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만들 때 나오는 미세먼지 흡입도 폐암 원인
음식 만들 때 나오는 미세먼지 흡입도 폐암 원인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8.14 16:05
  • 호수 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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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의 증상과 치료

가장 큰 원인은 흡연…폐에 암 덩어리 자라도 별 증상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발견하면 생존율 높아…유전자 정보로 맞춤형 항암치료 하기도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모 씨(62)는 4주 넘게 이어지는 기침 때문에 불안하기 시작했다. 처음 기침을 시작했을 땐 감기약 등으로 조치를 취해봤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래가 끓는 등 이상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났다. 주변 사람들의 권유에 병원을 찾은 김 씨는 각종 검사 끝에 폐암 진단을 받았다. 

폐암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을 말하며, 폐 자체에서 생긴 원발성 폐암과,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폐로 전이돼 생긴 전이성 폐암으로 나눌 수 있다. 

이승현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 안에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암 덩어리가 자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감각신경이 분포하는 가슴벽, 뼈, 기관지를 침범해야 비로소 통증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

초기 폐암의 경우에는 무증상이 많고 증상이 나타날 때쯤은 진행된 경우가 많다. 폐암 환자의 5~15% 정도는 무증상일 때 폐암으로 진단받지만 대부분은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알게 된다. 

폐암 환자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기침과 객혈, 흉통, 호흡곤란 등이다. 이 외에도 암세포 덩어리가 식도를 압박하는 경우에는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질 수 있고, 발성에 관여하는 신경을 침범할 경우 쉰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또 종양의 위치에 따라 어깨 통증이 생기며, 호흡곤란과 가래가 증가해 폐렴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폐암이 뼈에 전이되는 경우에는 뼈에 심한 통증이 생기고 별다른 외상없이 골절이 생기기도 한다. 뇌 역시 폐암이 잘 전이되는 곳으로 이 경우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기도 하며 드물게는 간질을 유발하기도 한다. 

폐암의 원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흡연으로 폐암의 약 70%가 흡연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흡연은 폐암 발생 위험을 13배 증가시키며, 장기간의 간접흡연은 1.5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의 양과 기간도 폐암에 걸릴 확률과 관련이 있다. 매일 한 갑의 담배를 40년간 피워 온 사람이라면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0배에 달한다는 연구가 있다. 

흡연자도 금연하면 향후 폐암에 걸릴 위험도가 감소하며 금연 15년 후 폐암에 걸릴 위험도는 흡연자의 약 절반 정도까지 떨어진다. 약 15%의 폐암은 비흡연자, 즉 예전에도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에게 생긴다. 이들의 대다수는 여성이다. 여성 폐암 수술 환자의 약 88%는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을 하지 않아도 폐암이 발생하는 이유는 유전적 변이, 환경적 요인, 간접흡연 등 다양하다. 계절과 관계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도 폐암 요인 중 하나다. 집안일을 많이 하는 여성의 경우, 청소기와 음식 조리 시에 나오는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되기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유전자 정보로 맞춤 치료 하기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폐암 역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장복순 교수는 “폐암은 전이되지 않는 경우 생존율이 약 77%나 된다”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폐암 진단은 환자에게 과거 병력을 듣고 신체 검진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기에서 의심되는 환자에 한해 일차적으로 조영 증강 흉부 CT 촬영을 시행한다. CT로 폐암의 크기와 모양, 경계, 주변 조직에 침습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전이가 쉬운 간이나 신장 등을 확인한다. 이후 자기공명영상 촬영(MRI)이나 뼈 검사 등이 부가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때 폐암 가능성이 매우 높고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조직검사 없이 수술을 시행하는데, 폐암 여부가 불분명하거나 수술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조직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환자 개개인의 암 유전정보, 영양상태, 장내세균 등을 종합해 치료 순서와 약제 종류 등을 선정해 부작용 및 내성을 정확하게 예측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김홍준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최근까지 암 치료는 오랜 기간 축적된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표준화된 약제를 사용했지만, 환자마다 보유한 암의 유전정보가 다양하기 때문에 항상 좋은 효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며 “암의 발병 원인인 유전자 정보를 우선 파악하면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폐암 치료는 병기와 환자 전신상태에 따라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제, 기관지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된다. 

폐암의 수술적 치료는 암 조직이 있는 폐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절제하고 암세포 전이가 가능한 인접 림프절들까지 제거하는 치료 방법이다. 수술 종류로는 흉강경 수술과 개흉술이 있다. 흉강경수술은 복강경처럼 비디오 모니터를 장착한 내시경 기구를 이용한 수술이며, 가슴을 약 2~5㎜ 정도로 작게 절개하고 2~3개의 작은 구멍을 이용해 수술기구를 넣고 수술하는 것을 말하며 초기 폐암에서는 흉강경 수술이 가능하다. 흉터가 작고 회복이 빨라 일상으로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개흉술은 20~30㎝ 정도의 피부와 여러 층의 근육을 절개하고 갈비뼈를 벌려 수술하는 방법이다. 환자의 병기가 진행된 경우, 폐의 여러 군데에서 작은 결절들을 떼어내야 하는 경우, 폐암이 큰 혈관 주위 가까이에 있거나 주 기관지에 있는 경우에 개흉술을 한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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