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항공역사 담은 김포 국립항공박물관 … 조종·관제 체험도 할 수 있어
우리나라 항공역사 담은 김포 국립항공박물관 … 조종·관제 체험도 할 수 있어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8.14 15:48
  • 호수 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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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맞은 편에 문을 연 국립항공박물관에서는 대한민국 항공 역사 100년을 한눈에 살펴보고 다양한 비행 체험도 할 수 있다. 사진은 B747 조종 시뮬레이터를 체험하는 관람객들의 모습.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맞은 편에 문을 연 국립항공박물관에서는 대한민국 항공 역사 100년을 한눈에 살펴보고 다양한 비행 체험도 할 수 있다. 사진은 B747 조종 시뮬레이터를 체험하는 관람객의 모습.

항공기 터빈엔진 닮은 외관 독특… 100년 전 한인비행학교 훈련기 전시

보잉747 단면, 스탠더드 J-1 복제품 등 눈길… 사전예약 해야 관람가능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우리나라의 항공 역사는 1920년 7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한인비행학교가 설립되면서부터 시작된다. 농장을 운영해 큰 돈을 번 재미동포 김종림 선생이 임시정부를 돕기 위해 사재를 털어 비행학교를 만든 것이다.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관계자들의 노력과 각종 성금 등이 모여 훈련기 ‘스탠더드 J-1’을 도입했고 조종사들이 훈련을 받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100년이 흐른 지난 7월 5일 국내 첫 항공박물관이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맞은편에 문을 열었다. 항공기 터빈엔진과 꼭 닮은 모습이다. 하지만 국립항공박물관은 코로나19 여파로 개관과 동시에 문을 닫아야 했다.

7월 24일부터 거리두기 관람이 허용되면서 휴관에 들어갔던 국립항공박물관(이하 항공박물관)이 관람객 맞이에 나섰다. 전시 관람(무료)과 체험관 이용(유로)을 하려면 온라인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1회차는 10시 10분부터 입장이고 마지막 회차인 7회차는 16시 4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예약하기’ 참조). 사전예약 없이 당일 관람은 불가능하고 방역을 위해 입장 시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QR 코드인증을 해야 한다.

항공박물관은 2015년 항공 관련 역사를 정리하고 항공 산업과 문화를 접목해 미래 항공 꿈나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를 담아 건립이 시작됐다. 이러한 정신은 입구에 설치된 박물관의 마스코트 ‘나래’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나래는 3m에 육박하는 비행기 모양 만화 캐릭터로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경비행기 ‘KLA-100’의 이름이기도 하다. EBS에서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 ‘출동! 슈퍼윙즈’에 공동 주연급으로 출연 예정인 캐릭터로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 박물관을 친숙하게 만들어준다.

조선시대 하늘을 나는 ‘비거’ 전시

나래를 뒤로하고 들어선 박물관 1층에서는 대한민국과 세계의 항공역사를 소개한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하늘을 날기 위한 도전을 해왔다. 서양에서는 15세기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새의 날갯짓으로 하늘을 나는 연구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6세기 임진왜란 때 진주성이 사방에 포위됐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정평구가 하늘을 나는 수레인 ‘비거’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비거는 큰 날개로 바람을 이용했고, 사람이 탈 수 있는 공간이 남아있다고 전해진다. 

전시에서는 이러한 비거를 비롯해 항공의 아버지 조지 케일리, 비행인간으로 알려진 오토 릴리엔탈에 대한 자료와 최초의 유인비행선인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 앙리 지파르와 체펠린의 비행선, 라이트 형제의 유인동력 비행기 등을 재현해 날고 싶었던 인간의 노력을 보여준다.

한인비행학교에서 훈련기로 사용했던 ‘스탠더드 J-1’의 복원품도 만나볼 수 있다. 1916년 미국에서 제작된 스탠더드 J-1은 미국 육군·해군 항공대가 사용했던 훈련기다. 한인비행학교에서는 이 비행기 모델의 날개에 태극 문양을 붙여 썼다.

대한항공에서 1973년 처음 도입한 항공기 보잉747의 동체단면과 엔진도 전시돼 있다. 보잉747은 6층 건물과 맞먹는 19.3m 높이에 길이 70m, 폭 60m로 ‘점보기’라고 불린다.

우리나라는 공항서비스 분야 12년 연속 세계 1위, 항공운송을 통한 화물과 승객 수송량 세계 6위, 스마트무인기를 개발한 세계 2번째 나라로 항공산업 강국이다. 2층 항공산업관에서는 출입국심사대, 수하물처리시스템, 검역, 세관신고 등 공항의 시스템을 알려주는 각종 전시물을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위상을 보여준다.

VR기기를 쓰고 체험하는 곡예비용.
VR기기를 쓰고 체험하는 곡예비행.

블랙이글 탑승 곡예비행 체험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다양한 체험시설이다.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 조종사 시점에서 비행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블랙이글 탑승 체험 기기’가 대표적이다. 눈에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좌석에 앉으면 기구가 상하좌우로 빙글빙글 돌면서 블랙이글 탑승 체험이 시작된다. 이때 VR 영상을 통해 서울 공항을 360도 도는 곡예비행을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었다. 다만, 사람에 따라 심한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1회 탑승 비용은 3000원으로 현장에서 판매된다.

이외에도 B747 조종석에서 직접 기장이 돼 항공기를 조종하는 체험을 할 수 있고 인천국제공항 관제탑을 그대로 옮겨온 공간에서는 직접 관제도 해볼 수 있다. 또한 승무원들이 받는 안전 훈련 체험(비상 탈출 슬라이드)을 통해서 기내 안전도 배우고 경비행기·패러글라이딩·행글라이딩·드론레이싱 등 4종 항공레포츠 체험시설도 즐길 수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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