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큰 인기를 끄는 여성그룹 ‘블랙핑크’가 신곡 뮤직비디오에서 입고 나온 변형 한복 의상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처럼 명절 때나 입는 옷으로 인식됐던 한복이 최근 현대화에 성공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한복은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전통을 이어오면서 시대에 따라 부분적으로는 변화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한복의 요소는 그대로 유지해 온 세계에서 유일한 옷이다. 남자는 바지저고리, 여자는 치마저고리 위에 포(袍, 겉옷)를 입으며 모자인 관모(冠帽)를 쓰는 것이 기본형이다. 그 외에 허리띠, 버선, 신 등의 부속물을 갖추면 한복 차림새가 완성이 된다. 

주변국 복식과 달리 투피스 형태

북방 계통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이래 시대의 변천에 따라 저고리와 치마의 길이, 깃과 소매의 넓이 등이 유행에 따라 변화는 있었으나, 상하가 분리된 투피스 형식의 기본 양식은 변하지 않은 채 계승됐다. 투피스 형태의 차림새는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우리나라 고유의 차림새다.

특히 한복은 한반도의 자연환경에 적합한 직물과 바느질로 만든 과학적인 옷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국토 길이가 길어서 북쪽의 추운 기후에서부터 남쪽의 따뜻한 지역까지 차이가 크고, 이로 인한 의복의 재료 및 봉재 방법을 각 지역에 맞게 바느질하는 융통성이 뛰어났다. 

추운 계절의 의복은 직물의 가장자리나 겉·안감에 가죽과 털 등을 덧대서 바느질하거나, 솜을 두고 누비바느질을 해 보온성을 극대화했다. 무더운 계절의 의복은 모시나 삼베를 재료로 해 통기성이 좋게 하고, 등등거리(등나무 줄기로 엮어 등에 걸치는 것)나 토시를 옷 사이에 넣고 입어서 땀이 옷에 배지 않게 하는 지혜를 발휘하기도 했다.

또 한복은 어떤 체형에도 어울리는 세계적인 옷이다. 평면으로 재단해 직선이었던 부분이 점차 바느질하면서 곡선으로 바뀌고, 공간이 들어간 볼륨감 있는 입체적인 옷이 된다. 버선코와 저고리 배래의 곡선, 단령(團領)의 둥근 깃은 사람이 입었을 때 몸을 편안하게 해준다. 한복의 각 요소에 따라 인체에 맞는 바느질법으로 처리하는 전통 기술은 한복의 독특한 맵시를 만들어내고, 입은 사람의 품위를 높여준다. 즉, 마르거나 뚱뚱하거나 체형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꼭 맞는 옷이 된다. 

시대별 유행 반영해 저고리 길이 등 변화 

이러한 한복은 시대의 유행과 변화를 반영해 왔다. 삼국시대에는 태권도복 같은 차림새가 유행했다. 즉, 저고리 길이가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오고, 깃, 소매, 밑단 부분에 문양이 들어간 다른 천을 덧대어 장식했다. 저고리 길이가 길어 허리에는 이와 어울리는 가죽이나 직물, 금속으로 만든 벨트를 해 멋스러움을 더했다.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러서는 당나라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차림새로 변모했다. 저고리를 먼저 입고 치마를 가슴 위로 올려 입은 하이웨이스트 형으로 하체가 매우 길고 날씬해 보인다. 반소매형 상의 위에 투명한 긴 숄을 겹쳐 입는 밝고 우아한 스타일이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100년 주기로 유행이 바뀌었다. 계급에 따라서 색과 재료가 다르고, 실루엣도 다양해진다. 조선 전기는 깃과 소매가 넓으면서 품도 여유 있는 형태였다. 저고리와 치마의 위‧아래 길이 비율은 거의 1:1이었는데 1700년대에는 저고리의 길이가 짧아져 1:2의 비율이 됐다. 온몸을 품이 넓은 옷으로 넉넉하게 감싸고 살을 감추면서 좌우 대칭이 안정된 상태의 균형미를 보여준다.

영·정조대(1750년대~1800년대)에는 치마의 다양한 맵시가 연출됐고, 상체는 꼭 끼고 하체는 부풀린 양감 있는 항아리 형태가 유행했다. 저고리 길이는 짧아져 가슴 위치에 이르며, 품은 몸에 꼭 맞고 소매통은 아주 좁아 활동하기에 불편할 정도였다. 

개화기 이후 근현대에 와서는 저고리 길이나 깃 모양의 부분적인 변화보다는 금박이나 자수 등의 장식적인 변화가 유행을 선도했다. 문양이나 색상 등은 서양복의 유행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다 서양복에 점차 밀려났고 혼례나 명절에만 간혹 입는 옷이 됐다. 하지만 1990년대 들면서 전통적인 한복의 모양이나 재료 등에 변화를 줘 입고 활동하기에 간편하도록 실용적으로 만든 개량한복이 조금씩 인기를 끌면서 분위기가 반전된다. 

1996년 12월에 ‘한복 입는 날’을 제정했고, 한복 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4년 6월 한복진흥센터가 출범하게 되면서 한복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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