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더 위험한 기립성 저혈압…하체 근육 길러 예방을
여름에 더 위험한 기립성 저혈압…하체 근육 길러 예방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8.14 15:57
  • 호수 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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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앉았다 일어날 때 ‘핑’도는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 노년층의 경우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이 자주 나타나거나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앉았다 일어날 때 ‘핑’도는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 노년층의 경우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이 자주 나타나거나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혈액순환 안 될 때도 나타나…실신 등으로 위급상황 초래할 수 있어

두통이나 무력감 등 증상도…과식 줄이고 침대서 일어날 땐 천천히

[백세시대=이수연기자]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일어설 때 머리가 어지러운 ‘기립성 저혈압’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순간적으로 현기증이나 어지럼증, 눈앞이 깜깜해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를 말한다. 

저혈압은 고혈압만큼 심각하진 않지만, 여름에 더 위험할 수 있다. 기온이 올라가 수분이 부족해지면 우리 몸에서 열기를 방출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하고, 땀이 배출되면서 혈액 흐름이 약해져 혈압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보통 잠깐 어지럼증이 생겼다가 눕거나 가만히 있으면 다시 잠잠해지기 때문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나타났을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 

서울 보라매병원 응급의료센터 장경민, 박미리 간호사 연구팀은 연령에 따른 기립성 저혈압의 발생 차이를 분석한 결과 노년층의 경우 몸을 일으킨 이후 혈압이 1분 이내에 빠르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실신 등 위급상황이 발생할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는 “기립성 저혈압은 갑작스레 찾아와 실신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고령자는 실신으로 인한 낙상이 각종 골절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평소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있는 노년층은 서둘러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두통이나 목 뻣뻣함 등도 증상

흔히 어지럼증을 느끼면 빈혈로 오해하기 쉽다. 빈혈은 몸을 순환하는 혈액 내의 적혈구 수나 헤모글로빈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헤모글로빈은 적혈구의 가장 중요한 성분으로 폐에서 온몸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빈혈이 있으면 신체 조직이 유지되는 데 필요한 산소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숨이 차는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은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 순간에도 혈압이나 맥박 등을 상황에 맞게 조절한다. 자율신경이 제대로 기능한다면 갑자기 일어나더라도 빠르게 반응해 정상적인 혈압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자율신경계 교란이 발생돼 이러한 조정이 불규칙적으로 바뀌게 되면 혈액이 심장과 뇌까지 공급되지 않아서 어지럼증을 겪게 된다. 

어지럼증의 양상은 원인 질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갑자기 일어날 때 세상이 핑 돌면서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이 일반적인데, 시간이 지나면 곧 가라앉는다. 두통과 목의 뻣뻣함, 전신 무력감, 현기증, 소변이나 대변이 마려운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어지럼증이 심할 때는 실신이 생길 수 있다. 

피로나 스트레스,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해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원인이다. 혈액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에 문제가 있거나 혈관 확장제 등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기립성 저혈압이 생길 수 있다. 

하체 근육이 부족한 사람도 겪기 쉽다. 하체 근육이 부족하면 정맥을 압박해 혈액을 심장까지 올려보내는 기능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육이 부족한 노년층에서 발생하기 쉽다. 

◇꾸준히 운동하고 과식 줄여야

기립성 저혈압 진단을 위해서는 경사대검사와 자율신경검사를 받게 된다. 경사대검사는 누워있는 환자를 테이블에 고정시킨 뒤 서서히 각도를 줘가면서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이렇게 서서히 움직이는 과정에서 혈압 측정을 한다. 자율신경검사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활동성과 균형을 확인하는 검사로 실제 어느 부위에 어떻게 문제가 있는지 측정할 수 있다. 

고령자의 경우는 뇌 MRI 같은 혈관 촬영이 필요할 수 있다. 간혹 뇌로 올라가는 척추동맥이 좁아진 경우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단되면 원인 질환에 의한 증상인지를 확인한다. 뇌질환이나 당뇨성 말초 신경장애 등이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으며, 항고혈압제나 정신질환 치료제 등 교감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 부작용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적절한 수액공급을 하거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약물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전문의의 처방을 따라야 한다.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체나 등 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과 실내자전거를 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발병 직후에는 계속 서서 러닝머신을 달리는 것보다는 앉아서 하거나 근육 운동 등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과식을 하게 되면 위장관 쪽으로 혈액이 몰려 어지럼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적당량의 식사를 하는 것이 좋고, 과한 음주 역시 마찬가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기립성 저혈압 예방을 위해서는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 벌떡 일어나는 것보다는 중간에 한 번씩 쉬면서 최대한 천천히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서 있어야 할 때는 다리 정맥혈의 정체를 막기 위해 압박 스타킹을 착용해주는 것이 좋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고, 뜨거운 물로 너무 오래 샤워하지 않도록 한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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