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45. 목이물감과 역류성식도염, 마른기침과 역류성후두염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45. 목이물감과 역류성식도염, 마른기침과 역류성후두염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20.08.2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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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목이물감이 있고, 마른기침이 잦고, 소화가 잘 안되면 소화기 내과를 찾게 된다. 목이 부은 느낌이어서 말하기가 불편해 내시경 등 여러 검사를 하게 된다. 이때 곧잘 듣는 표현이 “위산역류가 의심 됩니다”이다. 위산이 지속적으로 역류해 식도나 후두에 염증을 일으켰다는 설명을 듣는다. 병명은 역류성식도염 또는 역류성후두염이다.

목이물감으로 인해 이비인후과를 찾아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목이 약간 부어서 불편함을 느낀다.” 또는 “목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예민한 성격 탓에 그렇다” 등과 같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육안과 내시경으로 후두 등을 두루 관찰한 의사로부터 “이상이 없는데요”나 “역류성후두염 또는 역류성식도염”이라는 진단을 듣기도 한다.

역류성후두염이나 역류성식도염은 소화기능 저하와 직결돼 있다, 위와 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소화력이 약화된다. 이로써 음식물이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위열이 발생한다. 이 상황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하부식도괄약근의 조임막 기능이 느슨해진다. 위염, 십이지장궤양, 위산역류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위산의 역류는 식도와 인후부를 자극해 인후두염과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역류성식도염이나 역류성후두염 치료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약을 먹으면 증상이 개선된다. 그런데 호전되다가 다시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또는 치료가 끝났는데 재발되는 사례도 꽤 된다. 이는 증상만 치료됐지, 원인인 위산역류는 계속되기 때문이다.

재발되는 위장 질환은 대개 만성이다. 이 경우 가슴이 답답하고, 구취까지 날 수 있다. 위장은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내용물을 계속 하부로 내려 보내는 연동연하 운동을 한다. 이 기능이 약하면 위열이 발생하고, 장에 가스가 찬다. 복부 팽만감이 일면서 트림이나, 구역감, 어지러움도 느낄 수 있다. 이때는 상당수가 입냄새 고통도 호소한다.

인후두는 선천적으로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이 있다. 선천적으로 후두가 약하면 위산의 공격에 쉽게 반응하게 된다. 또 유전적으로 후두가 강해도 지속적인 흡연, 신체 면역력 저하, 폐의 기능 저하 때는 목이물감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

식도나 인후두의 염증 해소의 근본적 방법은 위산역류를 막는 것이다. 위장 근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이는 비위(脾胃) 기능을 정상으로 바로잡는 일이다. 위장 기능 개선책은 숙면, 스트레스 해소, 운동, 영양균형식, 폭식야식금지, 규칙적 식사 등 여러 가지다. 또 이미 발생된 염증을 치료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위산역류성 질환을 ‘위음’ 부족인 위음허증으로 본다. 위장을 자양하는 위음은 위벽을 보호하고 소화력을 높인다. 진액인 위음이 부족하면 위장에 화(火)와 열(熱)이 난다. 입마름, 입냄새, 명치통증, 목이물감, 복부불쾌감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의 지름길은 위음을 소모시키는 원인을 밝히는 것이다. 또 무너진 장내 세균총의 균형을 맞춰주어야 한다.

원인을 알면 처방이 가능하고, 빠르게 치료를 할 수 있다. 즉 위장의 열을 내리고, 위음을 보강하고, 인후부와 소화기를 강화하고, 기혈보강 처방을 개인별 체질과 증상에 따라 하면 좋다. 구체적 처방은 맥문동, 산약, 사삼, 노근, 해울기울탕, 칠기탕(七氣湯)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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