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16. 여름철 급성설사와 만성설사
[김영근 원장의 만성 소화기질환] 16. 여름철 급성설사와 만성설사
  • 김영근 원장
  • 승인 2020.07.24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장 질환은 만성으로 되기 쉽다. 김영근 위맑음한의원 원장이 위장 등 소화기질환 극복법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하루에 대변을 몇 번 보는 게 정상일까. 한 번이나 두 번 보는 게 좋다. 또 이틀에 한 번 봐도 문제는 없다. 하루 3회 이하나, 주 3회 정도의 배변은 정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하루에도 여러 차례 변을 보는 수가 있다. 일상 범주에서 벗어나 갑작스럽게 변을 자주 보는 설사는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설사는 대개 2주 이내에 끝난다. 반면 만성설사는 14일 이상 여러 달 지속 된다. 심하면 10년 20년 고통을 받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급성설사를 24시간 동안 3회 이상 액체나 변액질 배설물을 내보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감염이 주원인인 급성설사는 구역질, 구토,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세균 감염으로 인한 설사는 여름철에 잦고, 바이러스에 의한 설사는 겨울부터 봄에 많다.

감염균은 병원성대장균 캠필로박터균 살모넬라균 이질균 등이 대표적이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을 깨끗하게 세척 후 먹고, 익힌 음식 섭취, 손 씻기의 생활화 등이 필요하다. 급성설사는 약을 복용하면 쉽게 해소된다.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은 자연 치유가 된다.

만성설사는 대장기능 저하로 발생한다. 잘못된 식습관, 심리적 불안, 각종 스트레스, 질환 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대장능력이 약해진 게 원인이다. 특히 몸이 차고, 소화 기능이 떨어지면 영양흡수가 잘 안 된다. 장에 수분이 정체되면서 설사로 이어진다.

대장의 수분 흡수력이 떨어지면 장액의 분비가 늘고, 묽은 변, 점액성 변이 나오게 된다. 또 하복부의 불쾌감과 통증도 일어난다. 소화기관, 특히 장의 연동연하 운동력이 떨어지면 변의 수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한 채 배출된다. 정상 대변의 수분 함량은 70% 가량인데 비해 설사는 85%를 넘는다.

수분인 습(濕)은 비장이나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더 발생한다. 비장과 신장 기능은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인체 전반의 기운이 떨어지면서 약화되는 게 일반적이다. 소화기관인 위장(胃臟)도 기능이 떨어져 열(熱)이 증가한다. 습과 열로 비위가 허하면 혈액순환도 어려워져 노폐물인 담음(痰飮)이 더 생성되는 악순환이 된다.

만성설사 치료는 우선 몸의 찬 기운을 제거하는 약재를 사용하는 게 좋다. 또 습의 형성을 억제하고, 축적된 담(痰)과 같은 노폐물 제거, 비장의 기(氣)를 보하는 약물을 쓴다. 길게 보면 오장육부의 기운을 회복시켜 각 장부 기능의 균형을 찾아주어야 한다. 이 경우 장의 강화는 물론 면역력이 높아져 다른 질병도 물리치는 부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탕약에는 건장탕, 반하사심탕, 면역환 등이 있고, 혈자리에 사암침법을 병행하면 더 효과적이다. 만성설사는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 그러나 환자의 체질적인 요소, 증상, 병의 이력 등을 가감하여 최적화된 탕약 복용과 식이요법이나 침 뜸 등의 보조치료를 하면 기나긴 고통도 끝날 가능성이 높다.

<글쓴이> 김영근

태원의학회 수석교수로 위맑음한의원 원장이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만성 소화기질환 연구와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